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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현지에서 본 영화 <미키 17> 반응 - 기대와 우려 사이

2025-04-0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뉴욕에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Mickey 17)>이 지난 3월 7일 공개됐다. 오스카 수상작 <기생충> 이후 그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현지 영화계와 팬들의 기대가 상당했다. 특히 <미키 17>은 한국을 넘어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SF 영화로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더욱 주목받았다.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와 《인디와이어(IndieWire)》 등 현지 주요 매체들은 <미키 17>이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의 <인터스텔라>와 비슷한 깊이 있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봉준호 특유의 사회적 풍자와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이 어떻게 SF 장르와 결합할지 기대를 보였다.

< 현지시간 3월 15일 '미키 17'의 로튼 토마토 점수 - 출처: 로튼 토마토 >

개봉 직후였던 지난 주말 <미키 17>은 현지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2위로 밀어냈다. 하지만 개봉 후 뉴욕 현지에서 나타난 반응은 예상보다 다소 엇갈리고 있다. 3월 15일(현지시간) 영화의 로튼 토마토 평론가 점수는 78%로 나쁘지 않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다. 관객 평가 지표인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에서는 73%를 기록하고 있으며, 영화 관람 후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시네마스코어에서는 B 등급을 받았다. 개봉 첫 주 뉴욕의 주요 영화 비평 매체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영화가 개봉하기 전 봉준호 감독의 이전 작품들에 대한 자세한 비평과 독특한 디렉팅, 작업 과정에 대한 소개가 담긴 긴 글을 최근 인터뷰와 함께 소개하며 신작에 대한 높은 기대를 전했다. 이어서 개봉 직후에는 "<미키 17>을 통해 봉준호 감독이 유머와 비극을 넘나들며 미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성과 경제적 불평등을 날카롭게 조명한다."며 호평을 남겼다. 《뉴욕 타임스》는 <미키 17>을 "클론과 인간의 경계를 다룬 다양한 SF 영화들과 맥락을 공유하는 영화"로 평하고 "복제 인간이 직면하는 도덕적·철학적 문제를 탐구하고 있다."는 비평을 남기며 <미키 17>에 대한 호평하고 있다. 또 다른 현지 주요 매체인 《The New Yorker(뉴요커)》는 "<미키 17>이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설국열차> 같은 이전의 영화들과 연결되며 감독이 관심 있게 다뤘던 정치적 풍자와 같은 주제를 이어간다."고 호평했지만 "대형 블록버스터로 확장되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진 부분은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나 "패틴슨의 연기는 영화에 깊이를 더하며 복제된 존재 속에서도 인간성과 도덕성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매체와 평론가들은 기대에 비해 다소 아쉬웠다는 평을 전했다. 《New York Post(뉴욕 포스트)》는 "<미키 17>은 봉준호의 기존 작품을 답습한 듯한 SF 영화로 지나치게 과장된 코미디와 서사의 과잉으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인상적이지만 전체적으로 <설국열차>와 <옥자>의 덜 성공적인 변주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The Wall Street Journal(월스트리트 저널)》은 "크리스마스 이후로 블록버스터 영화를 기다렸던 대중들의 기대가 무색하게 영화에서 살아남은 것은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뿐"이라며 아쉬운 평을 남겼다. 《The Hollywood Reporter(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영화의 이야기가 다소 복잡하며 일반 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로 전개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원작 소설과 비교했을 때 핵심적인 세계관이 다소 단순화되면서 독창성이 줄어들었다."는 평을 남겼다.


<미키 17>을 관람한 현지 관객 및 온라인 반응도 다양했다. 대중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로튼 토마토 게시판에서 긍정적인 의견을 볼 수 있었다. "2시간의 상영시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는 의견과 함께 "<기생충>과는 다른 방향이지만 여전히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이 강렬했다.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봉준호가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어떻게 SF 영화를 만들었는지 보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다."는 의견과 비슷하게 "새로운 느낌의 SF 영화다."라는 의견이 많았다.


통신원이 상영관에서 만난 한인 관객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관객들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 소식에 개봉 첫날 영화를 보러 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중 <설국열차>를 가장 좋아한다는 데이비드는 "이번 영화는 조금 무난하고 심심했다."고 전하며 "봉준호 감독의 유머나 개그 코드가 영화에서 잘 전달되지 않았다. 미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한편 같이 영화를 관람했다는 알렉스는 "이번 영화는 봉준호 감독이 그전에 만든 영화들을 다 연결 지어 만든 것 같다. <옥자>와 <설국열차>가 함께 떠오르는 영화였다."면서 무난한 감상평을 전했다.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관객들의 반응 중에는 '실망'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로튼 토마토 관객 평에는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는 훌륭했지만 스토리와 각본이 지루했다.",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내용이 많다.", "원작을 알지 못하면 스토리 이해가 어려웠고 상영시간이 길었다."는 평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영화가 개봉한 후 등장인물 중 몇몇이 현재 미국의 정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이 많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영화는 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완성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키 17>의 박스오피스 성적은 개봉 첫 주말 뉴욕 내 주요 극장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기록했다. 개봉 첫날에는 AMC 타임스퀘어, 링컨 스퀘어 극장에서 매진된 회차도 있었지만 개봉 이후 관객 수가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시네마스코어, https://www.cinemascore.com/ 
- 로튼 토마토, https://www.rottentomatoes.com/m/mickey_17 
- 《The New York Times》 (2025. 3. 4). The ‘Parasite’ Director Brings Class Warfare to Outer Space, https://www.nytimes.com/2025/03/04/magazine/bong-joon-ho-mickey-17.html?searchResultPosition=8 
- 《The New York Times》 (2025. 3. 6). ‘Mickey 17’ Review: This Job Is Killing Him, https://www.nytimes.com/2025/03/06/movies/mickey-17-review.html
- 《The New York Times》 (2025. 3. 6). ‘Mickey 17’ and the Long Line of Movie Clones, https://www.nytimes.com/2025/03/07/movies/movies-clones-mickey-17.html 
- 《The New Yorker》 (2025. 3. 10). “Mickey 17” Is a Science-Fiction Adventure of Multiple Unwieldy Thrills, https://www.newyorker.com/magazine/2025/03/10/mickey-17-movie-review
- 《New York Post》 (2025. 3. 5). ‘Mickey 17’ review: ‘Parasite’ director’s satirical follow-up is a letdown, https://nypost.com/2025/03/05/entertainment/mickey-17-review-parasite-directors-latest-is-a-letdown/
- 《The Wall Street Journal》 (2025. 3. 6). ‘Mickey 17’ Review: Robert Pattinson’s Surprise Survivor, https://www.wsj.com/arts-culture/film/mickey-17-review-robert-pattinsons-surprise-survivor-e9d35e3a 
- 《The Hollywood Reporter》 (2025. 3. 8). Box Office: Bong Joon Ho’s ‘Mickey 17’ Opens to Sluggish $19M in U.S. Launch, https://www.hollywoodreporter.com/movies/movie-news/bong-joon-ho-box-office-mickey-17-opening-1236158589/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진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YS Kim Foundation 프로그램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