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패션 비평가(Alice Aveshagen)가 "왜 엄마 소시지(Mammakorv)를 고집하시나요"라는 제목의 논평을 언론사 《SVD》에 기고했다. 해당 논평 기사에서 그가 '엄마 소시지'라고 언급한 것은 바로 롱패딩. 그는 이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도 전에 어디에나 (롱패딩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바로 엄마 소시지입니다. 서양 여성들을 질식시키는 듯한 형태 없는 원통형 실린더.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요?"라고 했다. 해당 논평은 "롱패딩은 섹시하지 않은 패션"이라고 주장했다.
<롱패딩을 입은 스웨덴 시민 - 출처: 'Expressen'/Henrik Isaksson/TT>
'엄마 소시지'라는 표현은 보통 유모차를 끌거나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 엄마들이 활동성이 좋은 롱패딩을 자주 입는다는 점을 희화화한 것이다. 이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해당 패션 비평가의 표현을 비판했고 스웨덴 내 다양한 언론사는 해당 표현을 언급하며 롱패딩의 유행에 대해 보도했다. 문학 연구자이자 작가인 조세핀 데 그레고리오(Josefin de Gregorio)는 "모성애 경험이 없는 패션 전문가가 엄마들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라며 비판했다.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리아 스베알란드(Maria Sveland)는 언론사 《Expressen》의 "섹시하거나 엄마 소시지 - 우리의 옷을 판단하는 것을 멈추세요."라는 기사를 통해 "엄마 소시지라는 표현이 엄마들에 대한 전형적인 괴롭힘 패턴"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이 논란에 대해 "여성, 특히 엄마들에 대한 문제라면 사람들은 일 년 내내 감시하고 판단하며 결코 모순되고 끝없는 수치심을 주는 일이 가능하다. 이 세상의 여성 혐오를 반영하는 엄마들에 대한 괴롭힘."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엄마들이 화려한 옷을 입으면 화려한 옷을 입었다고, 편한 옷을 입으면 편한 옷을 입는다고 지적하는 여성 혐오를 비판했다. 더불어 "이런 혐오를 중심으로 수십억 크로나 규모의 산업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수많은 여성이 불행해지고 이 문제에만 몰두하게 되면서 훨씬 더 중요한 것에 에너지(그리고 돈)를 투자하지 못하게 됐다."며 이번 논란을 꼬집었다. 한편 패션 저널리스트 사만다 에크만(Samanda Ekman)은 "엄마 소시지라는 명명이 반(反) 패션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비판했다. 작가 요한나 슈라이버(Johanna Schreiber)도 언론사 《Norra Skåne》의 기사를 통해 "여성들이 기능성을 생각해 롱패딩을 선택하는 현상을 '여성 해방'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여성이 엄마가 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편안함입니다. 1년 대부분 춥고 바람이 많고 습한 나라에서 '편안함'이란 튼튼한 겨울 부츠, 수천 개의 다양한 칸이 있는 부피가 큰 기저귀 가방, 모래 놀이터 가장자리에 앉았을 때 엉덩이를 따뜻하게 해주는 다운재킷을 의미합니다."라고 말하며 엄마들이 롱패딩을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스웨덴 공영방송사 《SVT》 또한 이번 '엄마 소시지' 논란에 대한 기사를 3건이나 게재했다. 한 기사의 제목은 엄마 소시지가 도시를 점령했다"로 영상을 통해 스톡홀름의 많은 시민들이 롱패딩을 입고 있는 모습을 포착하고 그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롱패딩에 대해 "편하다.", "좋다.", "따뜻하다."라고 착용 소감을 전했다. 실제로 통신원이 느끼기에도 몇 년 전과 비교했을때 요즘은 스톡홀름 거리에서 롱패딩을 입은 사람들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착용자는 대부분 여성들이고 연령대는 아주 다양하며 검은색부터 핫핑크까지 다양한 색깔의 롱패딩을 입은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SVT》는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포함한 소셜미디어용 숏폼 뉴스 영상에 롱패딩을 입은 한국인들의 영상을 삽입하며 "한 유튜브 계정(@Koreanow)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롱패딩의 유행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고 소개했다. 한국에서 한파를 위한 필수품인 롱패딩을 스웨덴에서 자주 보게 되니 반가울 따름이다. 이번 논란을 통해 오히려 스웨덴에서 롱패딩이 유행하게 되지는 않을까? 이미 화제성만으로도 롱패딩에 대한 홍보는 충분히 된 듯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SVD》 (2025. 2. 2). Varför envisas med ”mammakorvar”?, https://www.svd.se/a/nynVPx/varfor-envisas-med-mammakorvar - 《Expressen》 (2025. 2.10). Mammakorven är en symbol för frigörelse, https://www.expressen.se/kultur/ide/sexig-eller-mammakorv-sluta-doma-vara-klader/ - 《SVT》 (2025. 2. 12). Spaningen: Mammakorven kan bli ett anti-mode, https://www.svt.se/kultur/spaningen-mammakorven-kan-bli-ett-anti-mode - 《SVT》 (2025. 2. 6). ”Mammakorvarna” tar över stan, https://www.svt.se/nyheter/lokalt/stockholm/mammakorvarna-tar-over-stan - 인스타그램 계정(@svtnyheter), https://www.instagram.com/svtnyheter/reel/DGFcJMTsOYB/?hl=en
성명 : 오수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웨덴/스톡홀름 통신원] 약력 : 현) 프리랜서 번역가, 통역사, 공공기관 조사연구원 전) 재스웨덴한국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