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왕궁에서 7월 26일과 27일 '제25회 뮤지컬 가든즈 페스티벌(Festiwal Ogrody Muzyczne)'이 열렸다. 해당 페스티벌에서 한국의 전통예술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두 편의 무대가 관객들을 만났다. 먼저 7월 26일 19시에는 한국 전통음악 그룹 '나무(NaMu)'가 공연을 펼쳐졌다. '나무'는 대금, 피리, 양금 등 한국의 고유 악기와 더블 베이스, 퍼커션 등 현대 악기를 함께 사용해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경계를 허무는 음악을 선보인다. 아람 리(대금·양금), 조한민(장구·퍼커션·보컬), 성시영(피리), 최인환(더블베이스·베이스기타) 등 네 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이번 무대는 단순한 전통 재현에 그치지 않고 음악적 실험과 융합의 결과물이었다. 조용한 대금 선율과 섬세한 양금음, 정교한 피리 멜로디 위로 재즈와 일렉트로닉 음악의 베이스라인과 장구의 리듬이 어우러지며 관객을 동서양의 음향 세계로 초대했다. 이어 7월 27일 19시 같은 장소에서 전통 탈춤극 '오셀로와 이아고 – 한국 가면 속 셰익스피어(Otello i Jago – Szekspir w Maskach Korei)'가 무대에 올랐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를 한국 탈춤 형식으로 각색한 이 공연은 가면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독특한 연극 언어와 함께 탈춤의 몸짓과 한국 전통 음악, 시각적 미장센이 결합된 종합예술이다. 해당 작품은 2024년 제11회 이데일리 컬처 어워즈에서 올해의 무용 공연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한국 전통예술이 현대극으로 재탄생한 대표적인 사례다.
< '제25회 뮤지컬 가든즈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한국의 전통예술 - 출처: 뮤직 가든 페스티벌 페이스북 계정(@ogrodymuzyczne) >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뮤지컬 가든즈 재단(Fundacja Ogrody Muzyczne)은 2002년 설립 이후 폴란드 및 해외에서 다양한 예술 및 교육 프로젝트를 기획해왔다. '리샤르트 쿠비악 뮤지컬 가든즈 페스티벌(Festiwal Ogrody Muzyczne im. Ryszarda Kubiaka)'을 주관하며 '라 폴 주르네(La Folle Journée Festival)', '사일런스 존 페스티벌(Strefa Ciszy Festival, Festiwal Strefa Ciszy)', '라지예요비체(Radziejowice) 국제 작곡 코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오페라극장, 아담 미츠키에비츠 연구소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국제 음악 및 미디어 센터(IMZ)의 회원이기도 하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어린이 뮤지컬 가든즈'는 2006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으며 폴란드 문화유산부와 바르샤바시의 지원을 받고 있다. 2012년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의 공연, 2013년 '피레네 음악 페스티벌'에서의 폴란드 초기 음악 프로젝트 등 해외에서도 활발한 문화교류를 펼치고 있다. 또한 8월 2일에는 바르샤바의 와지엔키 공원(Łazienki Królewskie)에서 '마스카라다(Maskarada)'라는 특별한 탈춤 공연이 열린다. 한국의 탈춤 전문 그룹 천하제일탈공작소가 주관하는 해당 행사는 13시부터 40분간 진행되는 참여형 워크숍 '탈춤 산책'으로 시작해 14시 본 공연으로 이어진다. 양주별산대놀이와 봉산탈춤 등 한국의 전통 가면극은 사회적 메시지와 유쾌한 풍자를 통해 관객과 소통한다. 공연은 라지엔키 공원의 트루 마담 붉은 무대(Scena Czerwona, Trou Madame)에서 진행되며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이 공연에는 음악그룹 '나무'가 현장 라이브 음악을 맡아 탈춤의 리듬과 감정을 생생하게 살려낼 예정이다.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문화적 공감과 교류를 이끄는 이 공연은 '차이를 춤추게 하자'는 구호 아래 한국문화의 다양성과 공존을 강조한다. 이번 행사들은 모두 한국의 전통예술을 단순한 전승이 아닌 세계와 소통하는 현대적 문화로 소개하고자 기획됐다. 바르샤바의 여름밤을 수놓을 이 문화 축제는 폴란드 시민들에게 한국의 깊은 예술적 감성과 창조력을 선사할 것이다. 한국의 전통은 세 차례 연속 공연을 통해 음악과 연극, 무용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예술 언어로 새롭게 태어나 유럽 무대 위에서 그 빛을 발할 준비를 마쳤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뮤직 가든 페스티벌 페이스북 계정(@ogrodymuzyczne), https://www.facebook.com/ogrodymuzyczne
성명 : 김민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폴란드/바르샤바 통신원] 약력 : 에피소든 운영 총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