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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오징어 게임〉 효과, 터키 넷플릭스 TOP 10 나란히 오른 K-드라마 세 편

2021-11-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K팝에 이어 한국 드라마가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동서양의 서로 다른 문화와 가치관을 넘어서서 지금 이 시대가 안고 있는 양극화와 불평등의 사회 문제까지, 한국드라마는 전 세계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충분히 잘 담아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조화롭게 접목해서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영웅 중심의 스토리가 아닌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주제로 하여 현실성을 높인 것도 주효했다.

전 세계 1억 가구 이상이 시청을 해서 넷플릭스 시리즈 역대 최다 신기록을 세운 <오징어 게임>의 열풍에 힘입어 세계 곳곳에서는 <오징어 게임> 나비효과가 일고 있다. 나비효과란 나비의 날갯짓이 날씨 변화를 일으키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추후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이다. 나비효과는 과학 이론이었으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광범위한 용어로 사용된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치솟자 국내외에서 진기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스페인의 한 아파트는 관광 명소로 유명세를 탔다. 1973년 건축가 리카르도 보필이 해변 도시 칼페에 지은 아파트 배경이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세트장 배경과 매우 닮았다는 이유로 평범했던 아파트가 하루 아침에 관광 명소가 된 것이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나비 효과는 터키 넷플릭스에서도 일고 있다. 신드롬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터키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에 한국드라마 시리즈가 한꺼번에 무려 세 편이나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11월 첫 주 <오징어 게임>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마이네임>이 5위, <갯마을 차차차>가 새롭게 10위에 올랐다. 이렇게 한국 드라마가 오늘의 TOP 10 안에서 1위를 포함해 세 편이나 오른 것은 전에 유례가 없던 일이다.

11월 첫 주 터키 오늘의 TOP 10에 나란히 오른 세 편의 한국 드라마 – 출처 : 넷플릭스

<11월 첫 주 터키 오늘의 TOP 10에 나란히 오른 세 편의 한국 드라마 – 출처 : 넷플릭스>


터키 주요 언론사 《휴리옛(Hurriyet)》는 한국 드라마의 성공 이유에 대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하제테페대학교 정보기술학부 학과장이면서 〈아시아 대중문화와 미디어〉를 저술한 무틀루 비나르크 교수는 “한국 드라마 성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정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한국은 19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갖게 됐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서 전하고 싶었다. 2000년대 들어서서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같은 훌륭한 감독들의 작품들도 반미 정서를 부각하고 사회 저항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우익 정권에 의해서 문학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진 것은 한국이 그만큼 표현의 자유가 성숙해져 왔음을 보여준다.

이스탄불 사바하틴 자임 대학교에서 K팝과 한국 문화 산업을 연구하고 있는 사회학자 알프테킨 케스킨 교수는 한국 정부가 한국드라마를 외교적인 의미에서 중요한 카드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는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콘텐츠산업의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약 108억 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BTS 방탄소년단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등 한류 대표 콘텐츠의 선전 덕분에 수출액 10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한 2019년에 이어, 코로나19 속에도 거둔 성과로 풀이된다”며 세계 속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류 콘텐츠들을 한국 정부의 외교적 의미로 해석했다.

한국 드라마 및 영화 시나리오 작가 마슬르 젠긴은 “터키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시리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터키와 많이 닮은 한국 문화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문화가 터키와 많이 가깝기 때문에 공감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한국드라마가 터키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그는 “K-드라마 작품들은 사람에 대한 모든 종류의 감정들을 훌륭한 기술로 이야기에 추가하면서 청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에게 다가간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나비효과로 나란히 오늘의 TOP 10 순위에 오른 두 편의 한국 드라마 <마이네임>과 <갯마을 차차차>에 대한 반응은 한류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웹사이트 몇 곳에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우선, K팝, 한국드라마 등 최신 한류 문화 소식을 전하고 있는 《코레진(KOREZIN)》에서 <마이 네임>을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조직에 들어간 ‘지우’가 새로운 이름으로 경찰에 잠입한 후 마주하는 냉혹한 진실과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라 소개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에 대한 터키 네티즌들의 반응 - 출처: 코레진(KOREZIN)/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에 대한 터키 네티즌들의 반응 - 출처: 코레진(KOREZIN)/넷플릭스>


상기 기사는 ‘넷플릭스 인기 한국 드라마 <마이 네임>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드라마 스토리 아래에 네티즌들이 댓글을 올릴 수 있게 하는 형식의 글이었다. 잔인한 장면들이 많고, 지우(한소희)와 필도(안보현)의 배드신이 다소 개연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를 시청한 터키인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웹상에는 통신원의 우려와는 다르게 터키 시청자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처음 지우가 등장하는 장면부터 모든 연기들이 완벽했고 소름돋았다”, “한소희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완벽한 연기에 그녀의 노력의 결과를 봤다”, “불필요한 장면은 하나도 없이 한 마디로 완벽했다”, “오래 전부터 한국드라마를 시청해 온 사람으로서 <마이네임>은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될 드라마 중 하나다” 등 게시판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 댓글들로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터키 오늘의 TOP 10에서 10위에 오른 <갯마을 차차차> 터키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2014년에 페이스북에서 ‘Netizen Turkey’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한류 콘텐츠들을 게시해 오다가 2017년부터 웹사이트(netizenturkey.net)를 개설해 다양한 한류 콘텐츠들을 독자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플랫폼에서 반응을 알아봤다.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한 장면 – 출처 : tvN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한 장면 – 출처 : tvN>


<갯마을 차차차>는 현실주의 윤혜진 치과의사와 만능 백수 홍반장이 바닷 마을 공진에서 벌이는 로맨스 드라마이다. 필자는 터키 넷플릭스 순위 10위에 오른 <갯마을 차차차> 드라마에서 풍기는 정서가 가족 중심의 터키인들의 문화에 많이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통신원이 상기 웹사이트에서 접한 것은 <갯마을 차차차>의 훈훈한 내용이 아니었다. 극중 남자 주인공 역을 맡았던 김선호의 스캔들 소식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들이 수백 개로 대부분이었다.

이번에 불거진 김선호씨의 스캔들 사건에 대해 터키 한류 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게시판에는 김선호 씨에 대한 다양한 댓글들이 올라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의 스캔들 뉴스를 들었을 때 실망이 컸던 건 사실이지만, 빨리 회복해서 좋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한국의 산업은 아주 흥미롭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구에게라도 예상치 못한 논란이 일어나고 그 사건이 묻힌다”, “스캔들이 생긴 연예인들의 끝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건 어렵다” 등, 배우에 대한 응원의 글뿐만 아니라 스캔들에 대한 한국 문화산업계의 특징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터키 네티즌들의 반응이 가볍게 다가오지 않았다.

나비효과는 지금과 같이 긍정적일수도 있지만, 반대로 부정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드라마가 작품 면에서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배우들까지도 한류 문화 산업 발전을 위해 지금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바라기는 1억 가구 이상의 시청률로 넷플릭스 시리즈 역대 최다 신기록을 세운 <오징어 게임>의 나비효과가 한류 문화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 참고자료
《KOREZIN》 (21. 10. 21.) Netflix’in Populer Kore Dizisi My Name Hakkinda Ne Dusunuyorsunuz?, https://www.korezin.com/2021/10/21/serbest-post-netflixin-populer-kore-dizisi-my-name-hakkinda-ne-dusunuyorsunuz/
《HABER FOKUS》 (21. 10. 15.) <’Squid Game’ neden bu kadar sevildi? Kore dizileri neden bu kadar basarili oluyor?>, https://www.haberfokus.com/squid-game-neden-bu-kadar-sevildi-kore-dizileri-neden-bu-kadar-basarili-oluyor-haber-1026124
《Hurriyet》 (21. 10. 15.) Squid Game’in sirri! Kore dizileri neden bu kadar basarili oluyor?, https://www.hurriyet.com.tr/galeri-son-dakika-squid-gamein-sirri-kore-dizileri-neden-bu-kadar-basarili-oluyor-41917436/2
《연합뉴스》 (21. 10. 27.) <〔K-드라마 열풍〕①글로벌 주제에 한국형 서사…조화가 비결>, https://www.yna.co.kr/view/AKR20211026073600005
《SBS NEWS》 (21. 10. 13.) <오징어 게임 ‘나비효과’… 관광명소 된 스페인 아파트, 왜?>,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495456&plink=SEARCH&cooper=SBSNEWSSEARCH&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뉴스타운》 (21. 10. 19.) <넷플릭스 ‘마이 네임’, ‘한소희’라는 얼굴이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 https://www.newstow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0383
 

통신원 정보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