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분석] 연일 필리핀 주요 방송국 보도를 장식한 한류 소식

 
필리핀에서 거주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 가장 많이 마주하는 사람들은 필리핀을 단기로 찾는 한인 관광객이 아닐까 한다. 2022년 필리핀을 찾은 외국인은 약 202만 명이었고, 이 가운데 약 42만 명이 한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필리핀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미국인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2023년 상반기 필리핀을 찾은 외국인은 약 247만 명이었고 이 가운데 67만 3,841명이 한국인으로 1위, 51만 6,318명이 미국인으로 2위를 기록했다. 올해 6월까지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의 수는 중국인(11만 4,663명)의 여섯 배에 달했다. 필리핀은 한국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는 열대기후를 가진 국가이다. 이에 필리핀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기 위해 혹은 망고를 비롯한 열대 과일을 맛보기 위해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들이 많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를 찾아 공통적으로 묻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필리핀에서 한국문화가 인기가 많은가?"라는 질문이다.

2022년 필리핀에서 진행된 콘서트의 60~70%가 케이팝 공연이라는 현지 보도가 있을 정도로 한류에 대한 필리핀인들의 관심은 뜨겁다. 편의점을 포함한 대형 마트나 쇼핑몰에는 온갖 종류의 한국 상품들이 즐비하며, 필리핀 방송사에서는 다양한 한국 드라마를 송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은 한류가 정말 해외를 휩쓸고 있는지 묻고는 한다. 지표나 통계 자료를 통한 분석도 좋지만 실제적인 현상을 보여주는 것도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통신원은 이번 8월 필리핀 대표 방송사인 ABS-CBN이 다룬 한류 소식을 살펴보며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보았다.

<서인국의 필리핀 팬미팅을 알리는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PUSH'>

필리핀 대표 방송사인 ABS-CBN이 운영하는 연예 전문 매체 《PUSH》는 지난 8월 5일 서인국의 필리핀 팬미팅 투어 소식을 보도했다. 배우 겸 가수인 서인국은 2012년 방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필리핀 내에서 인기를 얻었다. 서인국은 첫 아시아 팬미팅 투어 '폴른 포 서인국(FALLEN FOR SEO IN GUK)' 일환으로 8월 12일 마닐라를 시작으로 필리핀 팬들을 만났다. 《PUSH》는 '서인국 필리핀 첫 번째 팬미팅: 필리핀 팬들을 만나서 즐거워요'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보도하며 "서인국이 팬들과 소통하며 남다른 열정으로 팬미팅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PUSH》는 "서인국의 팬이자 필리핀의 가수 겸 배우인 크리스텔 풀가(Kristel Fulgar)가 팬미팅에 참여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기사도 함께 보도해 높은 인기를 가늠케 했다. 이날 서인국은 필리핀의 빙수인 할로할로(halo-halo)를 직접 만들고 팬들과 함께 필리핀 국민 노래 <당신(Ikaw)>을 열창하는 등 아낌없는 팬 사랑을 보여줬다.
 

<배우 이도현 - 출처: 이도현 인스타그램 계정(@Idh_sky)>

《PUSH》는 한국 연예인의 팬미팅, 콘서트 등의 소식뿐만 아니라 한국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한국 연예계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기저에 깔린 문화적 특수성을 언급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5일 《PUSH》는 배우 이도현의 입대 소식을 전하며 배우 임지연과의 열애 소식에도 주목했다. 《PUSH》는 "8월 14일 배우 이도현이 공군 군악대로 입대한다. 이도현은 2017년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데뷔해 드라마 <호텔 델루나>, <18 어게인>, <더 글로리>, <나쁜 엄마> 등에 출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현재 군 복무 중인 BTS 제이홉, EXO 카이, GOT7 제이비, 배우 남주혁 등 한국 연예인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PUSH》는 "한국의 모든 남자들은 30세가 되기 전 군대에서 의무적으로 2년간 복무해야 한다."며 한국의 병역의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필리핀의 주요 언론들은 한국 연예계 소식에 큰 관심을 나타내며 현지에서 한류의 인기가 상당함을 방증했다. 화제성을 가늠하는 척도인 주요 매체가 한국 연예 소식에 지면을 대거 할애해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사실에서 한류에 대한 필리핀 대중들의 깊은 관심을 알 수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PUSH》 (2023. 8. 5). Lee Do-hyun set to enlist this August, https://push.abs-cbn.com/2023/8/5/lee-do-hyun-set-to-enlist-this-august-1407
- 《PUSH》 (2023. 8. 5). Seo In-guk on first fan meet in PH: ‘I’m excited to meet my Filipino fans’, https://push.abs-cbn.com/2023/8/5/seo-in-guk-on-first-fan-meet-in-ph-i-m-excited-to-meet-my-filipino-fans-1142
- 이도현 인스타그램 계정(@Idh_sky), https://www.instagram.com/ldh_sky/
 

통신원 정보

성명 : 조상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필리핀/앙헬레스 통신원]
약력 : 필리핀 중부루손 한인회 부회장/미디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