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지라 한국 마켓에 가면 수십 가지의 상품화된 김치를 살 수도 있고 홀푸드마켓(Whole Food Market), 랠프스(Ralphs), 트레이더조우즈(Trader Joe’s), 그리고 회원제 도매점인 코스코(Costco)에 이르기까지 미국 마켓에 가도 한두 가지의 김치를 구입할 수 있다. 김치는 저장식품이기도 하지만 숙성 정도에 따라 맛에 민감한 변화가 있는 만큼, 각 시기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맛과 식감이 무궁무진하다. 요즘은 현지의 비한인들 중에도 한국 마켓이나 미국 마켓에서 1갤런짜리 김치병을 용감하게 골라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궁금증이 발동해 장보는 사람에게 “김치를 어떤 방식으로 먹느냐”, “그 큰 병을 다 먹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샐러드처럼 먹는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김치 한 병을 다 먹기까지 일주일이 채 안 간다는 사람들도 적잖았다. 현지인들의 김치 사랑이 놀라웠다. 하지만 김치를 한 병 사놓고도 때로는 외식하는 날이 잦아질 수 있고, 다른 식재료를 먼저 사용해야 하는지라 보관이 용이한 김치는 나중에 먹으려 놔뒀다가 새콤하다 못해 신 맛이 나는 김치도 경험한다고들 한다. 한국인들이야 김치가 그냥 먹기 힘들 만큼 신 맛이 날 경우, 김치볶음밥, 김치찌개, 돼지고기 김치볶음, 김치만두 등 셀 수도 없는 김치 변형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비한인 미국인들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요즘은 미국 식당에서도 한국 음식의 인기로 김치볶음밥이 메뉴로 들어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팸까지 잘게 썰어넣고 볶음밥 위에 계란 프라이를 얹고 생 파를 쫑쫑 썰어 뿌려낸 리퍼브리크(Republique)라는 레스토랑의 김치볶음밥을 보면서 ‘우리의 무심한 음식에 대한 관습이 미국인들에게는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수용되고 있는 것이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한인타운의 몇몇 식당에서는 김치 파스타(Kimchi Pasta)가 새삼스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인타운의 식당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LA 전체적으로 가장 밤 시간이 핫(Hot)한 동네가 한인타운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저녁 시간 LA 한인타운의 레스토랑, 바(Bar), 카페를 찾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물론 지난 3월 이후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레스토랑의 실내에서는 영업이 금지돼 있어 고객들은 야외 패리오(Patio)나 주차장 또는 길거리에 천막을 친 야외 좌석에서만 식사를 할 수 있다. 옥스포드(Oxford)와 1가(1st St.) 인근에 위치한 카페 더반(Cafe The Barn)은 건물 뒷마당에 분위기 좋은 패리오가 넓게 갖춰져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최근 한인들은 물론, 수많은 비한인 현지인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헛간이라는 뜻에 걸맞게 카페더반의 실내는 헛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진귀한 골동품들을 진열해 놓았다. 축음기, 옛날 전화기, 다리미 등 도대체 어디에서 구했을까 궁금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뒷마당의 페리오에는 미니어처 클래식 포드 트럭도 들여놓고 각 주의 자동차 등록판도 벽면에 장식해 미국인들의 노스탈지아를 자극한다. 이곳에서도 한인타운의 다른 몇몇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김치 파스타를 선보이고 있는데 다른 곳과는 달리 베이컨과 크림소스를 더했고 위에는 파미지안 치즈 파우더도 뿌렸다. 베이컨과 김치야 워낙 궁합이 잘 맞는 것이고 크림소스까지 더해져 진한 맛을 좋아하는 미국인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았다. 카페더반의 이지명 매니저도 이런 짐작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준다. 저희가 처음 김치 파스타를 선보였을 때에는 한인들의 입맛에 맞는 파스타를 넣으려고 했던 건데요. 한인들에게 김치는 집에 가면 먹을 수 있는 것이라 특별할 게 전혀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비한인 고객들이 더 김치파스타가 어떤 맛인지 궁금해하고 더 많이 주문하고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카페더반에는 김치 파스타 외에도 4종류의 파스타가 더 있는데요. 김치 파스타는 상당히 찾는 분들이 많은 메뉴입니다. 김치 파스타를 먹어본 현지인들은 어떤 이유에서 선택을 하고 맛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하고 있을까. 김치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뉴스에서 많이 접하게 되잖아요. 현지인들이 주문할 때 보면 ‘김치가 몸에 좋다던데.’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됩니다. 또 한인타운에 왔으니까 이제까지 안 먹어봤던, 뭔가 새로운 맛을 시도해보려는 푸디(Foodie)들도 김치 파스타를 많이 주문합니다. 맛에 대해서는 김치의 짠 맛과 베이컨, 크림이라는 3가지 주요 식재료가 잘 조화된 맛이라는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카페더반의 바로 옆에 위치한 노란집(Yellow House) 카페는 LA에서 한국어 공부를 위한 스터디그룹 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유명하다. 노란집에 왔던 이들이 새롭게 오픈한 카페더반에 들러보고 고정고객이 되는 예도 적잖다고 한다. 자. 그럼 현지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베이컨과 크림을 섞은 김치 파스타 만드는 법을 소개해본다. 준비물은 스파게티 1/2파운드, 잘 익은 김치 다진 것 1/2컵, 베이컨 4장, 마늘 5톨, 해비 크림 3/4컵, 파마지아노 치즈 간 것 2큰술, 파 잘게 썬 것 조금. 팬에 잘게 썬 베이컨을 넣고 익힌 후 기름은 따라 버리고 마늘 슬라이스와 다진 김치를 넣고 볶은 후 해비크림을 넣고 익힌다. 알단테로 삶은 스파게티 면을 넣고 잘 섞은 후 접시에 덜고 파마지아노 치즈와 잘게 썬 파를 뿌려준다. LA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치 파스타와 함께 김치의 무한변신을 즐겨보시길.
<베이컨과 해비크림이 들어간 김치 파스타.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메뉴이다>
<카페더반의 야외 패리오>
<미국 각 주의 자동차 등록판으로 장식면 카페더반의 벽면>
<미니어처 클래식 포드 트럭으로 장식된 카페더반의 페리오>
<축음기, 전화기, 타자기 등 골동품이 진열된 카페더반의 실내>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