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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윤여정의 오스카상 수상을 보도한 프랑스 언론

2021-04-3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미국에 이민 온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미나리>에서 미국 시골 생활에 동화되려고 애쓰는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미나리>는 작년 오스카상에서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에 이어 한국어 영화 중 두 번째로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윤여정의 오스카상 수상을 비롯하여 그녀의 수상 소감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뉴스 채널 《BFM TV》도 《AFP》를 인용하여 윤여정의 수상 소식을 보도했다.

《BFM TV》는 윤여정을 “한국 사회에 뿌리 깊은 전통적 가치를 흔드는, 시대에 순응하지 않는 본인과 비슷한 인물들을 연기해왔다”라고 소개하며, 50여 년간 배우 활동을 해 온 73세의 여배우에게 오스카상은 최고의 상이라고 평했다. 윤여정은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수상한 것만큼이나 가치 있다”라고 겸손을 표했었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은 화제가 되었다. 솔직 담대한 것으로 평가받는 윤여정은 자신에게 트로피를 건네준 브래드 피트에게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센스로 대중의 환호를 자아냈다. 또한, 자신이 일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만든 두 아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여정은 1987년 이혼 후 배우 생활을 그만둔 지 12년 만에 다시 배역을 찾아 나섰다. 그녀는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또한,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Glenn Close)를 이길 수 있겠는가.”라면서 자신의 영광을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들과 함께했다.
6월 9일 프랑스에서 개봉 예정인 '미나리' 예고편 - 출처 : ARP Selection/A24

<6월 9일 프랑스에서 개봉 예정인 '미나리' 예고편 - 출처 : ARP Selection/A24>


브라이언 후(Brian Hu)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 영화과 교수는 윤여정의 오스카상 수상이 “미나리에서의 열연 때문만이 아니라 한국의 거장 감독들과 작업해 온 배우로서 경력에 대한 상”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정은 1971년 김기영 감독의 <화녀>를 통해 데뷔했다. 김기영 감독은 지금도 봉준호 감독을 포함해 많은 한국 영화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 스릴러 영화의 고전이 된 <화녀>는 윤여정에게는 여우주연상을 김기영 감독에게는 감독상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윤여정은 1975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가면서 그녀의 경력은 단절된다. 1984년 한국으로 돌아온 윤여정은 남편과 이혼하고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2009년 인터뷰에서 “당시 이혼은 불륜을 저지른 것과 같았다. 이혼한 여성은 TV에 출연할 수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기사는 윤여정이 작은 배역부터 시작해서 90년대 들어서야 엄마 및 할머니 역할을 맡아 TV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2003년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에서는 반 순응적인 시어머니 역할로, 2012년 동 감독의 <돈의 맛>에서는 돈과 색에 미친 역할을, 2016년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실제로 살인을 하는 할머니 역할을 맡아 큰 호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제이슨 베셔베이스(Jason Bechervaise) 숭실사이버대학교 연예예술경영학과교수이자 영화 평론가는 “오랜 배우 경력 동안 윤여정은 주연들이 젊은 배우들로 주로 남성들인 영화계에서 엄청난 경쟁에 직면했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기사는 이번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이 현재 미국 내에서 불고 있는 반아시아 혐오 폭력 상황과 비교된다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후 교수는 윤여정의 수상이 “특히 미국 내 아시아 출신 노인들이 승자가 아닌 피해자로 여겨지고 있는 시대에 미국에 사는 많은 아시아 출신 할머니들에 대한 오마주”라고 설명한다.

프랑스 경제전문지인 《레제코》도 ‘잊힌 자들의 승리: 2021년 오스카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해 오스카상이 “한국, 영국, 프랑스 출신 영화인들에게 상을 수여하면서 할리우드가 세계 영화계의 안식처라는 전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라고 강조하며, 작년 <기생충>의 승리에 이어 한국이 다시 시상식 무대에 올라 <미나리>에서 열연한 윤여정에게 여우조연상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프랑스 라디오 방송 《RTL》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시상을 하러 나온 브래드 피트를 향해 “감사해요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서 반가워요. 우리가 영화를 찍을 동안 어디 있었나요?”라고 농담을 던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끌어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도 윤여정의 오스카상 수상이 화제가 되는 만큼, 프랑스에서는 6월 9일 개봉 예정인 <미나리>가 프랑스 관객의 많은 관심을 받기를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BFM TV》 (21. 4. 26.) , https://www.bfmtv.com/people/cinema/la-coreenne-youn-yuh-jung-remporte-l-oscar-du-meilleur-second-role-feminin-pour-minari_AD-202104260006.html
《Les Echos》 (21. 4. 26.) , https://www.lesechos.fr/weekend/cinema-series/oscars-2021-le-triomphe-des-oublies-1309843
《RTL》 (21. 4. 26.) , https://www.rtl.fr/culture/cine-series/oscars-2021-youn-yuh-jung-minari-est-subjuguee-par-brad-pitt-et-c-est-adorable-7900024217
ARP Selection, http://www.arpselection.com/

통신원 정보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