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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아래 콘서트, 코로나에 지친 LA 위로했다

2021-09-0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에서 태어나 1980년대에 20대였던 세대에게 듀엣 그룹 ‘해바라기’의 음악은 “우리 기쁜 젊은 날의 초상”이었다. 사랑의 황홀감에 젖어 있을 때에도, 가슴 시려 눈물 짓던 날에도 해바라기의 노래는 늘 거기에 있으면서 기쁨과 위로를 함께 주었다. 세월이 흘렀지만 해바라기의 노래를 들으면 가슴은 어느덧 그 노래를 처음 만났던 20대 시절로 되돌아간다. 머리에는 눈이 내리고 얼굴엔 주름이 가득 해도 <내 마음의 보석상자>를 듣고 있으면 가슴 속 보석상자에 숨겨놓았던 추억이 되살아나니까. 2021년에 10대 20대를 지나가고 있는 이들도 40년 50년 후 같은 느낌일까. 그들은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들으며 화려했던 그들의 20대를 떠올릴까.

LA에 많은 시간을 머물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해바라기 전 멤버 이광준 씨와 <내 사랑 코리아타운>의 음원을 녹음한 기타리스트 박강서 씨가 지난 8월 22일(일) 오후 7시, LA의 엠코카페(M.Co Cafe)에서 ‘한여름 밤의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콘서트는 문화기획사 에이콤(대표 이광진)이 주최하고 삼호관광, 엠코카페(대표 신성균)가 특별후원했다.

에이콤의 이광진 대표는 “지난 해 3월부터 1년 넘게 계속된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한인사회의 공연문화가 너무 침체됐었습니다. 경제 전면 개방 이후 LA 오페라와 LA 필하모닉도 시즌을 오픈하고 있는 만큼 오늘 밤의 공연이 다시금 한인 타운 공연문화에 활기를 가져다 주는 힘찬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라고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인삿말을 전했다. 장소를 무료로 제공한 삼호관광과 엠코카페의 신성균 대표는 “한여름 밤의 콘서트’를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한인들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드리고자 이번 공연을 후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는 한국이나 LA나 마찬가지 사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LA의 해바라기 팬들은 마스크로 중무장하고 엠코카페 야외에 꾸며진 콘서트장으로 향했다. 콘서트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콘서트는 해바라기 음악팬 200명을 무료 초청해 엠코 카페의 야외 페리오와 주차장 공간에 꾸민 야외 무대에서 펼쳐졌다. 해바라기 음악팬들은 추억에 흠뻑 젖어 그들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들었던 음악을 만끽했다.

이광준 씨는 노래와 노래 사이에 관객들에게 잔잔한 목소리로 조근조근 이야기도 들려줬다. 또한 그가 활동하던 시절의 해바라기가 불렀던 <사랑으로>, <내 마음의 보석상자>, <이젠 사랑할 수 있어요> 등의 히트곡도 불렀다. 이광준 씨와 함께 하모니를 맞춘 박강서씨는 로컬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타리스트로 아비밴드(Abby Band)의 멤버이기도 하다. 박강서씨는 <젊은 날의 초상>, <가을> 등 이광진 에이콤 대표가 가사를 쓴 창작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가사가 구절 구절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지, 귀를 쫑긋하며 가사를 듣게 만드는 노래였는데 객석에서 음악을 듣는 이들도 눈을 감고 온전히 몰입한 모습이었다.

이밖에도 이광준 박강서 콤비는 ,  등 해바라기의 노래를 듣던 시절 함께 라디오에서 듣곤 했던 올드 팝도 불렀다. 객석에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나 둘, 그 시절 함께 듣던 올드 팝을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세월이 지나도 한 번 가슴에 새겨진 가사는 잊혀지지 않는 것임을 통신원은 그날 깨달았다. 그렇게 객석의 해바라기 팬들은 이광준 박강서 콤비가 부른 노래를 싱어롱하면서 7080 세대의 추억에 흠뻑 젖어들었다. 화려한 반주가 없어도 어쿠스틱 기타의 진실하고 소박한 음색은 활짝 열린 가슴을 더욱 파고 들었다.

콘서트 장소가 카페였던 만큼 와인과 음식도 함께 할 수 있어, 소규모의 할리웃 보울에라도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초저녁에 시작된 콘서트는 하늘이 붉은 노을로 물들어가는 것을 지나 밤하늘에 별이 떠오를 때까지 계속됐다. 출연료 없이 무대에 서준 이광준 씨와 박강서 씨, 장소를 선뜻 제공해준 삼호관광과 엠코카페의 신성균 대표, 이 공연의 기획으로부터 세부 진행을 모두 담당한 이광진 에이콤 대표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분들의 통 큰 기부가 한인 사회에 행복을 가져다준 듯하다.
무대에 선 이광준(우), 박강서(좌)
무대에 선 이광준(우), 박강서(좌)

<무대에 선 이광준(우), 박강서(좌)>

엠코 카페를 가득 채운 해바라기 팬들
엠코 카페를 가득 채운 해바라기 팬들

<엠코 카페를 가득 채운 해바라기 팬들>


※ 사진 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전) 라디오코리아 ‘저녁으로의 초대’ 진행자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