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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이탈리아 언론,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 큰 관심

2023-12-1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여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2>가 출연진 캐스팅을 공개하고 현재 제작 중인 가운데, <오징어 게임>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와 현실에서 구현한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가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 드라마가 비교적 덜 알려진 이탈리아에서도 이례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오징어 게임>을 현실화한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11월 22일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이탈리아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현재까지 3일 동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에서 TV 프로그램 부문을 다루는 온라인 매거진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언론사도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 대한 기사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이탈리아 4대 신문 중 하나인 《La Repubblica(라 레뿌블리까)》는 지난 11월 13일 '한국 드라마를 모티브로 한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참가자들은 드라마에서처럼 녹색 작업복을 입고, 심판은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빨간 후드 작업복을 입는다. 하지만 당연히 폭력적인 부분은 없다."라며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리얼리티 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흥미롭게 비교했다. 또한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으로 456달러(리얼리티쇼 사상 최고)의 상금을 두고 경쟁하는 참가자가 456명이라는 점도 소개했다. 《La Repubblica 》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의 게임 세트는 기존 드라마와 최대한 동일하게 설치됐다.

이어 《La Repubblica》는 지난 11월 24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 대한 후속 기사를 내놓았다. "456만 달러를 획득하는 것은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었다."며 열악한 촬영장과 안전 미비로 인한 저체온증과 부상에 대해 일부 참가자들이 법적 대응할 것을 시사한 일을 기사로 다뤘다. 더불어 "드라마에서는 빚에 시달리는 한국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어렸을 때 했던 게임에 참여하고 최종 우승자만이 막대한 현금 상금을 받게 된다. 이에 비해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게임에서 참가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살기 위해서'가 아닌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가 어떻게 현실에서 작용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이다."라는 제작자의 말을 인용하며 기사를 마무리 지었다.
이탈리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 출처: 넷플릭스

< 이탈리아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 출처: 넷플릭스 >

1878년 창간돼 발행부수 기준 8번째 이탈리아 신문이자 로마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문인 《Il Messaggero(일 메싸쩨로)》는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에 참가한 이탈리아 참가자 로렌조 노빌리오(Lorenzo Nobilio)를 소개하는 기사를 내놓았다. 《Il Messaggero》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의 참가자들은 핸드폰은 소지할 수 없고, 감옥 같은 기숙사에 갇혀 5층짜리 이층 침대에서 잠을 자고, 위협적인 경비원이 배급하는 음식을 먹는 등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에 완전히 몰입했다. 게임에 참가한 유일한 이탈리아 참가자 로렌조 노빌리오는 26세로 옷 디자인과 농구를 좋아하며 음악에 광팬으로 프로그램에서 우승해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 게임에 참여했다. 《Il Messaggero》는 BBC 인터뷰를 차용해 로렌조의 촬영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촬영장에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현실 같았어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큰 좌절을 겪고 규칙, 윤리, 의무와 같은 남들이 나에게 부과한 것들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우리는 한 번만 삽니다. 어차피 다 지나갈 운명이니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참가자 로렌조 노빌리오를 소개한 현지 언론 - 출처: 'Il Messaggeo'

< 이탈리아 참가자 로렌조 노빌리오를 소개한 현지 언론 - 출처: 'Il Messaggeo' >

그런가 하면 미국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Wired(와이어드)》는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매우 천박한 리얼리티 쇼"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잔혹한 반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유명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활용해 인간의 비열함을 미화하고 시청자의 관음증을 만족시키는 불쾌한 쇼"라는 것이다. 《Wired》는 "2021년 전 세계 TV 프로그램 부문 어워즈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현대인이 가치 있다고 믿는 것에 대한 위기를 훌륭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했던 드라마와는 달리,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드라마 성공 2년 후 추가 이익을 추출하려는 기괴한 시도"라고 지적한다.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갑론을박을 비롯해 참가자들에 대한 기사, 각종 뒷이야기 등 공개 3일 만에 이탈리아 언론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는 <오징어 게임>과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가 TV 콘텐츠를 넘어 일종의 문화적 이슈로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La Repubblica》 (2023. 11. 13). ‘Squid Game: La sfida’, il reality che si ispira alla serie coreana, https://www.repubblica.it/spettacoli/tv-radio/2023/11/13/news/squid_game_la_sfida_il_reality_che_si_ispira_alla_serie_coreana-420241861/
- 《La Repubblica》 (2023. 11. 24). ‘Squid Game’, troppi infortuni: i concorrenti del reality minacciano azioni legali, https://www.repubblica.it/spettacoli/tv-radio/2023/11/24/news/squid_game_troppi_infortuni_i_concorrenti_del_reality_minacciano_azioni_legali-421163716/
- 《Il Messaggero》 (2023. 11. 22). Squid Game - La sfida: chi è Lorenzo Nobilio, l'unico concorrente italiano del gioco-reality di Netflix? «Sembrava fosse reale», https://www.ilmessaggero.it/schede/squid_game_la_sfida_lorenzo_nobilio_concorrente_italiano_netflix_chi_e_eta_carriera_cosa_ha_detto-i_concorrenti-4-7771907.html
- 《Wired》 (2023. 11. 22). Squid Game - La sfida è un reality molto squallidov, https://www.wired.it/article/squid-game-la-sfida-netflix-recensione/

	

통신원 정보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