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한국에서 시작된 전통 무예로,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수련하는 국제적인 스포츠가 되었다. 고대 무예에서 출발한 태권도는 현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현대 스포츠로 발전했으며, 올림픽 정식종목이 될 만큼 그 위상이 높아졌다. 특히 2006년부터는 기존의 겨루기 대회와 함께 태권도의 예술성과 기술의 정교함을 겨루는 품새대회가 시작되면서, 노인층과 청소년, 장애인들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미얀마에서는 태권도가 어떻게 자리잡았을까? 미얀마 사람들은 처음에 TV나 영화 같은 미디어를 통해 태권도를 접했다. 이후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 코이카(KOICA), 그리고 선교 단체들이 태권도 관련 행사를 열고 전문 사범을 파견하면서 본격적인 태권도 교육이 시작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제 한국인 사범이 직접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한국인에게 태권도를 배운 1세대 미얀마 수련자들이 2세대를 가르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미얀마 전국의 태권도장과 스포츠센터, 태권도를 훈련하는 군인과 경찰, 각종 대회 참가자 수를 보면 미얀마 태권도 인구가 상당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 '2025 AUNG SAN TAEKWONDO OPEN INVITATIONAL CHAMPIONSHIP' 개최 부영태권도센터(좌), 참가한 선수단 모습(우) - 출처 : 통신원 촬영 >
지난 5월 9일부터 11일까지 양곤의 뚜원나(Thuwunna) 경기장에 있는 부영태권도센터에서 '2025 AUNG SAN TAEKWONDO OPEN INVITATIONAL CHAMPIONSHIP'이 열렸다. 어린이부터 청소년까지 참가한 이 대회에서는 겨루기와 품새 경기가 펼쳐졌다. 이 센터는 한국의 부영그룹이 2018년 미얀마에 기증한 태권도 전용 훈련시설로, 미얀마 태권도의 뜨거운 열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었다. 미얀마와 한국 국기가 나란히 걸린 센터 안은 전국에서 모인 어린 태권도 수련생들로 가득했다. 현장에서는 감독과 코치들이 열심히 지도하고, 부모들과 관객들이 응원하는 가운데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몸에 맞는 작은 호구를 착용하고 경기에 임했다. 아이들의 결의에 찬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어른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재미있어하며 웃는 사람도 있고, 진지하게 지켜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정작 경기에 나선 아이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진지하게 겨루기에 집중했다. 특히 미얀마 국가대표로 보이는 젊은 선수들이 보여준 화려한 격파 시범과 호신술 시연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품새 경기에서는 팀원들의 완벽한 호흡과 발끝까지 정확한 동작, 절도 있는 자세가 돋보였다. 겨루기에 참가한 한 선수는 '태권도는 정말 멋진 운동이에요. 품새부터 겨루기까지 모든 동작이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완벽해요.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는데, 언젠가는 국제대회에도 나가고 싶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 겨루기 시합을 하는 미얀마 수련자들(좌), 품새시합을 하는 미얀마 수련자들(우) - 출처 : 통신원 촬영 >
약 9년 전 처음 미얀마 태권도 선수들을 봤을 때만 해도 실력이 그리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그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얀마는 이미 세계태권도연맹(WT)에 가입되어 있으며, 그 실력을 국제무대에서도 증명하고 있다. 2024년 12월 홍콩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품새 선수권 대회'에서 산쉰텟(San Shein Thet)과 야민 케이카잉(Yamin K Khaing)이 50세 이하 페어 부문에서 세계 챔피언팀인 대만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더욱 놀라운 것은 50세 이하 팀 부문에서의 경기였다. 미얀마 팀은 첫 경기에서 탈락했지만, 상대가 현 세계 챔피언인 한국팀이었고 단 0.4점 차이로 아쉽게 졌다. 이는 미얀마 태권도의 수준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경기였다. 현재 미얀마태권도협회(MTF)는 태권도를 국가 대표 스포츠 중 하나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으며,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머지않아 세계대회에서 한국의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할 미얀마 태권도의 미래가 기대된다.
< 행사에서 1등을 차지한 San Pya Fighter Taekwondo Club의 단체사진 - 출처 : 통신원 촬영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KOTRA 양곤무역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