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없는 1년을 견딘다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LA의 모든 극장 문이 닫힌지 어언 1년 3개월. 드디어 LA 한인타운을 대표하는 CGV 시네마를 비롯한 모든 영화관들이 지난 6월 15일 이후 전면 재개장했다. CGV 시네마가 처음 침묵을 깨고 오픈한 것은 지난 5월 1일이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좌석을 하나씩 건너 앉아야 하는 등, 여러 제한 요소들이 있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경제 전면 재개방이 시작된 지난 6월 15일부터는 좌석 한 자리씩 건너 뛰기 없이 바로 옆 자리 좌석을 배정하기 시작했다. 티켓을 발행하는 직원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이제 법적으로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시민들은 알아서 공공장소를 출입할 때, 마스크를 쓰는 모습이었다. 6월 27일(토) 저녁, CGV 시네마의 티켓 줄은 그리 붐비지 않았다. 현재 개봉 중인 영화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범죄 코미디 <크루엘라(Cruella)>와 <콰이어트 플레이스 2(A Quiet Place Part II)>, <킬러의 보디가드2(The Hitman’s Wife’s Bodyguard)>,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F9 The Fast Saga)>, 한국영화 <파이프라인> 등 총 5편이다. 젊은층들은 대부분 바로 전날 개봉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최신 편인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보기 위해 CGV를 찾은 모습이었다. 곧 개봉될 영화로는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블랙 위도우(Black Widow), 7월 9일 개봉 예정>, 르 브론 제임스(LeBron James) 주연의 <스페이스 잼(Space Jam: A New Legacy) 7월 16일 개봉 예정, 테일러 러셀(Taylor Russell) 주연의 <이스케이프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 Escape Room: Tournament of Champions), 7월 16일 개봉 예정> 등이 있다. CGV 시네마는 영어와 그 외 외국어로 된 영화를 한국어 자막과 함께 볼 수 있는 곳이자, 한국 영화를 중점적으로 상영하는 곳이라 한국인 동포들은 물론이고,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현재의 개봉작들을 보면 한국어 영화는 달랑 <파이프라인> 한 편 뿐이다. 거기다가 곧 개봉될 영화 리스트에도 한국 영화는 없어 아쉬웠다. 티켓을 구입하려고 줄을 서 있는 현지인 마크 밀러(Mark Miller)는 “영화관이 재개봉해 정말 기쁩니다. 지난 1년간 집에서 넷플릭스만 봤더니 이제 더 볼 것도 없어요. 작은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다가 대형 화면으로 영화를 보니 숨통이 다 트이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오늘 그가 볼 영화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이다. 한인 동포인 그레이스 김 씨 역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를 보기 위해 CGV 시네마를 찾았다. “이런 영화를 집에서 본다고 생각해보세요. 뭔가 1프로 부족하지 않나요? 대형 화면과 사운드시스템으로 감상하니 정말 짜릿하네요.”라며 영화관 재개봉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과연 LA 시민들은 바로 옆 좌석도 건너뛰지 않고 배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일까. 마크 밀러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마스크도 쓰고 싶지 않지만 공공 건물에서는 아직도 마스크를 요구하는 곳들이 종종 있어, 늘 가지고 다닙니다. 그리고 써야할 경우에는 쓰죠. 영화관들이 전 좌석을 제한 없이 판매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불만이 없습니다. 정말 기분 좋아요.”라고 말했다. 그레이스 김 씨는 “저는 아직 불안하게 느껴요. 물론 저는 식당에서 일하기 때문에 1차 접종 대상이어서 지난 4월에 이미 접종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백신을 맞았어도 불안한 마음이 없잖네요. 그래서 저는 티켓을 구입할 때 일부러 가장 구석진 자리를 달라고 했어요. 영화 볼 때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CGV 시네마가 입점해 있는 LA의 마당몰(Madang Mall)은 한식당, 팥빙수 가게, 케이팝 전문점, 서점, 화장품점, 베이커리, 마켓 등 필수업종과 비필수업종이 고루 들어서 있는 곳이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결코 오가는 사람 수가 적어보이지 않는다. 물론 마스크는 모두 쓰고 있지만 이제 LA는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활성화된 것 같은 모습이다.
<5월 1일부터 극장을 재개관한다는 안내문>
<현재 상영중인 영화들>
<곧 상영할 작품들의 포스터>
<티켓을 구입하려고 줄을 서 있는 LA 시민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