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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카라코룸 몽골국제영화제에서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 상영

2024-01-2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울란바토르에서는 지난 12월 7일부터 일주일 간 카라코룸 국제영화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처음 개최된 카라코룸 국제영화제는 '인권 75'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협회는 매년 특정 주제로 본 영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제1회 카라코룸 국제영화제는 총 22편의 해외 영화를 소개했다. 개막작으로는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을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정지영 감독은 1983년 영화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영화계에 입문해 그동안 20여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웃으며 "몽골은 매우 춥다. 며칠 머무는 것으로는 몽골 문화의 경이로움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여름에 꼭 다시 오겠다."는 말로 시작한 정지영 감독과 몽골 언론 《gogo》의 인터뷰를 아래와 같이 전한다.

< 영화 '소년들'의 정지영 감독 - 출처: 'gogo' >

영화 <소년들>의 제작 계기는 무엇인가요?
먼저 영화 <소년들>이 제1회 카라코룸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영화 <소년들>은 지난 1999년 2월 한국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인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당시 3명이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에서 금품을 훔쳐 도주했고 그 과정에서 할머니가 질식사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수사를 빠르게 마무리하기 위해 죄 없는 3명의 소년들을 범인으로 몰았고, 소년들은 징역을 선고받습니다. 2016년 재심에서 범인으로 몰렸던 소년들의 무죄가 인정되면서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를 대중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에 영화 <소년들>을 제작했습니다. 

영화 <소년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영화 <소년들>의 소재가 된 인권 관련 사건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자의 평판을 위해 취약계층이 피해 받는 일은 어느 곳에서든 흔히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사건에 대해 사회가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실제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한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카라코룸 국제영화제에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몽골을 직접 방문하셨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매우 춥게 느껴졌습니다. 일 때문에 며칠 동안 온 것이기 때문에 몽골 문화의 경이로움을 충분히 경험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 몽골을 다시 찾을 생각입니다. 다음에는 꼭 여름에 올 것입니다.  

< 노밍(Ch.Nomin) 몽골 문화부 장관(중앙)과 및 카라코룸 국제영화제 각국 참가자들 - 출처: 'gogo' >

영화 <소년들>로 다른 국제영화제에 참가한 적 있으신가요?
노트르담, 런던, 부산 등의 국제영화제에 참가했습니다. 어느 영화제든 시간을 내 영화제를 찾은 사람들이라면 영화를 좋아해서인지 어느 국가의 관객이든 그들의 감정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러 국제영화제에 참가해 다른 국가의 작품을 감상해 보면 "대체로 인생은 어디에서나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가 정체성이나 문화적 차이에 따라 각 영화가 주는 고유하고 미묘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감독으로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문학을 좋아해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처음에 영화는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생 시절 한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처음으로 영화를 읽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영화에 빠져 도대체 어떤 사람이 영화를 만드는가 알아보니 영화감독이었습니다. 그때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습니다.

감독님 삶의 원칙은 무엇인가요?
영화감독의 입장에서나 개인적인 입장에서나 사람들이 그냥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삶의 주요 원칙은 열정적으로 사는 것입니다. 열정적인 삶이란 "오늘 나는 어디에 있는가?", "어제는 어땠는가?", "내일은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고 내 주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등의 질문들에 의해 정의됩니다. 자신만의 열정을 갖고 무엇인가에 호기심을 가지며 살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또한 이러한 마음이 저의 영화를 관람하신 분들에게 전해졌으면 하고, 이를 통해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회에 많이 등장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소년들>을 관람한 관객들이 단순히 "불쌍한 소년들이 살인자로 내몰렸구나"라고 생각만 하고 지나는 것보다는 그 이면에 숨어 있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길 소망합니다. 무언가를 깊이 들여다보고 그곳에서 진실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1회 카라코룸 몽골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소년들>을 관람한 현지 관객들은 "영화 너무나 재미있게 잘봤다."며 "인권적인 측면에서 충분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다."라는 관람 소감을 전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gogo》 (2023. 12. 16). Чунг Жи Ян: Киноны торгон нарийн мэдрэмжүүдийг олж харна гэдэг их чухал, https://gogo.mn/r/ed1yw

	

통신원 정보

성명 : 롭상다시 뭉흐치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몽골/울란바토르 통신원]
약력 : 현)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 무관부 근무, 몽골국립대학교 한국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법과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