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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BTS에서 드라마 지옥까지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열풍

2021-12-1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영어로는 ‘헬바운드(Hellbound)’로 불리는 <지옥>이라는 넷플릭스 시리즈가 11월 19일 공개된 지 2일 만에 싱가포르 전체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오징어 게임>을 제치고 현재까지 그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옥>은 넷플릭스에서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비영어권 글로벌 목록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요즘 직장에서 싱가포르 동료들을 만나 수다를 떨 때마다, <지옥>에 대한 이야기가 빠짐없이 나오고 있다. <갯마을 차차차>, <오징어 게임>에 이어 연달아 한국 드라마가 크게 유행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덩달아 많은 관심과 호의를 받게되는 것이 신기하고 한류 열풍에 고맙기만 하다.
 
싱가포르 Top 10 프로그램 중 1위의 ‘지옥’, 3위의 ‘연모’ – 출처: 넷플릭스

<싱가포르 Top 10 프로그램 중 1위의 ‘지옥’, 3위의 ‘연모’ – 출처: 넷플릭스>


현재 싱가포르에서 인기몰이 중인 연상호 감독의 판타지 스릴러 <지옥>은 천사와 악마라는 초자연적 존재가 현실화 되어 살인을 저지르고 범죄자를 지옥으로 보낸다는 환상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이런 혼란 속에 새로운 종교 단체가 등장하고 사람들은 사건 뒤에 숨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지옥에서 온 ‘집행자들’이 지옥에 대한 정죄를 보여주는 초자연적 현상을 그리며, 양익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가 주, 조연을 맡아 열연한 드라마이다. 유아인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는지, 유아인이라는 배우에 대한 싱가포르 친구들의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배우 양익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지옥’ 제작발표회 사진 – 출처: 넷플릭스

<배우 양익준,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지옥’ 제작발표회 사진 – 출처: 넷플릭스>


극한의 경쟁과 물질만능주의 비극을 담고 있는 <오징어 게임>과 비슷하게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지옥>은 인간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드러내고 혼돈 속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예리하게 그려낸다. 빠른 시간 안에 경제 성장을 성공시키기 위해 극한의 경쟁을 부추긴 싱가포르 사회에서 <오징어 게임>에 이은 <지옥>의 흥행은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교, 이슬람교, 힌두고,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가장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있는 다문화 국가인 싱가포르에서 어찌 보면 종교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지옥>을 어떤 관점들에서 바라볼지 매우 궁금해졌다. 죽음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인간의 궁금증과 코로나로 인한 혼란이 <지옥>에 대한 관심을 더 불러일으킨 듯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옥>에 대한 싱가포르 사람들의 감상평은 호불호가 나뉜다. 어떤 시청자는 이 드라마가 “실망스럽고 줄거리가 엉터리였다”며 “시간 낭비”로 표현했다. 또 다른 시청자들은 “<지옥>보다는 <오징어 게임>이 훨씬 재미있었고 전체적인 효과들도 더 좋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지옥>을 긍정적으로 이야기한 시청자들은 동 시리즈의 줄거리가 매우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라는 것과 인간 본성의 다른 면에 대해 묘사한 부분들을 극찬했다. 비록 호불호가 나뉜다 해도, 문화적 차이를 넘어서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소비되고 이슈가된다는 점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한국에서 생산해내는 문화들이 타국에서 이해되고 그들이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여러 정보들을 습득해가는 것을 보는 현상은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싱가포르 네티즌들의 ‘지옥’에 대한 감상평으로 왼쪽이 지루한 줄거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악평, 오른쪽 두개가 창의적이고 독창적이었다 이야기하는 호평을 보여준다

<싱가포르 네티즌들의 ‘지옥’에 대한 감상평으로 왼쪽이 지루한 줄거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악평, 오른쪽 두개가 창의적이고 독창적이었다 이야기하는 호평을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지난 2년 동안 한국 드라마, 영화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오징어 게임>, <지옥> 외에도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 홈>, <갯마을 차차차> 등의 드라마들도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한국의 문화 생산량은 반도체와 같은 주요 수출품에 비해 그 규모 면에서는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측정하기 힘든 정도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퍼뜨리고 있다. 문화 강국으로서 아시아를 대표하고 있는 한국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빅뱅과 소녀시대, 그리고 <겨울연가>, <대장금> 등의 선례들로 아시아를 넘어선 시장을 개척하고 그 기반을 탄탄하게 닦아왔다.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에는 여러 변이들의 등장으로 코로나 시대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무력감과 피로도가 높은 요즘, 한국인 특유의 사실적 묘사와 창의적 콘텐츠들은 한류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나라가 혼란하고 힘들 때마다 한국인은 강인한 생명력을 발휘해왔다. 수많은 역경 속에서 살아왔으나, 지지 않고 일어나는 근성을 보여온 것이 한국인이다. 한국인은 ‘되면 한다’가 아닌 ‘하면 된다’라는 근성으로 어떠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남을지, 또 살아남기 위한 방법에 몰두하는 DNA가 유난히 돋보이는 민족이다. 우리의 이러한 근성이 혼란한 지금 시대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류를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들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할 힘이 되길 소망해본다.

※ 참고자료
《CNA life style》 (2021. 11. 24.)Move aside Squid Game: Netflix's Korean thriller Hellbound is set to be the next big hit, https://cnalifestyle.channelnewsasia.com/entertainment/hellbound-squid-game-netflix-south-korea-288861
 

통신원 정보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약력 : 전) 싱가포르 Duke-NUS 의과 대학 박사후 연구원 현) 싱가포르 NUS Yong loo lin 의대 박사 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