검색

[인터뷰] 독일 통일 30주년, 통일상 받은 베를린 남북정원

2020-10-1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동서의 화합, 문화 간 화합을 테마로 하는 통일상 – 출처 : einheitspreis.de>

베를린에 설치된 남북정원 ‘제 3의 자연’이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아 개최된 ‘통일상(Einheitspreis) 2020’ 은상을 수상했다. 독일연방정치교육센터(Bundeszentrale für politische Bildung)가 주최하는 통일상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동서독의 공동 성장에 기여하는 사회 참여 프로그램에 수여해왔다. 이후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아 다시 한 번 기획됐다. 통일상은 동서독 화합 뿐 아니라 독일 통일 역사, 화합과 연대를 테마로 하는 다양한 시민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하며 사람, 문화, 청소년, 디지털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통일상은 1달간에 걸친 시민투표를 통해 최종 50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후 심사위원이 30개 프로젝트를 선정한다. 금상, 은상, 동상으로 나눠져 있고 각각 4팀, 6팀, 20팀이 선정됐다. 금상과 은상은 대부분 독일 현지에서 동서독 화합, 다문화 연대 등을 테마로 활동하는 프로젝트가 선정되었으며, 남북을 테마로 한 프로젝트로는 ‘제3의 나라’가 유일하다. 1차 선발 또한 온라인 투표의 결과로 의미가 더욱 크다.

<베를린 남북정원 ‘제3의 자연’ - 출처 : 금아트프로젝트>

‘제3의 나라’ 남북정원은 금아트프로젝트 김금화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한국의 한석현 작가와 김승회 작가가 설치한 작품으로 지난해 5월 23일 베를린 성 마테우스 교회 앞에 공개된 예술정원이다. 백두대간을 형상화한 기암괴석 사이로 남북에서 자라는 야생화 45종이 심어져 있다. 정원은 겸재 정선의 산수화에서 영감을 받아 재현됐다. 예술정원은 초기에도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많은 이들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 당초 6개월 정도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좋은 평가를 받아 설치 기간이 늘어났다.
온라인으로 이뤄진 통일상 2020 시상식에서 심사위원 게랄트 프라쉴(Gerald Praschl) 매거진 《주퍼일루(SUPERillu)》의 편집장은 "한 때 분단되었다가 지금은 통일된 독일 베를린 장벽 바로 근처에 있는 제 3의 자연은 남북 분단의 아픔과 부조리를 바로 보여준다. 정원뿐만 아니라 정원의 탄생 스토리 또한 매우 흥미로운데 남북이 함께 정원을 꾸미는 일은 지금까지 실제로 불가능했던 일"이라면서 "남북은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 남북정원은 독일이 이만큼 통일을 이뤘다는 것에 얼마나 기뻐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독일이 통일과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며, 남북도 그렇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수상을 기념해 베를린 남북정원 ‘제3의 자연’을 기획한 김금화 큐레이터와 간단한 인터뷰를 가졌다.


김금화 큐레이터님, 먼저 수상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 한마디 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이번 통일상은 독일 통일 30주년을 맞이하여 받은 무척 영광스러운 상입니다.
원래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두 작가님들이 주신 거였고, 저의 역할은 작가분들의 아이디어가 베를린에서 실현 될 수 있도록 한 거였죠. 그런데 프로젝트 시작시점 부터 많은 베를린 사람들의 호응과 관심이 있었습니다.
아마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이곳 베를린의 특수적 상황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많은 분들의 애정과 관심이 없었다면 저희가 이런 상을 받을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3의 자연을 지지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남북정원 설치 기간이 늘어났다고 들었어요. 언제까지인가요?

본 프로젝트는 베를린 공공 미술 위원회와 베를린 정원 관리청의 허가로 2021년 5월까지 더 연장되었습니다.

당초 계획에서 연장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19년 5월 개장 이후, 북한으로부터 식물을 확보하고자 하는 저희의 노력을 지지 했고, 베를린으로 온 식물들이 적어도 베를린의 4계절을 통해 성장과 번식하기를 바라는 저희의 바람을 적극 수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7월 이후 제 3의 자연은 경계과 분단, 자연과 유토피아를 예술적으로 주제화 하는 많은 작가들의 소통의 무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지 공공 예술 정원으로 뿐만 아니라, 베를린의 예술가들과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장소로서 저희의 프로젝트를 지지한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그간 남북정원에서 진행된 행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2019년 퍼포먼스 시리즈 The Nature of Action이 있었고, 올해 9월 초에는 한국과 독일의 비디오 아티스트들이 모여 Summer Videoart Screening: Wir nach 1989,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1989년 우리 (한국과 독일)의 모습에 대한 비디오 작품들을 오픈에어 모바일 키노 상영회로 선보였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행사가 기획되어 있나요?

내년 초에 남북정원 ‘제3의 자연’ 도록이 발행될 예정이고요, 2021년 5월을 목표로, 그뤼네스반트 유럽 사무소와 협력으로 경계 속 자연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