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나의 해방일지〉, 중국 OTT에서 정식 서비스되다

2023-03-0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중국의 대표적 OTT 플랫폼 유쿠(优酷, YOUKU)에서 2월 14일부터 한국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1월 비리비리(哔哩哔哩bilibili)를 통해 <갯마을 차차차>가 서비스된 것에 이어 <나의 해방일지>는 올해 중국에서 정식으로 공개된 두 번째 한국 드라마가 됐다. 유쿠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나의 해방일지>의 독점 공개를 알리는 광고가 크게 게시됐다. 유쿠의 웨이보 계정에서도 대대적인 드라마 홍보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나의 해방일지>의 주연 배우 이민기가 중국 방영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남겨 중국 내 한국 드라마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또 드라마 평을 남긴 네티즌을 대상으로 <나의 해방일지> 사인 CD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드라마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쿠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장식한 '나의 해방일지' 독점공개 광고 - 출처: 유쿠 공식 홈페이지

<유쿠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장식한 '나의 해방일지' 독점공개 광고 - 출처: 유쿠 공식 홈페이지>

대국내에서의 평을 먼저 살펴보자면 《세계일보》는 "<나의 해방일지>는 쉬운 드라마는 아니다. 그래서 해석이 많이 나올 수 있는 드라마다. (중략) 서사가 굉장히 은유적이고 대사도 문학적이다."라고 전했다. 경기도에 사는 평범한 삼 남매의 일상을 다룬 <나의 해방일지>는 "날 추앙해"와 같은 독특한 대사나 손석구가 연기한 '구 씨'라는 캐릭터가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중국 대중들은 한국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사실 <나의 해방일지>는 2022년 한국에서 방영을 시작했을 때부터 중국의 젊은층 사이에서 '힐링 드라마', '명언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큰 호평을 받았다. 중국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도 약 10개월 넘게 평점 9점대를 유지하며 네티즌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는 드라마 속 한국 청년들의 모습이 중국 직장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월급 들어왔을 때 딱 하루, 내 심보가 잠깐 좋아진다." 같은 명대사는 중국 SNS에서 회자되고 있다. 또한 네티즌들은 드라마 주인공들의 이미지를 활용해 간단한 밈을 만들어 직장 생활의 피로함을 유쾌하게 토로하기도 한다.

(좌)'자본주의 미소', (우)'돌격! 퇴근 GO!'와 같은 문구가 삽입된 '나의 해방일지' 밈 - 출처: 웨이보 계정(@娱旅君, @追剧当家人)

<(좌)'자본주의 미소', (우)'돌격! 퇴근 GO!'와 같은 문구가 삽입된 '나의 해방일지' 밈 - 출처: 웨이보 계정(@娱旅君, @追剧当家人)>

중국 유명 주간지 《南方周末(남방주말)》도 <나의 해방일지>를 호평한 바 있다. 주간지에 실린 칼럼은 "드라마 속 출퇴근 장면이 중국 연교(燕郊; 베이징 외곽)에서 베이징으로 성을 넘어 출퇴근하는 무리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의 아저씨>, <또 오해영>을 쓴 박해영 작가의 <나의 해방일지>는 막장 연출에 기댄 중국 현실 소재 드라마와 달리 명대사를 활용해 극을 풀어간다. 작가는 참을성 있는 필으로 현대인의 상태를 묘사했다. (중략) 우리가 지금 또 한 번 한국 드라마 속에서 공감을 얻었다."라며 극찬했다.

유쿠 SNS 계정에 게시된 '나의 해방일지' 홍보 게시물 - 출처: 유쿠 공식 웨이보 계정(@优酷)

<유쿠 SNS 계정에 게시된 '나의 해방일지' 홍보 게시물 - 출처: 유쿠 공식 웨이보 계정(@优酷)>

한국에서 <나의 해방일지>는 2022 4월 JTBC와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됐다. 중국에서는 넷플릭스 접속이 제한돼 있지만 사실 비합법적인 루트를 통해 당시 드라마가 유통됐다. 따라서 중국 대중들의 'N차 시청'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2022년 말 중국에서 공개된 <나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물다섯 스물하나>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해방일지>의 동영상 댓글 단무(弹幕; 관람자가 콘텐츠를 보며 남기는 댓글이 해당 영상 위로 지나가는 자막)나 드라마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N차 정주행할 거다.", "유쿠 대단하다. 이 드라마를 들여오다니! 두 번째 정주행이다."와 같은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편 "OO 사이트에서 무료로 전편을 볼 수 있다."와 같은 심드렁한 반응도 눈에 띈다. 굳이 유쿠에서 유료 시청하거나 아직 미공개된 회차를 기다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여전히 <나의 해방일지>를 무료로 스트리밍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다.

'나의 해방일지' 중국판 포스터 - 출처: 유쿠 공식 웨이보 계정(@优酷)

<'나의 해방일지' 중국판 포스터 - 출처: 유쿠 공식 웨이보 계정(@优酷)>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한국과 중국 간 비자 발급 문제가 가까스로 봉합된 가운데 양국의 문화산업 교류에 다시 청신호가 켜져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한중 문화산업 교류는 양국의 외교적 이슈로 잦은 제동을 받는 경향이 있다. 외교적 난국에도 중국 엔터테인먼트사들은 글로벌 대세가 된 한국 콘텐츠를 자국에 들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들여온 한국 드라마들이 중국 시청자들의 'N차 시청'에 기대어 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구조라면 중국의 한국 콘텐츠 수입이 계속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진출처
- 유쿠 공식 홈페이지, https://youku.com/channel/webtv
- 유쿠 공식 웨이보 계정(@优酷), https://www.weibo.com/youku?refer_flag=0000015010_&from=feed&loc=avatar&is_hot=1
- 웨이보 계정(@娱旅君), https://weibo.com/u/2313002885
- 웨이보 계정(@追剧当家人), https://weibo.com/u/3702164407

참고자료
- 《세계일보》 (2022. 5. 31). 두 평론가가 본 ‘나의 해방일지’… “세대마다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 https://www.segye.com/newsView/20220531515272?OutUrl=naver
- 《南方周末》 (2022. 5. 6). 《我的解放日记》:“清醒的每个瞬间都在劳动”, http://www.infzm.com/contents/227635

통신원 정보

성명 : 박경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북경)/북경 통신원]
약력 : 현) 중국전매대학교 영화학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