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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통, 옌롄과의 인터뷰

2021-07-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흔히 중국에 대한 지식 또는 사정, 상황에 밝은 사람을 중국통이라 부른다. 중국통이라면 이론적으로, 혹은 겉으로만 해박한 것이 아니라 중국인들의 실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통찰력을 위해 실제 중국에서의 긴 경험이 있어야 하고 언어에 대한 자유로운 구사가 가능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인물은 ‘한국통’이다. 한국에서의 긴 생활을 통해 언어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의 여러 문화에 익숙하고 그런 연유로 고향인 충칭에서 한중 가교 역할의 중심에 서 있다.

그녀가 입은 옷은 그녀가 한국에서 유학 당시 직접 만든 의상이다. 자수로 문양을 한땀 한땀 손수 만든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그녀가 입은 옷은 그녀가 한국에서 유학 당시 직접 만든 의상이다. 자수로 문양을 한땀 한땀 손수 만든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당시- 출처 : 옌롄제공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당시- 출처 : 옌롄제공>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옌롄(严琏)이라고 합니다. 중국 고전 사대명저(四大名著) 가운데 하나인 <홍로몽(红楼梦)>의 쟈롄(贾琏), 등장인물의 롄 자를 씁니다. 뜻이 재미난 게, 중국 고대 제사제기를 뜻합니다. 사천대학 중문과에서 공부하셨던 아버지께서 직접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저는 70년대 충칭의 모성구(母城) 위종취에서 태어났으며 위종취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산사로(옛 정취가 풍기는 지역)에서 아름답고 행복한 유년을 보냈습니다.

한국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나요?
저는 중국에서 원래 패션디자인을 전공하였습니다. 저의 전공과 취미와 더불어 일찍이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봐왔기 때문에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현장도 느끼고 싶어 한국을 선택하게 되었고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은 어떠셨습니까?
저는 아주 일찍 한국에 유학 간 케이스입니다. 당시 서울이나 부산의 중국인 혹은 유학생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한국 동급생들은 바로 저에게 어디서 왔는지, 고향은 어디인지 신기해했죠. 그때만 해도 한국인들이 북경, 상해, 항주, 장가계 같은 관광도시는 방문하지만 충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반복해서 “나의 고향은 충칭이고, 충칭은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인데, 홍콩 영화 <중경삼림>의 그 ‘중경’이야”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충칭과 한국과의 관계는 그저 영화 제목에 '충칭이란 말이 쓰였다'로 연결되는 단순한 관계는 아닙니다.(영화 '충칭삼림' 배경은 대륙의 충칭과 상관없이 홍콩의 충칭맨션이라는 건물을 배경으로 함) 실제 충칭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고 광복군 총사령부 유적지가 있죠. 특히 광복군 사령부는 당시 중국 정부가 관할하고 있던 유일한 외국군 최고 지휘센터로서 대사관 혹은 연락사무소 등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충칭과 한국은 큰 인연을 맺고 있죠.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지금은 중국에서도 보편화 되었지만 초창기 한국 유학시절 인상 깊었던 것은 학교, 기숙사, 장소 불문하고 자원 절약과 쓰레기 분리수거(생활, 음식쓰레기)가 상당히 규범화되어 있고, 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이미 습관화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한국에서 유학하던 때는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한국의 시설 환경이 아주 선진화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높았습니다.

두 번째는 대중 편의시설이 아주 발달되어 있고 서비스가 좋았습니다는 점입니다. 24시간 약국, 곳곳의 편의점, 커피숍, 문구점, 공공문화시설 등이 그렇습니다. 고속도로의 휴게소나 공항, 기차역 등에서 음식이나 음료가 시내에서 먹는 것과 가격이 똑같은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참고로 중국은 공항이나 기차역 등의 음식, 커피 가격이 시내보다 많이 비싼 편이다.)
그녀의 한국, 특히 부산에 대한 이해와 애정은 웬만한 한국인보다 깊을 것이다. - 출처 : 옌롄 제공

<그녀의 한국, 특히 부산에 대한 이해와 애정은 웬만한 한국인보다 깊을 것이다. - 출처 : 옌롄 제공>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 문화는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 국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나라의 풍습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문화 전승 및 개발에 상당히 흥미가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유산은 고대부터 조선왕조 시기까지 내려오며 다채롭고 풍부하게 형성됐습니다. 이런 문화유산은 고궁이나 사찰, 고성 등의 고적과 건축물 등을 망라합니다. 종묘나 석굴암, 불국사, 창덕궁, 남한산성, 백제 역사 유적지, 부산 범어사 등을 방문하거나 한복, 전통공예 체험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특별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주변에도 해외에서 유학 후 돌아온 친구들이 많은지요? 한국 유학 후의 장점, 또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제 주변에는 대부분 비슷한 경험의 친구들이 많습니다. 유학 후 돌아와서 전공과 비슷한 직업을 얻어 문화예술, 영화, 금융업, 투자, 무역 등의 분야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충칭 내 한국기업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적습니다. 선택의 폭이 상당히 좁죠. 한국 유학생활은 한국의 기업문화(업무태도, 회식 문화, 예절 등등)를 이해하고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런 점은 이후 외국인으로서 한국 정부 기관, 은행, 기업 등과 교류할 때 여러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충칭에는 한국기업 혹은 단체와 일하는 여성이 많습니다. 충칭 여성은 상당히 외향적이고 박력도 있으며 일을 잘하기 때문에 대우를 받습니다. 물론 간혹 소통과 이해 문제로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지만요. 이러한 오해는 사실 한중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소통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제가 동양화와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긴 했지만 현재는 코로나19의 상황 등을 이유로 한중 국제무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무역이라고 하면 경제적인 것만 고려할 수도 있는데, 사실 여기엔 상당한 문화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정말 우수한 상품이지만 그 제품이 꼭 중국, 특히 충칭에서도 인정받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먼저는 중국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이해해야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골라낼 수 있습니다. 그 반대로 중국의 제품을 한국에 수출하려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사람에 대한 이해, 상품에 대한 이해, 그 국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무역이 성사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과 중국 문화의 공통분모를 찾아 교류 가능한 점들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를 배려해야 하죠. 그렇지 않다면 전혀 다른 국가와 문화의 교류 혹은 협력 가능한 지점을 찾기가 상당히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한국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생산한 우수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회가 닿았을 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 옵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우수한 제품을 지녔음에도 시장을 형성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이런 전반적인 문화 이해에 있어 한국 유학생활 경험은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옌롄은 이미 충칭의 많은 한국기업, 기관 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코트라 충칭 무역관 송호종 관장과 함께 - 출처 : 옌롄 제공

<옌롄은 이미 충칭의 많은 한국기업, 기관 관계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코트라 충칭 무역관 송호종 관장과 함께 - 출처 : 옌롄 제공>

통신원이 한차례 소개한 적 있었던 경기도 경제과학 진흥원 충칭사무소 박운본 소장과 함께 기념사진 - 출처 : 옌롄 제공

<통신원이 한차례 소개한 적 있었던 경기도 경제과학 진흥원 충칭사무소 박운본 소장과 함께 기념사진 - 출처 : 옌롄 제공>

앞으로의 희망이나 바람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한중문화교류의 해 시작한 해입니다. 내년은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중요한 해입니다. 양국의 정상이 새해 통화를 통해서 양국 문화교류의 해를 맞이하여 상호 문화협력강화를 통해 우호 증진을 위해 협력할 것을 염원했습니다. 현재 국제 정세의 변화가 빠른 가운데 인접해있는 양국은 서로 도와가며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지역 평화에 헌신하고 아시아 지역 활성화와 세계 번영 증진의 꿈을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자기계발에 더 충실히 임해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한국과 관련된 일, 특히나 한, 중 문화교류 관련 프로젝트(충칭, 한국)를 하려는 목표가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앞으로 정상화되어 양국 간의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 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기회가 될 때 가족을 데리고 제가 한국에서 생활하며 일하고 공부하던 곳을 직접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녀는 이미 충칭의 많은 한국기업관계자,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문화예술 관계자들을 알고 있다. 항상 밝은 모습과 겸손한 자세, 그리고 열정적인 모습 때문에 한국 관계자들은 그녀와 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와 같은 가교자가 충칭에 적지 않은 것도 앞으로 충칭과 한국의 교류에 희망적인 이유이다. 2021년과 2022년은 한중문화교류의 해이다.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 옌롄과 같은 한중 문화가교자들의 역할로 양국의 활발한 문화교류가 활성화되길 희망한다. 그리고 옌롄의 문화교류에 있어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에 대한 생각과 자세에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통신원 정보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현)Tank Art Center No41.Gallery Director 홍익대 미술학과, 추계대 문화예술경영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