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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스 캐나다가 출시한 한국 비비큐 햄버거와 현지의 반응

2021-03-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K-Pop과 한국 드라마, 한국영화가 캐나다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것처럼, 음식 또한 관심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다만, 유튜브나 스트리밍 채널처럼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와 경험할 수 없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말이다. 음식은 경험하는 공간의 중요성이 극대화되는 분야다. 제철, 그리고 현지에서 자란 재료로 직접 누군가의 손을 거쳐서 완성해야 한다. 시각과 청각으로 경험하는 것과 다르게 시각, 청각, 후각, 촉각과 미각 전체를 통해 맛보아야 하는 음식은 현지화되는 과정을 거쳐서 전달된다. 캐나다에서 한국 음식은 이민 역사와 함께 만들어져 왔다. 이민자들의 손을 거쳐, 캐나다에서 공수할 수 있는 재료로, 옛 기억을 더듬어 만들어 내는 한국 요리들은 캐나다 내 한국 가정에서 시작되었다. 점차 한국 식당들을 찾는 캐나다인들이 늘어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한국 요리가 소개되면서, 한국 음식은 풍요의 시대를 만나고 있다.

캐나다 내에서 한국 문화 관련 뉴스의 키 워드는 K-Pop과 영화, 그리고 한국 치킨 순서로 이어지곤 한다. 최근 웬디스 캐나다(Wendy’s Canada)가 코리안 비비큐 치즈 햄버거(Korean BBQ Cheese Hamburger)를 출시하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가끔 ‘한국 햄버거’라는 이름을 달고 단기간 행사 제품을 만들어 냈었던 주요 햄버거 기업들이 없지는 않았다. 지난 2016년 서브웨이 캐나다(Subway Canada)가 한국식 비비큐 돼지고기 샌드위치를 단기간 한정 상품으로 선보였다. 콩, 마늘, 고추장 참기름으로 어울려진 이 제품은 2016년 캐나다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바 있다. 당시 캐나다인들의 72%는 에스닉 푸드(Ethnic Food)에 관심이 보였고, 특히 32%가 한국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한 것을 기반으로 한국 BBQ 샌드위치를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두 달간 진행된 서브웨이의 한국 샌드위치 소개는 그렇게 사라졌지만, 캐나다에서 한국 요리에 대한 인식은 높아져 갔고, 많은 요리 채널에서 한국식 햄버거 만드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양념과 소스에 관한 소비 또한 증가하기 시작했다.
웬디스 캐나다에서 출시한 한국 비비큐 치즈버거 - 출처 : 웬디스 캐나다

<웬디스 캐나다에서 출시한 한국 비비큐 치즈버거 - 출처 : 웬디스 캐나다>


웬디스 캐나다는 한국 비비큐 치즈버거를 선보이면서, ‘한국식’ 비비큐임을 강조했다. 버거는 구운 빵에 절인 보라색 양파와 양념 베이컨, 달콤한 비비큐 소스, 할라피뇨와 치즈, 양상추, 토마토와 마요네즈를 캐나다 소고기와 함께 제공된다. 웬디스 캐나다 홈페이지는 “특별한 햄버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고 소개했다. 햄버거는 패티 종류에 따라, 싱글, 더블, 트리플로 선택할 수 있었고, 세금을 포함하여 8달러(약 7,290원)에서 12.20달러(약 11,120원)로 책정되었다. 캐나다 전역 400개 지점 주 일부 매장에서만 이 햄버거를 판다고 소개하고 있다.

웬디스 캐나다가 선보인 한국 비비큐 치즈버거는 여러 면에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주요 패스트 푸드 기업인 웬디스가 한국 이름을 달고 나온 정식 메뉴이라는 것에서부터 캐나다에서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다민족, 다문화 국가인 캐나다가 가진 에스닉 푸드에 대한 높은 관심은 사실 요리의 세계에서는 한국 음식에 불리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 수많은 정통 민족 요리들이 넘쳐나는 곳에서 오롯이 맛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포르투갈, 그리고 중국과 일본 요리 등의 지역 현지화된 역사를 함께 비교한다면, 사실 캐나다에서 한국 요리는 새로움 이상의 관심을 끌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요리들은 하나둘 캐나다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김치, 불고기, 치킨과 더불어 이제는 샌드위치와 햄버거의 영역까지 도달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웬디스 캐나다의 시도는 사실 굉장히 도전적이다.
직접 맛본 웬디스 캐나다의 한국 비비큐 치즈버거는 한국적인 맛과는 전혀 달랐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직접 맛본 웬디스 캐나다의 한국 비비큐 치즈버거는 한국적인 맛과는 전혀 달랐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두 번째는 이 햄버거가 내 건 ‘한국 비비큐’라는 단어와 관련이 있다. 사실, 이 햄버거 광고가 캐나다 전역에 나오고 난 뒤, 캐나다 커뮤니티에서는 이 햄버거에 대한 시식 평가가 이어졌다. 통신원도 직접 매장을 찾아가 보았다. 다른 햄버거에 비하여 한국 치즈 비비큐 햄버거는 포장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고, 다른 햄버거에 비해 싼 가격은 아니었다. 겉으로는 여타 다른 치즈버거랑 다른 것이 없었지만, 패티의 두툼함과 다양한 재료들이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맛을 본 후에는 전혀 한국적인 비비큐 맛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 비비큐라고 이름을 했지만 다른 햄버거 소스에 비해 좀 더 달고, 아주 약하게 매운맛이 나는 것을 제하고는 차이점을 알 수 없었다. <한국>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이러한 시식 평가는 한국 커뮤니티뿐 아니라 캐나다 내 시식 커뮤니티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졌다. 많은 캐나다인들은 ‘단어만 한국 비비큐라고 되어 있다.’, ‘이름만으로 맛있는 한국 비비큐의 이름을 괴롭히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맛있지만, 전혀 한국적이지 않다.’, ‘양배추 피클을 김치라고 속이고 있는 것과 같다.’고 성토하고 있다. 캐나다의 소비자들은 한국 요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험에 의한 소비를 기대했을 텐데, 이번 웬디스 캐나다에서 출시한 한국 비비큐 치즈버거가 그만큼의 기대를 따라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분명 제대로 된 소스와 재료로 출시됐다면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던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이름만큼 제품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것은 큰 아쉬운을 남긴다.

그러나 또 다르게 해석하면, 아쉬움을 남긴 지점은 바로 캐나다에서의 한국 음식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여전히 캐나다 유수의 요리 대학교에서 한국 관련 수업은 인기가 있지만, 대중화, 현장 실습을 제공할 수 있는 식당 수의 제한 등의 이유로 어려움이 있다. 또한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에 비해, 이를 배우고, 익히고, 또 체화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과 현장, 그리고 요리사들의 한계들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캐나다 내에서 한국 요리의 대중화를 위해 좀 더 다각도에서 연구하고 이를 위한 시도들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참고자료
《Wendys Canada》 (21. 3. 12.) , https://www.wendys.com/en-ca/home
《Franchiseinfo Canada》 (16. 7. 6.) , https://www.franchiseinfo.ca/news/subway-adds-korean-bbq-sandwich-for-limited-time/
《Reddit Canada》 (21. 2. 17.~) , https://www.reddit.com/r/fastfood/comments/llwuwy/wendys_canada-introduces-new-korean-bbq/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