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겐트에서 느낄 수 있는 케이팝의 인기

2023-07-1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벨기에의 아름다운 중세도시로 유명한 겐트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관광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이나 일본인 단체 관광객들도 가끔 보였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은 옆 국가 네덜란드인 혹은 벨기에 중세 성당을 방문하는 스페인 및 남미 라틴계 가톨릭 외국인들이었다. 가톨릭 관광객들은 서유럽에서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겐트의 성 바프 대성당(Sint Baafs Kathedraal)을 반드시 방문한다. 벨기에인들 역시 날씨가 좋은 주말에는 외출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에 주말이면 겐트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이다. 음악을 연주하는 길거리 연주자도 보이고 부모들과 함께 나온 아이들은 커다란 비눗방울을 잡기 위해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다닌다. 최근 성 바프 대성당과 종탑을 사이에 둔 광장에서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케이팝에 맞춰 춤을 추는 이 벨기에 청소년들은 케이팝 커버댄스 그룹 '1Nbetween'이다.
 

케이팝 커버댄스 그룹 1Nbetween 출처 통신원 촬영
케이팝 커버댄스 그룹 1Nbetween 출처 통신원 촬영

<케이팝 커버댄스 그룹 '1Nbetween' - 출처: 통신원 촬영>

'1Nbetween'의 리더 나탈리(Natalie, 19세)는 "친구 메쿠(Meku)와 함께 그룹을 만들었어요. 총 22명의 회원이 있고 16세부터 23세까지 연령도 다양합니다. 멤버들은 스스로 또는 주변 친구들을 통해 케이팝에 대해 됐고 음악이 좋아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멤버들 중에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춤을 춰 온 세미 댄서도 있어요. 케이팝을 커버하는 그룹이지만 멤버들끼리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라며 그룹을 소개했다. 케이팝과 댄스가 좋아서 모인 멤버들은 일주일에 한두 번 연습을 하며 대부분이 학생들이라 주로 주말에 연습을 한다. 겐트의 한 공원은 이들의 연습 장소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연습 후에는 광장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선보인다. 통신원이 관람한 공연에서는 26곡에 이르는 댄스를 선보였다. 공연은 매우 자유롭게 진행됐다. 곡이 흘러나오면 해당 곡의 댄스를 아는 멤버들은 누구나 나와 춤을 췄다. 나탈리는 "한국어 가사까지 따라 부르며 멋진 댄스를 선보이는 멤버 중에는 한국어를 조금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현재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멤버들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다."고 덧붙였다. 중세의 멋진 건물들로 둘러싸인 광장에서 케이팝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벨기에 청년들을 바라보며 한국문화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댄스 아카데미 공연에 등장한 태극기 출처 통신원 촬영
댄스 아카데미 공연에 등장한 태극기 출처 통신원 촬영

<댄스 아카데미 공연에 등장한 태극기 - 출처: 통신원 촬영>

벨기에에서 케이팝의 인기는 이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통신원의 자녀가 다니는 댄스 아카데미는 연중행사로 댄스 쇼를 개최한다.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참여하는 이 행사는 스포츠센터에서 3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부모는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가족 구성원이 객석을 가득 메운다. 해당 공연은 댄스 강사들의 퍼포먼스로 막을 열었는데 이들이 선택한 곡은 다름 아닌 (여자)아이들의 More이었다. 더불어 스크린에 등장한 태극기를 보며 케이팝과 한국문화가 벨기에의 일상에 얼마만큼 가까이 다가왔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통신원의 벨기에 지인은 겐트의 주변 도시 미럴비커 광장에서 케이팝의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청소년들의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며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케이팝의 인기가 브뤼셀로 대표되는 벨기에 대도시뿐만 아니라 작은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다양한 인종과 언어, 문화가 혼합된 다문화 사회인 벨기에에서 케이팝은 젊은 세대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요한 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