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8일에 공개된 넷플릭스(Netflix) 리얼리티 쇼 <피지컬: 아시아(Physical: Asia)>는 몽골에서 단순한 인기 프로그램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힘과 육체미라는 보편적인 언어들을 통해 아시아 각국의 문화들을 교차 조명한 이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 동안 몽골 사회 전반에 강렬한 에너지와 새로운 국가적인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 넷플릭스는 이번 프로그램을 방영할 때 사상 처음으로 몽골어 자막을 제공했다. 이는 시청할 때의 장벽을 허물면서 몽골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고,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안에서 몽골 이용자 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었다.

< ‘피지컬: 아시아’ 중 몽골 팀이 등장하는 장면 - 출처: 넷플릭스 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Netflix korea) >
방영 직후 틱톡(TikTok), 페이스북(Facebook), 스레드(Threads), 엑스(X, 구 트위터(Twitter)) 등의 미디어 매체들에서는 ‘#PhysicalAsia’ 해시태그(hashtag)를 단 몽골어 콘텐츠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분석 글부터 밈(meme), 유머 영상, 자기 계발형의 동기부여 콘텐츠까지 <피지컬: 아시아>는 어느새 전국적으로 대화의 중심이 되었고, 온라인 공간은 거대한 문화 실험실처럼 요동쳤다. 그 중심에는 단연 몽골 팀이 있었다. 몽골 전통 씨름인 ‘부흐(Bökh)’에서 국가 등급 칭호 중 하나인 ‘사자(Арслан, 아르슬란)’를 지닌 어르헝바야르(Orkhonbayar Bayarsaikhan) 선수는 몽골 팀의 대표 주장으로서, 단순한 선수가 아닌 그 이상의 상징이 되었다. 몽골의 씨름복인 ‘탁덕격(卓德格, Zodog)’과 가죽 신발인 ‘반택륵(班泽勒, Shuudag)’, 칭호 ‘사자’를 의미하는 머리 장식, 그리고 그의 업적을 의미하는 노란 띠가 달린 붉은 모자는 <피지컬: 아시아>의 국제 홍보 포스터 한가운데를 장식했다. 이는 그야말로 몽골 문화가 세계 무대의 중심으로 이동한 순간이었다. 특히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바로 다른 국가들의 참가자들은 현대적인 운동선수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몽골 팀은 전통 그 자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 선택은 곧 차별성이 되었고, 해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SNS에는 “이 몽골 레슬러 선수는 누구인가(Who is the Mongolian wrestler)?”라는 질문이 수없이 반복됐고, ‘피지컬: 아시아’를 통해 몽골 전통 씨름인 ‘부흐’는 방영되기 이전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세계와 조우했다. 몽골 팀의 구성원들은 단순히 전통 씨름 선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농구, 배구, 종합격투기(Mixed Martial Arts, MMA), 유도 등 다양한 종목의 인재들이 함께했다. 특히 캐나다의 대표적인 공연단 ‘태양의 서커스(Cirquedu Soleil)’의 단원이자 몽골의 국가 공훈을 수여 받은 예술가 ‘라그바오치르(Lkhagva-Ochir)’의 등장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유연성과 지구력이 결합된 그의 움직임은 인체의 가능성을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확장시켰다. 또한 종합격투기 선수 엥흐어르길(Enkh-Orgil Baatarkhuu)과 유도 선수 아디야수렌(Amarsaikhany Adiyasüren) 역시 이 프로그램을 계기로 새로운 글로벌 팬층을 확보했다. 특히 엥흐어르길은 이달 6일 방콕에서 열린 ‘원 챔피언십(ONE Championship)’에서 65kg급 세계 챔피언에 오르며 <피지컬: 아시아> 이후의 서사가 현재 진행형임을 증명했다.

< 방콕에서 열린 ‘원 챔피언십’의 65kg급 세계 챔피언에 오른 엥흐어르길 선수와 통신원 - 출처: 통신원 촬영>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화면 밖으로 확장됐다. 호주팀의 에디 윌리엄스(Eddie Williams), 돔 토마토(Dom Tomato), 그리고 한국 팀의 김동현, 유튜버 아모띠(Amotti), 장은실이 몽골을 방문해 현지 문화를 체험한 장면은 콘텐츠 속 만남이 실제 교류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리얼리티 쇼가 문화적인 가교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였다. 2025년 12월 8일, 곰보자빙 잔단샤타르(Gombosurengiin Zandanshatar) 몽골 총리는 제작진과 주요 출연진들을 공식 접견했다. 총리는 몽골을 전 세계에 알린 프로그램 제작진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들을 내년 7월에 열리는 몽골의 최대 축제인 ‘나담(Naadam)’에 공식 초청했다. 총괄 프로듀서 장호기는 “유목민의 문화와 광활한 초원을 지닌 몽골을 세계에 소개하고 싶었다”라며 사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지닌 몽골의 자연과 그 매력을 강조했다.

< ‘피지컬: 아시아’의 주역들이 몽골 정부 청사에 방문하여 몽골 총리와 면담 - 출처: 몽골 정부 공식 웹사이트 >

< ‘피지컬: 아시아’의 주역들이 몽골 정부 청사에 방문하여 몽골 총리와 사진을 찍다 - 출처: 몽골 정부 웹사이트 >
또한 지난 12월 10일 주 몽골 대한민국 대사관은 몽골 대표팀의 훌륭한 활약을 격려하고 프로그램의 성행과 기록적인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몽골 팀을 초청했다. 대사관은 환영식과 더불어 만찬을 준비하여 한-몽골 간의 문화 및 스포츠 교류 증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환영식에는 몽골 외교부, 몽골 문화부, 그리고 재몽골한인회 등 각계 인사들이 약 70명 정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몽골 대표팀의 투지와 노력에 찬사를 보냈으며, 양국 간의 문화적 공감 대확산에 기여한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하여 앞으로 보다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했다.

< 주 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피지컬: 아시아’ 몽골팀 초청 행사 - 출처: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웹사이트 >

< 주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피지컬: 아시아’ 몽골팀 초청 행사 중 - 출처: 통신원 촬영>
참고로 오는 12월 24일부터 <피지컬: 아시아> 주역들이 출연한 <피지컬 :웰컴 투 몽골> 특별 프로그램이 방영될 예정이다. 이렇듯 엄청난 화제성을 몰고 온 몽골 팀은 <피지컬: 아시아>에서 최종적으로 우승하진 못했지만, 이들이 주목받은 현상은 단순히 승패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몽골팀과 함께 참여한 다른 팀들의 싸움과 전투는 그야말로 전통과 현대, 로컬과 글로벌이 충돌하며 만들어 낸 하나의 아름다운 합이었다. 여기서 몽골은 특히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 이상 ‘강한 나라’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지닌 나라’로 기억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도는 아시아 국가들 간의 문화 교류 지도에서 몽골이라는 이름을 또렷이 새겨 넣었다.

< 올해 12월 24일에 방영을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특별 프로그램 '피지컬: 웰컴 투 몽골' – 출처: 넷플릭스 웹사이트>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넷플릭스 코리아 페이스북 홈페이지(@Netflix korea), https://www.facebook.com/NetflixKR/?locale=ko_KR - 몽골 정부 웹사이트 (2025. 12. 09). “Physical Asia” нэвтрүүлгийн оролцогчдыг улсын наадам үзэхийг урилаа, https://mongolia.gov.mn/news/view/27391 - 주 몽골 대한민국 대사관 웹사이트 (2025. 12. 06). 넷플릭스 '피지컬 아시아' 몽골 대표팀 초청 환영식 및 만찬 개최, https://col.mofa.go.kr/mn-ko/brd/m_375/view.do?seq=1347022&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