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한류 붐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점이 전국에서 잇따라 증가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한국 여행을 갈 수 없는 일본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있다. 이곳이 한국인지 착각이 들 정도로 한국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음식점들이 오사카와 교토에서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판은 한글로만 쓰여있고, 내부로 들어가면 일본에서는 흔하게 사용하지 않는 알루미늄 원형 테이블이 놓인 있는 곳들이 즐비하다. 아쉬운 것은 현재 오사카와 교토에도 긴급사태선언이 지속적으로 연장되고 있는 상황(오는 6월 20일까지 연장)이라 영업 시간은 저녁 8시까지로 단축되었고, 주류 판매는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젊은 층을 타겟한 한국 음식점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오사카에서도 '백종원 열풍' 최근 오사카 한인타운이 위치한 츠루하시에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새마을 식당> 오사카점이 도쿄에 이어 오픈했다. 한국에 오랫동안 가지 못한 한인들 사이에서 <새마을 식당>의 등장은 한동안 즐거운 이슈거리였다. 한인 교포들을 <새마을 식당>에 가면 다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통신원은 오픈 일주일 뒤에 방문해 보았는데, 2시간을 대기하고 나서야 비로소 맛을 볼 수가 있었다. 메인 메뉴는 고추장 불고기, 김치찌개 등 한국과 동일했다. 특히 김치찌개가 800엔(약 8,000원) 대에 공기밥과 같이 제공되어, 일본에서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양념 등은 한국의 <새마을 식당>에서 그대로 전수되어 왔기 때문에 맛도 동일했다. 아르바이트 직원의 말에 따르면 오히려 한국 손님보다 일본 손님의 비율이 많고, 한국여행 때 <새마을 식당>은 꼭 들린다는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오사카 츠루하시 한인타운에 오픈한 새마을식당 – 출처 : 통신원 촬영>
보수적인 교토에서 한국의 포장마차가 인기 교토 시내에 위치한 작년 10월 오픈한 <밀리네 양곱창>는 저녁 때가 되면 불고기를 즐기는 여성들로 가득하다. <새마을 식당>과 마찬가지로 음식점의 외부나 내부에서도 일본어는 거의 볼 수가 없다. 천장에 매달린 가게 이름이 들어간 간판, 티슈 케이스나 가게 밖에 놓인 맥주 케이스까지 한국의 골목길에 있는 식당 그 자체다. 연기로 가득 찬 내부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면 이곳 저곳에서 말하는 일본어가 이상하게 들릴 정도. <밀리네 양곱창>의 사장 이치로 씨는 단순히 한국 식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닌, 한국의 한식당에서 먹을 때에 느낀 행복감까지 그대로 재현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한국에 여행 갔을 때 한식 가게에서 느낀 것은 엄청나게 친절하지도 않고 꾸밈도 없지만,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우면서 맛 하나로 승부하는 듯했다”고 말한다. 부산에 위치한 곱창 거리에 실제로 존재하는 곳의 이미지를 재현해 식기 위 에어컨, 소주 포스터 등도 모두 한국에서 주문했다. 코로나 사태로 영업 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등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진짜 한국에 있는 것 같다’며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올해 1월에 오픈한 <소가식당>도 서울의 번화가 명동에 있는 식당을 이미지 해 만들었다. 메인 요리는 소고기로 만드는 꼬리곰탕. 점심시간을 이용해 방문하는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넷플릭스 등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드라마에 나오는 곰탕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일본어로 ‘#한국요리’를 검색해서 보면 소위 인스타그램 사진용으로 예쁜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포장마차 같은 느낌의 한국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제 한국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한국어가 난무하고, 한국의 TV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틀어져 있는 듯한 분위기를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물론 가게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현지의 맛을 그대로 살린 음식도 중요하다. 한국 음식이 보편화 되어 있고, 대부분의 한류 팬들은 한국에서 한국 음식을 경험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높아진 눈높이에 맞춘 오리지널 한국 본연의 맛만이 일본 손님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듯하다.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