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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토론토 총영사관 윤재희 영사와의 인터뷰

2020-11-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매년 가을이 되면 캐나다 내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주간 행사가 이루어진다. 9월말부터 10월과 11월에 걸쳐 다양한 한국 문화가 캐나다 전역에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2020년은 코로나19로 대면 행사의 개최가 제한되고 대부분의 문화 행사는 취소되거나 온라인 플랫폼으로 장소를 옮겨 관객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행사로의 전환은 진행하는 측이나 관객들 측 모두에게 어려운 도전이지만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했다. 캐나다 곳곳에서 이루어진 2020년 한국 주간도 그 기회의 시작이었다.

제일 먼저 온라인 한국 문화주간을 시작한 오타와의 경우, 9월 30일부터 10월 10일까지 제3회 오타와한국영화제, K팝 커버댄스 축제, 김치와 한국전통차 워크숍, 한복 전시회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대사배 품새 결선대회(Ambassador’s Cup Poomsae Championship)도 온라인으로 성공적으로 마쳤다. 밴쿠버의 경우 10월 12일에서 16일까지 온라인 자체 플랫폼인 ‘kcultureinvan.com’을 개설하여 밴쿠버 총영사관 설립 50주년을 기념하였는데 ‘응답하라 밴쿠버 1970’라는 이름의 한인 이민 역사를 전시한 온라인사진관을 비롯해 가야금 연주와 태권도 시범 및 한국의 영화 관람도 가능케 했다. 특히 41개 팀이 참여한 케이팝 커버 콘서트는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방문자 수가 55,000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토론토의 경우 10월 17일부터 11월 19일까지 다소 긴 기간을 한국 예술, 한국 관광, 한국 영화 등 분야별 특정 주간으로 지정하고 행사가 이어졌는데, 주토론토 총영사관의 문화 업무를 담당하는 윤재희 영사를 만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주토론토 총영사관 윤재희 영사를 만나 한국 주간에 관한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토론토 총영사관에서 문화 업무에 관한 소개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주토론토총영사관에서 공공외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윤재희 영사라고 합니다. 외교부 외무영사직으로 입부하여 12년 넘게 일하고 있는데,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첫 공관활동을 했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두 번째 공관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공공외교(Public Diplomacy) 업무란 현지인들과의 직접적 소통을 통해 한국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 가치, 정책, 비전 등에 대해 공감대를 확산하고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한국과의 관계를 증진시켜 국가이미지와 브랜드를 높여나가는 활동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시는 문화 홍보보다 범위가 넓은 활동으로 민간에서 활동하시는 전문가 분들과의 협업이 보다 요구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공공외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전문가 분들의 참여와 협조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시대, 문화 관련 업무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만, 어떠한지요? 
얼마 전에 토론토가 레드존이 되고, 11월 23일 월요일 자정부터 도시 봉쇄가 되면서, 총영사관 문화 업무 뿐 아니라 민원을 비롯한 모든 업무가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등 변화가 많이 있습니다. 문화 업무 같은 경우에는 올 해 초부터 모든 문화 행사가 축소 혹은 제한되면서 디지털 온라인 플랫폼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으로 문화 행사가 진행되면서, 이를 기회라 생각하고 좀 전보다 온라인 관객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예전에는 행사 참여 관객들 대부분 토론토라는 도시, 엄밀하게 말하면 영사관이 있는 미드타운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토론토뿐 아니라 캐나다 전역 심지어 미국과 남미 지역에서도 온라인 행사에 참여를 하게 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즉, 생생한 콘텐츠 전달은 온라인이라는 수단에서는 아쉬움으로 남지만 온라인 시대에는 참여할 대상을 확실하게 하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콘텐츠를 전달 할 수 있어서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참고하여 현재 코로나 시대의 문화 업무는 기존의 케이팝이나 K-푸드를 넘어서서 아직은 생소한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반응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 주간에 대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주토론토총영사관은 매년 온타리오주 한국문화유산의 달(Korean Heritage Month in Ontario) 기념 한국주간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0년 한국주간 행사는 코로나 시대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문화를 즐기기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담아 ‘Stay Strong Enjoy Together’를 부제로 이루어 졌는데, 온타리오미술관(AGO), 릴아시안국제영화제, 토론토대한인학생회(UTKSA) 그리고 토론토대 한국학센터, 캐나다한인미술가협회 등과 같은 현지 주요 단체들과 협력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예술 주간, 관광 주간, 한국 영화 주간 그리고 한국문화퀴즈 와 케이팝 나잇 등으로 기간을 달리 하면서 한국의 다양한 한국 문화를 소개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예술’의 경우 온타리오 미술관(Art Gallery of Ontario)에서 세계적인 양혜규 작가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AGO 큐레이터가 직접 온라인에서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현지인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한인미술가협회에서 온라인 전시회와 한국 미술 웹 세미나를 진행하였는데, 궁중미술과 민중미술에 대한 강의와 질문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한인들에게도 쉽지 않는 영역인데, 130여 명의 현지인들이 접속해서 많은 관심을 표명해 주었고, 다양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많은 이들이 한국 미술의 표현방식에 신선함을 느낀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관광주간’에는 한국 고궁 랜선투어라는 것을 시도했는데, 라이브로 고궁을 거닐며 설명을 해주고 참가자들의 즉석 질문을 받아 답변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20여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한 이번 고궁 랜선 투어에서는 고궁의 역사와 건축적인 요소 뿐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된 부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수문장교대식을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되면서 투어가 끝난 후에도 참가자들은 떠나지 않고 자신들 각자가 좋았던 부분을 서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다음에는 제주도나 경주를 투어 해 주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문화퀴즈’ 경우에는 기존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같은 경우는 1분 이상 한국어로 유창하게 말해야하기에 진입장벽이 높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에 실시한 ‘퀴즈 온 코리아’는 부담 없이 객관식 문제를 풀 수 있어서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250명이 신청하고 170명이 참석한 이번 대회에는 온라인으로 문제를 풀기에 지역적인 제한이 없어서 많은 지역에서 참가 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흥미로운 많은 문제들이 있어서 분위기가 무척 좋았습니다. 한국 영화 주간에서는 토론토에서 릴아시안국제영화제와 출품된 한국 장편 영화 2편 상영이벤트를 하였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박희권 감독의 <축복의 집>과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이 상영되었고, 그 외에도 한국 단편영화들이 소개 되었는데, 좋은 상을 타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케이팝 나잇 온라인 행사도 개최됐었는데요,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재작년과 작년 토론토 시청광장에서 진행하던 케이팝 나잇 콘테스트는 올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비디오 콘테스트로 전환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비디오 접수를 한 결과 캐나다 전역에서 24팀이 참가하였는데 그 중 사전심사로 댄스 10팀 가창 2팀 총12팀을 선발하여 심사를 진행했는데 이번 심사에는 전문 케이팝 안무가도 참가하셨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선발된 팀 모두 댄스나 가창 실력이 아마추어를 넘어서는 높은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올해 캐나다에서 3번째로 케이팝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짧은 기간 참가팀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어 케이팝이 캐나다 차세대들이 즐기는 대중문화 콘텐츠의 하나로 자리 잡아 나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케이팝 행사가 밴쿠버, 오타와, 토론토 등에서 비슷한 시기에 연달아 하다 보니 동일한 비디오로 수상이 중복 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따라서 경연대회 지역과 기간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를 라이브로 송출하는 문제에 있어서 저작권과 관련된 이슈들이 생기면서 유튜브가 아닌 줌(ZOOM)으로 진행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줌에서는 동시 송출 용량에 제한이 있어서 영상의 질이 떨어지는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어려운 숙제로 남았습니다. 중간 중간에는 현장감을 주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는데, 3초 동안 노래를 듣고 노래 제목을 맞추는 퀴즈는 그 일환이었습니다. 정답자가 20명이 넘는 바람에 케이팝에 대한 현지인들의 지식이 더욱 높아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높아지는 케이팝 위상으로 지난 해 ‘케이팝 노쓰’(K-Pop North)와 같은 현지 케이팝 업체나 단체와 협업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연결이 어려워졌습니다.

온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입니까?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케이팝의 경우, 실제 무대가 아닌 온라인으로 하다 보니, 참가자들의 열정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전달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또한 유튜브나 줌과 같은 기존의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생기는 기술적인 문제 역시 어려움으로 남았습니다. 온라인 참여가 간편한 만큼, 중간에 자리를 뜨는 관객들도 꽤 많아 관객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게 되기도 했고요. 한국주간에서는 관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중간에 경품 퀴즈를 내거나 채팅창에 올라오는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등 쌍방향 소통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전반적으로는 행사가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예산이 삭감되었기 때문에 보다 제한된 상황에서 홍보를 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고요.

온라인으로 관객을 만나야 하는 시기가 길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코로나19 시대 문화 이벤트의 디지털 전환이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보다 많은 도전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보다 많은 분들이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보다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맞춤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러한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문화예술 전문가와 전문기관들을 모색하며 이들 전문가 간 협의를 보다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고 싶습니다. 내년에도 보다 많은 문화예술 전문기관과 전문가 분들의 활동을 기대하며, 총영사관과 협업에 관심 있으신 경우 언제든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 교류에 있어서 지금과 같은 어려움이 생겼을 때, 공관이 주도하는 문화 행사들은 또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던 모든 문화 행사와 문화 산업이 중지되었을 때, 한국 주간을 맞이하여 이루어진 주캐나다 총영사관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한국 문화 소개는 마치 가뭄에 단비처럼 캐나다 전역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문화 교류가 한 번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 문화의 새로운 교류 창구로서 많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제적인 문화적 허브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