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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 개최

2025-01-2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제18회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Five Flavours Asian Film Festival, Festiwal Filmowy Pięć Smaków)가 2024년 11월 13일부터 12월 1일까지 폴란드 바르샤바의 영화관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열린다. 2006년에 시작된 해당 영화제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그리고 남아시아 영화들을 집중 조명하며 최신작부터 아시아 영화 아카이브에서 발굴된 고전, 특정 감독의 회고전, 그리고 국가별 영화 리뷰를 선보이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는 뛰어난 영화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아시아 대중문화와 예술을 소개하고,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감독과의 만남, 토론회, 그리고 영화 주제에 대한 심층 논의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영화제는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동양적 이미지를 단순화하지 않고 아시아의 현대적이고 생동감 있는 모습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4년 영화제 프로그램은 독립 감독의 도전적인 작품, 상업적 성공을 거둔 대작, 그리고 정식 배급되지 않아 폴란드 관객들에게 생소한 다양한 영화들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영화에 담긴 주제와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초청된 게스트와의 대화와 강연도 마련돼 있다.

< 제18회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가 열리는 키노 무라노프 영화관 - 출처: 통신원 촬영 >

제18회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는 2024년 음력의 목룡의 해를 테마로 프셰므스와프 오스타셰프스키가 디자인했다. 그는 파이브 플레이버스 영화제의 그래픽 디자인을 수년간 책임져 왔다. 영화제의 뿌리는 2007년, 베트남 영화를 집중 조명한 소규모 행사에서 시작됐다. 이를 기획한 아르테리아 아트 재단은 바르샤바의 베트남 커뮤니티와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베트남이 폴란드에서 가장 큰 비유럽권 이민자 그룹임에 주목했다. 1950년대 후반 공산주의 국가 간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폴란드에 온 베트남 학생들로 시작된 이민자 사회는 1990년대 가족 이주로 더욱 확대됐다. 베트남 문화와 불교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파이브 플레이버스'이라는 이름은 부처의 다섯 가지 가르침을 상징하는 다섯 맛에서 유래했다. 이후 영화제는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로 영역을 확장하며 지역 영화에 대한 지식 부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해 왔다.

영화제의 하이라이트인 뉴 아시아 시네마(New Asia Cinema) 경쟁 부문은 현재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신선하고 창의적인 영화들을 선보인다. 방글라데시, 부탄, 미얀마, 캄보디아,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인도, 일본, 한국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에서 출품된 장편 영화들이 이 부문에서 경쟁을 펼친다. 선정된 11편의 작품은 파이브 플레이버스 영화제 그랑프리(Grand Prix)를 두고 경쟁하며, 2015년부터는 영화 애호가들로 구성된 시민 심사단이 우승작을 선정해오고 있다. 이는 비전문가 관객들에게 영화의 심사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며 영화제의 독창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 제18회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에서 소개되는 한국 영화 - 출처: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 페이스북 계정(@piecsmakow) >

김미영 감독의 영화 < 절해고도 >는 후회와 감정적 거리감, 그리고 야망과 내적 평화 사이의 섬세한 균형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윤철'은 한때 열정적인 조각가였지만 현재는 인테리어 시공업자로 일하며 창작에 대한 열망을 묻어둔 채 살아간다. 예술가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던 딸이 갑작스럽게 다른 길을 선택하면서 그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이 걸어보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가 깊어지던 중 인문학 강사 '영지'를 만나 희망을 발견하지만 삶의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이 다시 그를 시험한다. 영화는 해안 마을과 불교 사찰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인간관계와 후회, 그리고 외적 성공의 기준 속에서 충족감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성찰한다. 이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고민하거나 내적 평화를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과 깊은 여운을 남긴다. 김미영 감독은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영화 공부를 이어갔다. KAFA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교육기관 중 하나로 김 감독의 섬세한 스토리텔링과 인물 중심의 내러티브는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을 대표한다. 영화 < 절해고도 >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김미영 감독을 주목받는 신예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한편 2023년 제17회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에서는 한국 영화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정홍 감독의 영화 < 괴인 >이 뉴 아시아 시네마 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심사위원단은 "현실을 가장 가깝게 반영해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 작품"이라며 수여 이유를 밝혔다. 이 작품은 현실의 불안과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는 대담한 연출로 비평가들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한국 영화가 지난해 높은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도 또 다른 한국 감독이 뉴 아시아 시네마 부문에 이름을 올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미영 감독의 < 절해고도 >는 상실과 후회, 그리고 내적 평화를 향한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영화제의 주요 경쟁 부문에 포함됐다. 김미영 감독의 이번 작품은 인간관계의 복잡한 감정과 현대인의 고민을 다룬 섬세한 내러티브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 괴인 >이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면, < 절해고도 >는 삶의 선택과 후회를 성찰하게 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파이브 플레이버스 아시아 영화제 페이스북 계정(@piecsmakow), https://www.facebook.com/piecsmakow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폴란드/바르샤바 통신원]
약력 : 에피소든 운영 총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