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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문화부 예산을 큰 폭으로 삭감한 대만 정부

2025-05-1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최근 대만 정부는 문화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지난 2월 11일 《Taiwan News(타이완 뉴스)》의 보도 내용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문화부와 외교부 간 협력을 통해 문화 외교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양 부처는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2025년 4월부터 10월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세계 엑스포에 대만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대만은 엑스포 기간 동안 우방 국가들과의 친선 행사를 통해 외교적 유대를 강화하고, 문화부와의 협력을 통해 대만의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을 아울러 다양한 문화유산을 선보이는 공연을 다채롭게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2025년은 '대만 문화의 해(Taiwan Cultural Year)'로 지정된 해로 일본뿐만 아니라 최근 대만과 적극적인 문화교류를 펼쳐온 체코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도 대만의 문화와 예술을 적극 소개한다.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문화적 존재감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기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고궁박물관 유물 전시회를 비롯해 대만 예술가들의 무용, 음악, 시각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이 포함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야심 차게 준비되고 있는 문화 외교 프로젝트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25년 1월 대만 입법원은 문화부 예산 중 약 11억 TWD(약 54억 원)를 삭감하고 34억 TWD(167억 원)를 동결하면서 문화계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영국 노팅엄대학교(University of Nottingham) 산하 '대만 연구 허브(Taiwan Research Hub)'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매거진 《Taiwan Insight(타이완 인사이트)》는 3월 28일 보도에서 "이 같은 예산 삭감이 대만 문화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대만이 국제 사회에서 자국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심각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만 정부는 지난 10여 년 동안 대만콘텐츠진흥원(Taiwan Creative Content Agency, 文化內容策進院)의 설립을 비롯해 타이베이 뮤직 센터와 가오슝 뮤직 센터 등의 인프라를 조성하며 국제 예술 교류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해왔다. 이런 노력을 통해 대만은 문화산업 발전의 모멘텀을 확보했으며 이를 위한 문화부 예산은 전체 정부 예산의 1%에 불과했지만 이는 대만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됐다. 

하지만 2025년 문화부의 미디어 홍보 관련 예산은 전액 삭제됐고 전임 차이잉원 총통의 주도로 설립된 대외 홍보 플랫폼 '타이완 플러스(Taiwan Plus)'의 예산도 대폭 축소됐다. 《Taiwan Insight》는 "'타이완 플러스'의 예산이 20% 삭감되고 30%가 추가로 동결돼 총예산의 절반가량이 실질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당 플랫폼의 낮은 다운로드 수 등을 예산 삭감의 이유로 언급했지만 '타이완 플러스'는 아시안 아카데미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등 국제 시상식에서 수상한 이력이 있으며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 대만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왔다고 평가받는다.
 
문화계 인사들은 이번 예산 삭감이 크리에이티브 엑스포 타이완(Creative Expo Taiwan)과 같은 국제 행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대형 문화 행사는 해외 관람객과 참가자를 유치하기 위해 언론과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부의 미디어 프로모션 예산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향후 타이베이국제도서전(TIBE)이나 오사카 엑스포와 같은 주요 행사가 예전처럼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Taiwan Insight》는 정부의 관련 예산 삭감으로 인해 미디어 기반 홍보가 약화된 상황에서 대만 문화의 국제적 존재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2025 타이베이국제도서전 현장

< 2025 타이베이국제도서전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대만 정부는 문화 외교의 외연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책을 구상 중이지만 갑작스럽게 줄어든 관련 예산으로 인해 현실적 제약에 부딪힌 상황이다. 문화 외교라는 기회와 예산과 관련한 제약을 동시에 맞이한 대만 문화계가 앞으로 국제 무대에서 어떠한 전략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Taiwan Insight》 (2025. 3. 28).  Taiwan’s Budget Cuts Limit Taiwanese Cultural Industries and its International Voice, https://taiwaninsight.org/2025/03/28/taiwans-budget-cuts-limit-taiwanese-cultural-industries-and-its-international-voice/?utm_source=chatgpt.com
- 《Taiwan News》 (2025. 2. 11).  Taiwan to boost cultural diplomacy efforts, https://www.taiwannews.com.tw/news/6034527?utm_source=chatgpt.com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대만/타이베이 통신원]
약력 : 국립정치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