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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 풍년이었던 LA아트쇼

2023-03-2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8회를 맞는 LA아트쇼가 지난 2월 15일 LA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서 개막해 닷새 동안 성황리에 펼쳐져 2월 19일 막을 내렸다. LA컨벤션센터의 웨스트홀은 무려 18만 ft²(1만 6,700㎡)로 돌아보는데 3~4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장소이다. KCon을 비롯해 LA오토쇼(Auto Show), LA트래블쇼(Travel Show) 등 최첨단 트렌드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LA의 대표적 전시 공간이다.

LA는 미전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도 다문화적이고 이제껏 인류가 갖고 있던 경계를 뛰어넘는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이 많은 곳이다. LA는 어느덧 뉴욕, 베를린, 파리, 밀라노 등과 함께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부상했다. LA아트쇼는 미전국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컨템퍼러리한 작품을 소개하는 아트쇼라는 명성을 갖고 있으며 갤러리와 작가, 그리고 컬렉터가 모두 한곳에서 만나는 예술 분야의 플랫폼이기도 하다. 올해 LA아트쇼의 큰 주제는 '모던 플러스 컨템포퍼리(MODERN+CONTEMPORARY)'였다.

EK 갤러리에서 출품한 한인 작가의 그림 - 출처: 통신원 촬영

'유러피언 파빌리온(EUROPEAN PAVILION)'은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스 등 유럽 여러 나라의 갤러리를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유럽 현대 예술의 스타일리시한 발전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한국 작가들이 유난히 많이 참가했던 해였음에도 코리안 파빌리온이라는 섹션은 따로 없었다. 그런데 LA아트쇼 사상 최초로 올해 '일본 파빌리온(JAPANESE PAVILION)' 섹션이 마련돼 대조를 이루었다. 주최 측은 "일본 각 지역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초대해 그 풍요로운 문화적 경험을 더해보려 했다."고 전했다.
 

피처드 전시에서 만난 김원숙 작가의 작품, 어머니 정한수 씨를 주제로 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피처드 전시에서 만난 김원숙 작가의 작품, 어머니 정한수 씨를 주제로 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피처드 전시(FEATURED EXHIBITIONS)' 공간에서는 주류 아티스트들과 함께 이진규 작가와 김원숙 작가의 군더더기 없는 묵직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결코 장식적이지 않지만 그림 앞에 선 이들에게 문제의식과 공감을 전하는 출중한 작가들의 능력에 감동이 일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PROJECT SPACE)'에서는 전 세계에서 참여한 여러 갤러리와 그들이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참신하고 기발한 작품도 있었지만 익숙해 보이는 작품들도 있었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한국 작가들을 대표하는 갤러리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적지 않았다. LA아트쇼에 부스를 설치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부담되는데도 올해는 한국 작가들의 이름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인 명 리 작가의 작품, 인형에게 한복을 입힌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한인 명 리 작가의 작품, 인형에게 한복을 입힌 작품으로 눈길을 끌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그중에서도 한국적 요소나 한국화 기법을 살린 작품 등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 영역 모두에서 한국의 대표 선수라고 칭해도 좋을 작품들이 있었다. 민화의 소재인 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해 서양화의 기법으로 그려 넣은 작품은 웃음을 자아냈고 인형의 얼굴에 한복을 입힌 초상화들도 인상적이었다. 또한 '종이 위의 작품(WORKS ON PAPER)'에서는 전통적인 캔버스 위에 그린 것이 아닌 작품, 사진 등을 관람할 수 있었다.
 

수묵화에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한인 작가의 작품 - 통신원 촬영

<수묵화에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한인 작가의 작품 - 통신원 촬영>

이처럼 올해 LA아트쇼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 120개 이상의 갤러리, 뮤지엄, 비영리 아트 기관에서 회화, 조각, 설치물, 사진, 디자인, 동영상,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다. 2022년 아트쇼에서 만났던 갤러리와 작가들은 물론 새롭게 참가한 갤러리와 작가들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다이버스아트LA(DIVERSEartLA)'라는 주제를 위해 LA아트쇼 주최 측은 5만 ft²(4,645㎡)의 전시 공간을 내주었다. 해당 공간의 작품들은 대부분 동영상으로 꾸민 몰입형 전시(Immersive Exhibition) 형태로 구매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감상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현장에서 더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사막의 동영상을 커다란 텐트 안에 설치해 그 안에 서 있는 동안 고요함을 몸소 체험하게 한 작품을 보며 짧은 시간이라도 이런 경험을 가능하게 한 LA아트쇼 측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됐다.
 

21세기의 화두 명상을 주제로 한 비키니를 입은 여성 조각품 - 출처: 통신원 촬영

<21세기의 화두 명상을 주제로 한 비키니를 입은 여성 조각품 - 출처: 통신원 촬영>

이번 LA아트쇼를 숫자로 살펴보면 닷새 동안 전시된 작품의 수는 2만여 점, 관람객은 7만여 명, 스태프는 150명, 참석한 언론인은 300여 명, 작성된 기사는 500여 편, 언론사 누적조회수는 5억 회, 웹사이트 조회수는 200만 회이다. LA아트쇼는 일주일 동안 넓은 컨벤션센터의 열린 공간에 칸막이 등을 조성해 닷새 동안 행사를 치른 후 하루 만에 모든 것을 0으로 해체했다. 

LA아트쇼는 최근 10여 년간 눈부실 만큼 양질의 성장을 이루었다. 한인 작가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현재 아트 분야를 이끌어가는 이들의 작품을 관람하고 나면 한 가지만을 고집하던 경직된 마음이 넓어지고 확장된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도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가며 LA아트쇼를 찾는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LA 아트쇼 공식 홈페이지, https://www.laartshow.com/about-the-show/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