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은 캐나다로 이주한 한국인 이민 가정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다. 배우이자 극작가 그리고 캐나다 이민자인 최인섭(Ins Choi)이 각본을 썼으며 13년 전 토론토 프린지 페스티벌(Toronto Fringe Festival)에서 초연됐다. 초연에서부터 반향을 일으킨 이 공연은 넷플릭스 시트콤 시리즈로 제작됐고 인기에 힘입어 무려 5개의 시즌까지 방영됐다. 2024년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이 런던에 문을 열었다. 배우이자 기획자인 에스더 준(Esther Jun)에 의해 새롭게 연출된 이 공연은 2024년 1월 8일부터 2월 10일까지 런던 파크 극장(Park Theatre)의 파크 200(Park 200)에서 열렸다.
<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 공연 장면 - 출처: 'The Guardian' >
에스더 준은 실제로 한국계 캐나다인이며 이 작품에 배우로 출연한 이력이 있다. 그는 《Theatre Weekly(씨어터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공연의 특별함에 대해 설명했다. 이민자 2세대인 자신의 배경을 언급하면서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 요소를 공연 곳곳에 배치해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한 점은 극을 쓰고 제작한 최인섭이 아버지 역할(Appa)의 배우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에스더 준은 "초연 이후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출연진과 연출진의 인생 경험치가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극을 새롭게 파헤치고, 이해하고, 살피는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이다. 또한 "공연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종차별, 젠트리피케이션, 이민자에 대한 편견과 배척 등의 주제를 다루지만 그 핵심에는 '가족의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이 있다."고 전했다. 바로 이것이 많은 관람객을 사로잡는 힘이라고 말이다. 영국 일간지 《The Guardian(가디언)》은 "이 작품은 웃음이 통하고 따뜻한 이야기지만 지나치게 감정에 빠져들지 않는다."며 별점 4점을 주었다. 이어 "이민, 인종차별, 부모의 희생, 이민 세대 간의 갈등 등 다양한 이야기를 80분으로 압축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캐릭터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게 표현돼 공감을 이끈다."며 배우들의 연기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Time Out(타임아웃)》은 "이미 드라마를 접한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중복되는 이야기일 수 있다."며 별점 3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민자 가족이 지역사회에 자리 잡는 기반이 된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특별함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슈퍼마켓을 완벽하게 재현한 세트의 디테일에 대해 놀라워하며 "세대의 갈등, 문화적 충돌의 고군분투를 유머러스하고 정돈된 스토리로 진정성 있게 표현한 공연"이라 평했다. 영국에서 벌어지는 공연예술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Theatre & Tonic(씨어터 앤 토닉)》은 "자칫 심각하고 무거울 수 있는 메시지를 유머로 풀어내 관객을 웃게 만드는 공연"이라며 극찬했다. 또한 "이 공연은 캐나다를 고향으로 부르는 모든 1세대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라고 설명하며 극의 캐릭터와 상황에 공감했다. 2020년 정이삭(LeeIsaac Chung) 감독의 < 미나리(Minari) >에 이어 2022년 앤소니 심(AnthonyShim)의 < 라이스보이 슬립스(Riceboy Sleeps) >, 2023년 피터 손(Peter Sohn) 감독의 < 엘리멘탈(Elemental) >까지 한국인 이민 세대 기획자들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번 공연 역시 같은 흐름 안에 있다. 캐나다에 정착한 한국인 이민 세대, 그 삶의 여정이 영국 관람객에 닿았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며 방황했던 그들의 감정이 바다 건너 이곳 영국에서 또한 공감을 끌어냈다. 이러한 다양성의 이해가 앞으로 어떠한 문화적 변화를 만들어 낼지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The Guardian》 (2023. 12. 17). Interview: Esther Jun onKim’s Convenience at Park Theatre, https://theatreweekly.com/interview-esther-jun-on-kims-convenience-at-park-theatre/
성명 : 이윤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국립현대미술관, 신호탄전 전시코디네이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운영팀, 마스터플랜 필진 KT&G 상상마당,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