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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 ‘조용한 독서’ 확산 조명…청년층이 주도하는 ‘함께 읽는 모임’

2026-01-1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은 19일 독일어권 여러 도시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조용히 함께 읽는’ 독서 모임(Leseparty)이 확산되는 현상을 다뤘다. ‘FAZ’는 미국에서 시작된 ‘사일런트 리딩(Silent Reading)’ 트렌드가 독일에 유입된 뒤, 비스바덴(Wiesbaden)을 비롯해 마인츠(Mainz)·다름슈타트(Darmstadt)·프랑크푸르트(Frankfurt) 등지에서 다양한 형식의 독서 모임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소개했다.
 독일 독서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한 카페 내부 모습

< 독일 독서 모임이 진행되고 있는 한 카페 내부 – 출처: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 >

‘FAZ’에 따르면, 비스바덴의 문학의 집(Literaturhaus Wiesbaden)에서는 한겨울 토요일 저녁, 약 35명이 한 공간에 모여 각자 책을 읽는다고 한다. 이는 ‘대화와 교류’ 요소가 결합된 형태의 ‘독서 파티’로 불린다. 샹들리에가 달린 실내, 책장을 넘기는 소리와 잔을 내려놓는 소리만 간헐적으로 들리는 분위기, 와인·레모네이드·케이크·차 등의 음료와 간식이 함께하는 장면을 서술하며 음악과 춤이 있는 일반적 ‘클럽 파티’와 대비되는 행사의 특징을 전했다. 이 행사는 올해 3월부터 시작됐다. 카타리나 디틀(Katharina Dietl) 문학의 집 부소장은 새로운 형태의 행사를 찾던 중, 참가자가 단순히 ‘수용(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비스바덴의 독서 파티는 ‘침묵 속 집중 독서’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기사에 따르면, 총 3시간의 조용한 독서 시간은 짧은 토론 구간을 기준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질문한다. 예를 들어 자유기고가 자라 베히트(Sarah Beicht)가 독서 시간 1시간 경과 후 “내 책갈피는 나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와 같은 질문을 한 뒤 60분 후 참가자들은 자신의 책 첫 문장을 서로에게 읽어준다. 행사 운영진 측은 참여자 구성이 비교적 다양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자라 베히트(Sarah Beicht)는 비스바덴이 전형적인 ‘대학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젊은 참가자들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FAZ’는 이 같은 독서 파티가 비스바덴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독일 대도시뿐만 아니라 더 작은 도시들에서도 유사한 모임이 생겨나고 있으며, 마인츠와 다름슈타트에서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북 인플루언서(Book Influencer) ’ 야스미나(Jasmina, 계정 @lieselotteliest)가 독서 모임을 개최한다고 소개했다. 또 프랑크푸르트의 작센하우젠(Sachsenhausen) 지역의 카페 미나(Café Mina, Dreieichstraße)에서 지난해 초부터 ‘셸프 케어 클럽(Shelf Care Club)’이 정기적으로 모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소셜 미디어 내 독서 콘텐츠 유행은 행사 확산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독서 모임 참가자 니나 셰퍼(Nina Schäfer)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비스바덴 행사를 알게 되었고 현장에서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전 총리의 저서 『어 디퍼런트 카인드 오브 파워(A different kind of power)』를 읽었다고 한다. 더불어 북톡(BookTok)과 인플루언서 중심의 독서 콘텐츠가 독일 소셜 미디어 내 확산되고 있으며 서점 체인 후겐두벨(Hugendubel)의 인스타그램 콘텐츠는 정기적으로 100만 단위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독서 파티 참여층의 성별 구성도 주목할 점이다. 기사에 따르면, 비스바덴 행사 현장은 상대적으로 남성 참가자가 적었다. 니나 그라이멜 ‘리드-업(Read-up)’ 운영자는 “더 많은 남성이 오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참여 동기와 분위기 측면에서 ‘휴식과 집중’도 중요하다. 병원에서 주말 근무를 마친 뒤 처음 행사에 참여한 간호사 레나타 하르트룸프(Renata Hartrumpf)는 긴 업무 뒤 휴식과 고요를 즐긴다고 말했다. 참가자 파스칼 아커만(Pascal Ackermann)은 편안한 분위기가 독서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으며 평소 잠들기 전 하루에 2~20쪽의 책을 읽는다고 밝혔다. 아커만은 이날 세바스티안 피체크(Sebastian Fitzek)의 『초대(Die Einladung)』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카타리나 디틀 비스바덴의 문학의 집 부소장은 “젊은 세대의 문학·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꺾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청년층이 주도하는 독서 모임의 확산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독일 출판계뿐만 아니라 한국 언론도 청년층의 독서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청년층의 독서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연령 별로 비교하면 사뭇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다. 2022년 유럽연합 통계청의 보고서와 올해 국가 데이터처의 조사 결과를 살펴봐도 유럽과 한국 모두에서 청년층의 독서량은 전 연령 평균보다 위에 있다. 개별 독서량은 감소 추세지만 정작 오프라인의 청년층은 독서 모임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독일에서 독서 모임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소셜 미디어가 청년층이 종이책에서 멀어지게 하는 부정적 요인인 것만은 아니다. 핵심은 환경이다. 단순히 독서량 자체에 주목하기보다는 서점·도서관과 같은 인프라, 독서 커뮤니티의 활성화 방안, 책 가격의 상승과 같은 환경적 요소의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청년층의 독서량이 갈수록 줄어가고 있다는 우려 섞인 논평이 아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 청년층이 어떻게 더 활발하게 독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 네차이퉁(FAZ,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2025. 12. 19). 
„SILENT READING“: Wie Lesepartys junge Menschen verbinden,
https://buly.kr/FsJrOx4
- 《연합뉴스TV》 (2025. 11. 13). 한 달에 한 권도 안 읽는다…10여년 새 1인당 독서권수 '반토막',
https://buly.kr/BIW9tkA
- 《유로스탯(eurostat)》 (2024. 08. 09). Younger people and women in the EU read more books,
https://buly.kr/DaQ0e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