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미얀마는 한 달 내내 축제 분위기로 가득하다. 태국, 라오스와 유사하게 물 축제와 신년 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때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연휴 기간을 갖는 것이 미얀마만의 특징이다. 미얀마에서 물 축제를 '띤잔(Thingyan)'이라 부르며 태국에서는 '송크란', 라오스에서는 '삐마이'로 부른다. 2025년은 띤잔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뒤 처음 맞이하는 해여서 더욱 뜻깊다. 띤잔은 단순한 물놀이가 아니라 물을 통해 한 해 동안 쌓인 부정한 기운을 씻어내는 '정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일반적으로 약 4일간의 물 축제를 갖고 그다음 날에는 가족 및 친척들과 시간을 함께 보낸다. 한국의 설날이나 추석만큼 의미가 깊은 날로 볼 수 있다. 이때 대형 쇼핑몰에서는 띤잔 관련 음악이 흘러나오고, 물을 담는 그릇이나 띤잔을 상징하는 버다욱꽃이 전시된다. 미얀마인들이 띤잔 연휴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하기 때문에 이 시기 전후로는 항공권 가격이 평소대비 2배 이상 오르기도 한다.
<미얀마 마트에 전시된 띤잔 물 축제 주요 용품 - 출처: 통신원 촬영>
유네스코에 등재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2025년 띤잔인만큼 미얀마 국영 언론 《Global New Light of Myanmar(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미얀마 수도 네피도(Naypyitaw)에서 '네피도 워킹 띤잔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며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정부 각 부서 담당자들이 모여 회의했다."고 보도했다. '네피도 워킹 띤잔 축제'는 매년 진행되는데 각 부처는 정해진 기간 내 무대 설치, 공연 프로그램, 음식 기부 행사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한다. 특히 시민들로 하여금 미얀마 전통문화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2025년 축제에는 해외 관광객, 외교관, 케이팝 아티스트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예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도 외 미얀마 내 주요 관광지에서도 물 축제 띤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그중 샨주 호텔관광부는 샨주 남부 인레호수에서는 수상 띤잔 물 축제를 개최될 예정이다. 전통춤 공연부터 맛있는 음식, 배를 타면서 물을 뿌리는 특별한 경험까지 마련된다. 샨주에서 열리는 위 행사는 2019년 처음 시작됐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으며 2023년부터 재개됐다.
< 미얀마 샨주에서 열리는 수상 띤잔 물 축제 관련 기사 - 출처: 'Global New Light of Myanmar' >
긴 연휴인 만큼 띤잔 기간 해외에서 근무하는 미얀마 노동자들도 자국을 찾아 신년 행사를 즐기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바뀐 것으로 보인다. 3월 11일 태국 노동부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4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고향을 방문한 뒤 태국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미얀마 노동자들은 미얀마 내 강제 징집, 해외 출국 금지령 등의 이유로 불안감에 고향 방문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띤잔 물 축제와 신년 행사 기간은 모두에게 행복한 휴일이 돼야 마땅하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해 띤잔을 맞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1년에 한 번뿐인 특별한 명절이기에 모두가 함께 기쁨을 나누면 좋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과 그리움이 함께하는 시기인 것이다. 올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6년에는 모두가 걱정 없이 웃으며 띤잔 물 축제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Global New Light of Myanmar》 (2025. 3. 13). 2025 Thingyan to showcase water-splashing, entertainment at Inlay Lake https://www.gnlm.com.mm/2025-thingyan-to-showcase-water-splashing-entertainment-at-inlay-lake/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KOTRA 양곤무역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