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하면 떠오르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특별 현안을 제외하면 '황금빛 파고다', '전통의상 론지를 입은 사람들', '얼굴에 바른 노란색 천연 화장품 따낫카' 등 고유의 전통적인 요소가 우선적으로 연상된다. 그런데 과거 사례를 볼 때 미얀마에서는 '불교', '전통'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경우 민감한 반응을 얻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 3월 17일 미얀마 주요 일간지 《Eleven Myanmar(일레븐 미얀마)》는 "양곤-네피도-만달레이 고속도로 39마일 휴게소 내 '쉐펄린(Shwe Palin Restaurant) 음식점'에서 불탑 이미지 인쇄된 일회용 컵 압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불탑 관련 행정 당국 관계자는 3월 16일 해당 음식점에서 불탑(파고다) 이미지가 인쇄된 일회용 컵이 압수됐다고 전했다. 불탑 이미지가 인쇄된 일회용 컵을 이용해 차와 커피 등을 판매함에 따라 아직 사용되지 않은 일회용 컵 25개가 압수됐다. 해당 사건에 대해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인쇄된 불탑 이미지를 통해 미얀마의 정체성을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컵 디자인이 밋밋하지 않고 오히려 예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의 입장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에서 불교는 문화이자 자부심이다. 상징적인 불탑이 그려진 컵에 음식물을 담아 사용하면서 더러워지고,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에 대해 '파고다가 더럽혀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성한 이미지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이유로 불탑 관련 행정당국은 쉐펄린의 일회용 컵을 압수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불교가 미얀마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며 관련 사항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 음식점에서 사용된 불탑 이미지 일회용 컵 압수 관련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Eleven Myanmar >
한편 3월 22일 보도된 《Eleven Myanmar》의 기사는 미얀마 전통악기 중 하나인 본(한국의 북과 유사)의 희화화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 제목은 "뮤직비디오 <본띠멧(Bonti Mel)>과 관련해 제작 및 기획자 처벌"이다. 미얀마 정보부는 주요 상품 및 서비스법 제4조 (G)항에 따라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 및 배포사업을 주요 서비스사업으로 지정하는 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관련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등록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또한 해당 명령(명령 번호 32/2024)에 따르면 허가증을 소지한 제작자는 자신이 업로드할 콘텐츠를 사전 심사 위원회에 제출해 검열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보부는 가수 겸 작곡가 아웅파제이(Aung Pa Zay) 씨가 해당 허가증을 취득하지 않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뮤직비디오를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얀마 국민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전통악기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장면과 외설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이중적 표현이 포함돼 있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정보부에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향후 정보통신기기,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반드시 등록 허가증을 받고 심사위원회에 제출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미풍양속을 해치는 부분에 대해 강하게 제재할 것이라는 정부의 의지를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 '미얀마 전통악기를 희화화 한 뮤직비디오 제작 및 기획자 처벌' 관련 현지 언론 보도 - 출처: 'Eleven Myanmar'>
앞선 두 기사를 흥미롭게 넘길 수도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전통과 문화가 매우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에 어떤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미얀마에서는 자국 문화와 전통이 훼손되거나 가치가 하락하는 일에 대해 매우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얀마의 전통시장에는 파고다 모형이나 부처의 얼굴을 한 장식품, 전통의상, 기념품 등이 진열돼 있고 구매도 가능하다. 나무나 금속을 활용해 제작했기에 저렴해 보일 수는 있으나 물건의 가치를 넘어 이를 향한 현지인들의 마음의 크기가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처의 타투를 해 추방을 당한 외국인의 사례도 있듯 미얀마에서 지내거나 관광을 할 때 민감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Eleven Myanmar》 (2025. 3. 17). ရန်ကုန် - နေပြည်တော် - မန္တလေးအမြန်လမ်း၊ ၃၉ မိုင် ယာဉ်ရပ်နားစခန်းရှိ ရွှေပလ္လင်စားသောက်ဆိုင်တွင် အသုံးပြုနေသည့် ဘုရားစေတီပုံများ ရိုက်နှိပ်ထားသော တစ်ခါသုံးခွက်များကို သက်ဆိုင်ရာက သိမ်းဆည်း, https://news-eleven.com/article/301175 - 《Eleven Myanmar》 (2025. 3. 19). မြန်မာ့တူရိယာဗုံနှင့်ပတ်မများကို ပြက်ရယ်ပြု စော်ကားသဖွယ်ဖြစ်နေသော “ဗုံတီးမယ်” တေးသီချင်းဗီဒီယို ဖန်တီးထုတ်လွှင့်သူနှင့် စီစဉ်သူများကို အရေးယူမည်, https://news-eleven.com/article/301250
성명 : 곽희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얀마/양곤 통신원] 약력 : KOTRA 양곤무역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