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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 〈주술회전〉의 고공행진, 일본만화 전성기 되찾나

2021-06-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귀멸의 칼날’ 극장용 포스터 - 출처 : 에스엠지홀딩스/ufotable

< ‘귀멸의 칼날’ 극장용 포스터 - 출처 : 에스엠지홀딩스/ufotable>


‘주술회전’ 극장용 포스터 - 출처 : MAPPA

<‘주술회전’ 극장용 포스터 - 출처 : MAPPA>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품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이 한국에서 훌륭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일보 5월 27일 자 기사 ‘노재팬 와중에… <귀멸의 칼날> MZ세대 지지 업고 흥행’ 따르면, “주 소비층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정치적 올바름’을 떠나 개인주의적 소비를 지향하면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벽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귀멸의 칼날>에 녹아있는 ‘공정’의 문제의식도 MZ세대의 마음을 건드렸다.”고 전했다. <귀멸의 칼날>은 지난 1월 27일 개봉한 이후 6월 13일 현재 관객 수 210만 명을 돌파했다.

<귀멸의 칼날>의 인기는 출판 업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보문고의 집계에 따르면 완결편인 23권은 4월 셋째 주 발간과 동시에 종합 베스트셀러 1위, 6월 2주차까지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만화책이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2014년에 발간된 <미생> 이후 처음이다. <귀멸의 칼날>뿐만 아니라 <주술화전>도 한국의 독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4월 첫째 주에 14권의 예약 판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인터넷 서점 yes24의 5월 첫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는 <귀멸의 칼날>을 제치고 <주술화전> 15권이 예약 판매와 동시에 각각 1위를 기록했다.

<귀멸의 칼날>이나 <주술화전> 등 일본의 만화가 한국 출판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플랫폼의 다양화 때문일 지도 모른다. OTT 서비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한 사람들이 만화로 유입되는 구도를 갖추고 있으며, 넷플릭스는 물론 왓챠에서도 일본 만화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성인이 만화를 읽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특히 일본 만화에 대해서는 ‘오타쿠’ 문화라는 선입견도 강하다. 그런데 넷플릭스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높은 퀄리티와 세계관 등에 매료되어 성인 팬들이 많아지고, 동시에 일본 만화에 대한 편견도 없어졌다.


<김연경 선수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하이큐!!’를 리뷰했다. - 출처 : 김연경 유튜브 채널(@식빵언니 김연경Bread Unnie)>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가 오타쿠 문화에서 트렌드로 바뀌고 있는 상징적인 케이스가 있다. 배구 스타 김연경 선수가 유튜브에서 “월클 배구 선수가 배구 만화 하이큐를 본다면?”이라는 썸네일로 리뷰 영상을 게시한 것이다. 김연경 선수는 <하이큐!!>를 보면서 “배구를 너무 잘 알고 있는데?”, “디테일이 생각보다 뛰어나다”, “이 배구팀의 수준이 대단하다. 나라면 바로 스카우트할 것”이라는 등 감탄의 코멘트를 연발했다. 현역 선수의 리얼한 리뷰는 현재까지 조회수 480만회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김연경 선수의 유튜브 콘텐츠 중에서도 최고 시청 기록을 달성했다. 그 이후로도 <하이큐!!> 관련 콘텐츠는 제2탄, 3탄이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또한 과거의 명작들을 재출간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의 출판계에서 일본 만화 붐이 일어나는 배경 중에 하나다.

한편 만화 전문 출판사인 서울문화사는 지난해 다카하시 루미코의 <도레미 하우스>와 <란마 1/2>를 재출간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 밖에도 드래곤 볼, 데스노트, YAWARA!, 20세기 소년, 최종 병기 그녀, 내일의 죠 등 한때 한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일본 만화를 책방에서 빌려 읽던 세대가 과거의 명작을 소유하고자 하는 수요도 많아졌다. ‘애장판’이라는 명목하에 개정된 번역본, 양질의 종이, 컬러 인쇄 등으로 다시 태어난 옛 명작들은 2배 가까운 가격으로 출판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에서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는 일본만화의 전성기였다. 현재 제2차 붐이 도래했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불법 복제 및 임대 책방이 일본 만화를 접하는 주요 경로였던 한국에서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인식되어 있다는 것도 일본 만화 붐에 한몫하고 있다. 만화를 불법 유통하는 사이트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한국의 독자들은 기본적으로 작품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봐야한다는 개념이 정착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의 변화가 일본만화뿐만 아니라 한국 웹툰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에서 흥행하는 것에 대해, 일본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트위터에서는 “일본 만화가 원래 한국에서 유명했었나?”, “한류처럼 일본 만화 붐이 일어나길”과 같은 반응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문화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 참고자료
교보문고, https://www.kyobobook.co.kr/bestSellerNew/bestseller.laf?mallGb=KOR&linkClass=f&range=1&kind=0&orderClick=DAb
YES24, http://www.yes24.com/24/category/bestseller?CategoryNumber=002001010009&sumgb=06
식빵언니 김연경 유튜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atch?v=nUhkJdcb_6I

통신원 정보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