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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그로 광장에서 신명나는 한 판, <탈춤놀이>

2024-10-2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27일 제47회 알마그로 국제고전연극제에 국립부산국악원의 < 탈춤놀이 > 공연이 올랐다. 알마그로 국제고전연극제는 스페인 황금시대의 문학 작품들을 시우다드 레알 지방 도시 알마그로에서 선보이는 유서 깊은 국제 예술 축제다. 1978년 문화부의 연극 및 엔터테이먼트 부문 총책임자 라파엘 페에즈 시에라(Rafael pérez Sierra)가 주도로 비평에서 시 창작에 이르기까지 연극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최초의 고전 연극 회의가 알마그로에서 개최됐다. 실제 무대와 학계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지속적인 공연을 기획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열린 이 회의는 국제고전연극제의 시초가 됐다.

한편 이 축제의 상징이기도 한 알마그로시의 코랄 데 코메디아스(Corral de Comedias)는 1953년이 복원이 시작돼 1955년 역사 예술 기념물로 지정됐다. 코랄 코메디아스(Corral de Comedias)는 희극 마당이라는 뜻으로 16세기 주택이나 여권의 중정에 만들어진 코미디 극장이다. 귀족들은 실내에서 중정으로 난 창이나 발코니를 통해 극을 관람했는데 이러한 형식은 현재의 상설 극장에 반영됐다. 스페인 연극의 황금시대를 함께한 극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까지 극장으로 쓰이고 있는 코랄은 두 곳이 남았는데 그중 하나가 알마그로 극장이다. 이곳에서는 연극 콘퍼런스와 더불어 스페인의 유명한 극작가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의 < 세비야의 별 > 등이 공연됐는데 이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1년 후 알마그로 고전 연극 페스티벌이 탄생했다. 스페인 연극의 황금시대를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위 연극제는 동서양의 16~17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고전 연극을 재평가와 현대화를 통해 보급하기 위한 축제로 확장됐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 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러시아, 이탈리아, 영국, 포르투갈, 폴란드 등의 다양한 고전극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포르투갈, 영국, 일본,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한국 등의 7개의 국제 극단과 2개의 공동 제작 극단이 참여했다.

한국은 2015년 제38회 페스티벌 주빈국으로 초청돼 파란달 극단의 작품 < 어리-어제의 연인 > 공연을 선보여 감성적이고 섬세한 작품으로 아시아 전통 문화의 정수를 선사했다는 평을 받은 적이 있다. 올해는 주스페인한국문화원(원장 식재광)과 알마그로 국제 고전극축제 재단의 초청으로 국립부산국악원은 2022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 탈춤을 7월 27일, 28일 밤 9시 폐막작으로 선보였다.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 연희인 수영야류를 현지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각색한 이번 작품은 해외에서는 알마그로에서 첫 선을 보이는 것이었다.

< 알마그로 국제고전연극제에 오른 '탈춤놀이' - 출처: 통신원 촬영 >

2015년 이후 9년 만에 알마그로를 찾은 한국문화는 달라진 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 마요르 광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큰 환호로 맞이했다. 저녁 9시지만 40도에 이르는 더위에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도 관객들은 열정적으로 < 탈춤놀이 >를 관람했다. 한 자매는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한국 < 탈춤놀이 >만을 보기 위해 알마그로를 방문했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익살맞은 연기, 신명나는 리듬과 춤을 통해 완벽하게 무대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었으며 경이로운 공연이었다."라고 극찬했고 "제가 사는 지역에서도 다시 한번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드리드 한류 커뮤니티의 카르멘은 "마드리드에서 2시간 운전하고 온 보람이 있었다."며 "함께 웃고 떠들고 춤추기를 좋아하는 스페인 정서에 딱 들어맞는 신명나는 공연이다."라며 크게 기뻐했다. 카스티야 라만차(Castilla-La Mancha) 지역 방송의 인터뷰에서는 한 시민은 "알마그로 공연 프로그램에 < 탈춤놀이 >가 들어가면서 더 국제적이고 경이로운 축제가 됐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또한 "폐막식인 공연 마지막 날에 관객들이 장단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신명 나는 장면을 보도하며 화합의 장을 이루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유명 작가들의 나라인 스페인의 유서 깊은 고전극 축제의 성지에서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한국의 < 탈춤놀이 >. 이번 공연을 통해 현지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한국의 전통문화가 스페인 현지에 소개돼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한류 'K-'의 뿌리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를 바라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 카스티야 라만차(Castilla-La Mancha) 지역 방송, Teatro tradicionalcoreano en Almagro | Festival Internacional de Teatro Clásico de Almagro - CMMPlay (cmmedia.es)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