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에서나 K-뷰티의 인기가 뜨겁다. 카자흐스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코스알엑스(COSRX)나 라운드랩(Roundlab)의 독도 시리즈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젊은 여성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한국에 여행을 다녀온 카자흐스탄 여성이라면 수하물 가득히 화장품을 담아 올만큼 한국 화장품 사랑은 대단하다. 예전에는 이렇게 한국에 다녀와야 한국 화장품 사용 및 구매가 가능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덕에 직접 사용해 보지 않은 젊은 여성들도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제품 소개뿐만 아니라 사용 후기, 화장품의 질감이나 효과에 대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카자흐스탄 소비자들의 한국 화장품 구매력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카자흐스탄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는 상당히 커졌으며 판매 방법 또한 오프라인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 판매도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온라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개인 인스타그램에서의 직거래 판매 방식을 통해서였다. 카자흐스탄 국민이 한국에서 직접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거나 한국에 거주하는 카자흐스탄 국민이 본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하고 개인적으로 주문을 받아 직거래를 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오픈 마켓 온라인 몰을 통한 거래가 활발하다. 카자흐스탄 국민의 모두가 사용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쇼핑몰이 하나 있는데 바로 '카스피 마가진'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은 한국의 옥션이나 지마켓과 같은 오픈 마켓으로 판매자는 자유롭게 물건을 소개하고 판매한다. 다만 한국의 오픈 마켓과 차이점이라면 카스피 온라인 몰은 그저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만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오픈 마켓은 소비자가 물건의 비용을 지불하고 판매자가 물건을 보낸 후에 구매가 확정되면 판매자에게 물건 비용을 전달한다. 이는 온라인 몰을 사용하는 소비자를 보호해 주며 안전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돕는 방식이다. 하지만 카스피 온라인 몰은 한국과는 사뭇 달라 소비자가 물건을 못 받거나 오배송되는 경우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판매자와 직접 연락을 취해 해결하라는 식이다. 온라인 몰에 한국 화장품을 검색하면 꽤 많은 브랜드명이 나열된다. 앞서 언급한 코스알엑스, 라운드랩 외에도 조선미녀, 아누아는 카자흐스탄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표 브랜드다. 그런데 이들의 가격이 심상치 않다. 보통은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2~3배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이 이곳 시장의 정석이다. 그런데 같은 브랜드, 같은 제품인데도 한국의 가격과 같거나 더 저렴한 경우도 보인다. 이곳에서는 유통 기한이 지난 공산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인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정가에 판매되는 제품과 저가의 상품을 비교해 보니 사진으로 제공되는 정보의 차이가 있었다. 정가에 판매되는 제품은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제품을 알리고 있었으나 저가 상품은 사진 한 장만 달랑 올려 광고하고 있었다. 한국 화장품을 자주 구매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잘 됐구나'하고 저가 상품을 구매할 것 같았다. 사실 저가 상품은 정품 한국 화장품이 아닌 위조품이었다. 상자와 화장품 용기는 같으나 내용물은 알 수 없는 물건들인 것이다.
< 정품과 위조품 비교 1 - 화장품 용기의 색과 뚜껑의 차이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amelieshop.kz) >
< 정품과 위조품 비교 2 - 유통기한 표시 유무와 포장 상태 차이 - 출처: 인스타그램 계정(@amelieshop.kz) >
아스타나의 한 화장품 가게 소셜미디어에서는 정품과 위조품을 비교하는 동영상을 소개하고 있었다. 정품과 위조품의 차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포장 박스의 크기와 색, 화장품의 유통기한 표시 유무, 화장품 용기의 크기와 색 및 뚜껑의 크기에 눈에 띄는 차이점들이 있었다. 정품과 위조품의 제형이나 바른 후의 피부의 차이도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기에 특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이 업로드돼 있었다.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한국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요즘 한국의 경제 성장에 화장품이 큰 몫을 하겠구나 싶지만 이러한 위조품 판매 실태를 보고 나니 되려 한국 브랜드가 피해를 보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K-뷰티 위조품의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문젯거리는 아니다. 한국의 특허청과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에서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 한국의 뷰티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각 세계의 시장을 단속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의 상품이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것은 행복한 일이나 위조품과 같은 그림자가 드리운다면 세계 시장으로의 한국 화장품 수출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성장과 함께 위조품을 단속하는 것은 오늘날 K-뷰티가 풀어야 할 하나의 숙제라고 본다.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계정(@amelieshop.kz), https://www.instagram.com/amelieshop.kz?igsh=MWkxMGZpZGFubDYwYg==
성명 : 배현숙[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아스타나 통신원] 약력 : 아스타나 한인회 총무, 카자흐스탄 정부초청 장학생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