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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독일 언론이 분석한 〈오징어 게임〉 성공요인

2021-10-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독일도 <오징어 게임> 열풍에 휩쓸렸다. 물론,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10월 10일 기준 독일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는 <오징어 게임>이다. 독일 언론들은 <오징어 게임> 열풍의 원인을 분석하기 바쁘다. 넷플릭스 시리즈의 경우 보통 영화 및 드라마, 스트리밍 콘텐츠 전문 미디어가 주로 다뤄왔지만, 이번에는 독일의 주요 중앙, 전국지 언론들이 모두 관련 기사와 평론을 발행하고 있다. 빠트리거나 모른 척 넘어가면 안 되는,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작품이 됐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요인 분석한 '슈투트가르트 차이퉁' 기사 - 출처 : stuttgarter-zeitung/Netflix/Youngkyu Park

<'오징어 게임’의 성공요인 분석한 '슈투트가르트 차이퉁' 기사 - 출처 : stuttgarter-zeitung/Netflix/Youngkyu Park>


독일 ≪슈투트가르트 차이퉁≫은 지난 8일 “오징어 게임, 시리즈 열풍의 5가지 이유”라는 기사를 발행, “스트리밍 서비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드라마가 될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의 성공 비법”을 분석했다. ≪슈투트가르트 차이퉁≫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넷플릭스에 열광하고, 알 수 없는 가게 사장의 전화가 끊임없이 울리고, 456억 원이 몇 유로인지 모든 사람들이 마구 검색해대고, 틱톡과 넷플릭스 주식이 날뛰고, 인터넷망 제공자들이 최근 너무 많은 데이터 트래픽을 야기한다며 스트리밍 서비스에 소송을 제기한다면, 그건 다 <오징어 게임>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 드라마가 전세계 팬들과 평론가들을 열광시킨 건 사실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썼다. ≪슈투트가르트 차이퉁≫이 분석한 5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오징어 게임은 숨 막히게 촘촘히 연출된 스릴러
그간 영화관이나 TV에서 오징어 게임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볼 수 없었다. 예를 들어 두번 째 에피소드 마지막에 예상치 못했던 반전은 압도적이다.

2. 오징어 게임은 훌륭한 게임쇼
오징어 게임은 독일의 게임 '천국과 지옥' 같은 아이들의 게임을 재구성했다. 드라마는 수십년간 시청률을 보장하고 공동의 시청 경험을 보여 온 모든 종류의 게임쇼의 기괴하고 잔혹한 버전이다.

3. 오징어 게임은 예술적으로 수작
드라마는 완벽하게 스타일링 되었다. 녹색 운동복과 진행요원들의 붉은 후드과 마스크의 도형 무늬는 곧 패션을 좀 안다 하는 힙스터들의 표준 복장이 됐다. 무대 또한 압도적이다. 서바이벌 스릴러 뒤에는 엄청난 영화 예술, 모든 연출이 많은 의미를 숨긴 작은 예술작품이다.

4. 오징어 게임은 심리 실험이다.
드라마는 심리 테스트와 같다. 오징어 게임의 시청자로서 계속해서 질문을 받는다. 나는 얼마나 더 갈 수 있는가. 내 목숨에 관한 일일 때, 문명 사회의 모든 규정을 얼마나 빨리 잊을 것인가.

5. 오징어게임은 자본주의에 대한 악랄한 우화다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지폐로 쌓여가는 금빛으로 반짝이는 (돼지 저금통) 구형은 목숨을 걸고 경기하는 불안한 사람들의 머리 위에 달려있다. 자본주의가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하는 거짓된 약속과 같다.

≪슈투트가르트 차이퉁≫의 분석은 여타 독일 언론이 <오징어 게임>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총망라한 것이다. 독일 언론은 장르물로서 연출 기법, 미장셴 등을 훌륭하게 평가했고, (기생충과 같은) 처참한 사회 현실과 빈부격차,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무엇보다 시청자들도 함께 게임과 선택에 참여시키는데서 시리즈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보고있다.

넷플릭스 독일 Top10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 출처: 독일 넷플릭스

<넷플릭스 독일 Top10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1위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 출처: 독일 넷플릭스>


놓칠 수 없는 맥락들

≪차이트(Zeit)≫는 시리즈에 담긴 더 많은 맥락을 살폈다. ≪차이트(Zeit)≫는 지난 9일 발행한 평론 “무자비하게 잔인한”에서 “많은 관찰자들은 한국에서 증가하는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함에 대한 비판을 바로 이 시리즈의 성공 요인으로 본다. 더군다나 이러한 상황은 현재 오징어 게임이 지배하고 있는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더욱 세밀하게 관찰할수록 쇼의 영향력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많은 게임이 팀을 짜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거기서 이미 실제 게임과 같은 수준의 공포가 시작된다. 죽음에 대한 공포, 수면 부족, 영양 부족은 그들 안에 이미 숨겨져 있던 여성 혐오와 연령 차별을 자극한다”며 “<오징어 게임>의 이런 가차없는 단호함은 보상을 받기도 하고, 처벌을 받기도 한다. 이 시리즈는 사건을 계속 뒤섞고, 주인공들에게 결정의 결과를 보여주는데 능숙하다”고 평가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너 차이퉁(FAZ)≫는 “<오징어 게임>은 술집에서 '너 그거 알아?'라고 대화를 시작하게 되는 그런 종류의 시리즈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무자비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평가했고, ≪쥐드도이체차이퉁(SZ)은≫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평론에서 “오징어 게임은 놀라움과 강렬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뿐 아니라, 시청자들을 직접 연결시켰다. '저기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 계속 묻는다”고 했다. 이어 “이 드라마의 몇 안 되는 단점 중 하나는 무자비하게 잔인하고, 그래서 조금 우울하다는 점이다. 웃을 일이 없다. 두 번째 단점은 초반에 주인공 캐릭터에 공감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는 조금 징징거리고 어리석은 인간으로, 우리가 기생충에서 이미 알고 있는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오징어 게임’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독일 계정(좌)과 슈퍼마켓 체인 알디(우)-출처: ⓒnetlflixde, aldisuedde
’오징어 게임’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독일 계정(좌)과 슈퍼마켓 체인 알디(우)-출처: ⓒnetlflixde, aldisuedde

<’오징어 게임’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는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독일 계정(좌)과 슈퍼마켓 체인 알디(우)-출처: ⓒnetlflixde, aldisuedde>


독일에서도 퍼지는 ‘오징어 게임’ 밈

<오징어 게임>은 독일에서도 밈으로 퍼지는 중이다. 넷플릭스 독일 계정은 가장 먼저 프로필 이미지를 “뽑기” 이미지로 바꿨다. 독일 최대의 슈퍼마켓 체인 알디(Aldi)도 원, 삼각형, 사각형 모양의 스낵을 홍보하면서 <오징어 게임>의 열풍을 발빠르게 이용하고 있다.

독일은 조금 느리다. 대중 문화 산업 콘텐츠가 전 국토를 휩쓰는 사례는 많이 없다. 먼 동쪽(Fernost)이라 지칭하는 아시아 콘텐츠라면 더욱 그렇다. BTS의 음악 차트 진입도 다른 국가에 비해 늦었고, <오징어 게임>에 주목한 것도 늦은 감이 있다. 북미에서 먼저 화제가 되고 나면, 그 트렌드를 보고 덩달아 화제가 되는 수순이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인정을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다. 이 안에 묘사된 처참한 한국 사회에 대한 씁쓸함이 부끄럽지 않냐는 것이다. 그것 또한 현실이며, 그 현실을 압도적인 콘텐츠로 만들어 내는 것 또한 한국 콘텐츠의 저력이다.

※ 참고자료
https://www.stuttgarter-zeitung.de/inhalt.netflix-serien-hit-aus-suedkorea-5-gruende-fuer-den-squid-game-hype.5dd0decf-c36e-4528-a0c0-08d0d3178c0e.html
https://www.zeit.de/kultur/film/2021-10/squid-game-netflix-serie-korea-horror-splatter-gesellschaftskritik
https://www.faz.net/aktuell/feuilleton/medien/serien/die-suedkoreanische-serie-squid-game-auf-netflix-ist-ein-grosser-erfol-17576585.html
https://www.sueddeutsche.de/medien/netflix-squid-game-1.5429840a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유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독일/베를린 통신원]
약력 : 전)2010-2012 세계일보 기자 라이프치히 대학원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