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미얀마에서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본 자막의 중요성

2022-08-2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미얀마는 여전히 비상 사태로 인해 어려운 점도 많고, 최근 인플레이션이 심해 매일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비가 오는 우기인 만큼 비가 하루종일 내릴 때도 있다. 2022년 8월 한국의 폭우 피해처럼, 미얀마에도 하루종일 비가 내려 집이 잠기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비가 많이 왔음에도, SNS를 사진 속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물살을 헤엄쳐 나오는 사람들과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미얀마 사람들의 특징이 드러나는 것 같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쇼핑몰 등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사람들도 많이 모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문을 닫았던 미얀마 극장 상영가들이 문을 열면서 활기를 되찾기 시작하였다. 미얀마에 진출한 JCGV 외에도 미얀마의 로컬 영화관들도 상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얀마의 상황 상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얀마 정부의 영화관 재운영 조치에 따라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극장은 바로 JCGV이다. 미얀마 영화뿐만 아니라 인도, 태국, 미국, 한국 영화 등 다양한 국가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JCGV는 재운영하는 시기와 맞물렸을 때 개봉한 영화는 바로 지난달 상영한 <범죄도시2>이다. <범죄도시2>의 개봉에도 영화관을 가지 않겠다는 SNS 글을 올리며 눈치를 주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영화관을 찾은 사람은 많았다. 미얀마에서는 <범죄도시2> 개봉에 이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헤어질 결심>도 개봉했다.

(좌)영화 '헤어질 결심' 홍보 현수막, (우)팝콘과 어묵을 구매하는 미얀마 관객들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좌)영화 '헤어질 결심' 홍보 현수막, (우)팝콘과 어묵을 구매하는 미얀마 관객들 -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판매원 A씨는 <범죄도시2>에 비해, 영화 <헤어질 결심>의 관람객 수는 많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다. 실제로 상영관 안을 들어가 보니,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전체 관객이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영화 상영이 종료된 뒤, 영화를 관람한 C씨에게 영화 내용에 대해 이해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에 '영어 자막이 나와서 이해를 어느 정도 할 수는 있었지만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줄거리를 읽고 오지 않았다면 이해하기가 더 어려웠을 것 같다.'라고 답변했다. 더불어, Z씨는 '한국 영화를 관람하는 이유는 좋아하는 한국 배우들을 보기 위해서, 액션 코미디물을 좋아해서라고 생각한다. 미얀마 관객들을 위해 자막이 미얀마어로 나오면 좀 더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 상영 관련 정보 - 출처: JCGV 페이스북 계정(@JCGVCinema)

<영화 '헤어질 결심' 상영 관련 정보 - 출처: JCGV 페이스북 계정(@JCGVCinema)>

영화 <헤어질 결심>은 8월 5일부터 8월18일까지 약 2주 정도 상영했다. 개봉 작품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홍보하는 JCGV는 <헤어질 결심>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범죄도시2>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범죄도시2>의 경우, 극장마다 매일 5~6회 정도 상영이 이루어진 반면, <헤어질 결심>은 적게는 하루 1회 많게는 3회 정도였다.

미얀마에서 해외 영화의 흥행 한계에 미치는 요인은 바로 자막이다. 대부분의 해외 영화가 미얀마의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경우 미얀마어가 아닌 영어 자막으로 상영하기 때문이다. 미얀마 관객들은 해외 영화가 눈을 즐겁게 하는 액션물, 호러물이거나 혹은 CG가 화려하게 들어간 작품일 경우 자막이 영어로 나오더라도 영화관을 방문해 관람하는 관객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헤어질 결심>과 같이 언어를 그대로 알아 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경우에는 100%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미얀마이지만 언어의 한계로 인해 멜로물이 미얀마에서 쉽게 흥행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같은 멜로물이더라도 자막이 나오는 드라마의 경우에는 미얀마 사람들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고려해 JCGV 측에서도 여러 번 정부에 건의를 했으며, 미얀마영화협회에도 건의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영화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키오스크 - 출처 : 통신원 촬영

<영화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키오스크 - 출처 : 통신원 촬영>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도 여러 개봉작들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JCGV에서도 영화 <범죄도시2>, <헤어질 결심>이 연달아 상영했다. 이어 8월 19일부터는 <비상선언>이 상영할 것으로 광고하고 있다. 영화 산업이 조금씩 회복되는 것과 더불어, 자막 문제가 미얀마에서 화두가 되어 해결이 되기를 바란다. 미얀마어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이유로는 자국의 영화의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암묵적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국 영화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스크린쿼터제를 도입한 적이 있다. 그러나 자막은 영화 자체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자막으로 인해 소비자로 하여금 영화관에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해 오히려 영화 산업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얀마어 자막 도입을 통해 미얀마 사람들이 한국 영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콘텐츠 소비자의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JCGV 페이스북 계정(@JCGVCinema),
  https://www.facebook.com/1415509588745436/posts/pfbid02o2CkLaTGyeFijMky5Au4jpS6yXmqnzb46EcPBiAE459BqVwkEbFrhrPccwqtyHXJl/

통신원 정보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현) KOTRA 양곤무역관 근무 양곤외국어대학교 미얀마어 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