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요리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Culinary Class Wars)>을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임희원 셰프가 지난 4월 12일 싱가포르에서 특별한 행보에 나섰다. 싱가포르의 유명 한국 레스토랑 '구움(GUUM)'의 1주년을 기념하는 협업 이벤트로 현지인들에게 한국의 전통 음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며 한식의 글로벌 가능성을 알렸다.
< '구움(GUUM)'의 오너 겸 셰프 루이스 한과 임희원 셰프 - 출처: 통신원 촬영 >
임희원 셰프는 이번 협업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싱가포르 분들께 제가 해석한 한식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구움 팀의 철학과 에너지가 마음에 들어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양한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싱가포르 현지화에 주력해 온 구움은 전통성과 창의성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점에서 임 셰프의 철학과도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 행사 현장에서는 싱가포르 식재료와 한국 전통 조리법을 절묘하게 결합한 다양한 메뉴가 소개됐다. 임희원 셰프의 시그니처 메뉴인 야채 사시미 플래터를 비롯해 두부 소스 육회, 가지 멘보샤, 마라 비빔면, 제주 멜젓과 함께하는 고기 플래터 등이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한식 특유의 복합적인 양념과 간결한 맛이 현지인의 입맛에 맞도록 조화롭게 조율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한 참석자는 "한국 전통 음식의 깊이를 살리면서도 싱가포르에서 익숙하게 느껴지는 새로운 맛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좌)이벤트 메뉴판, (우)현지인들로 가득찬 식당 내부 - 출처: 통신원 촬영 >
넷플릭스 오리지널 요리 예능 프로그램 출연 이후 글로벌 활동을 이어온 임 셰프는 "세계를 더 넓게 바라보게 됐고 한식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 활동을 통해 한식은 단순한 요리법을 넘어 문화와 감성을 전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라는 점을 더욱 절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상황과 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전통을 해석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을 무조건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한식의 본질을 살리되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싱가포르 협업은 이 같은 철학이 실제 구현된 자리였다.
< 현지인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육회와 야채 사시미 플래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임 셰프는 "다양한 나라에서 한식을 소개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열려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어디서든 한국 음식을 통해 문화적 감성을 전달할 수 있다면 기꺼이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만약 세계에 단 하나의 한국 전통 음식을 소개할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닭칼국수'를 꼽았다. 그는 "닭칼국수는 따뜻하고 편안한 맛을 지녔기 때문에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쉽게 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업은 단순한 한식 체험을 넘어 한국 음식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도시이기에 한식 역시 더욱 창의적인 방식으로 소개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구움 관계자 또한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통해 한식의 새로운 얼굴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현지에서도 친숙한 바베큐를 한국식으로 제공한 고기 플래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국 전통 음식의 세계화를 향한 임희원 셰프의 여정은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다. 그가 전하는 따뜻하고 유연한 한식의 이야기는 앞으로 더 많은 세계인의 식탁에 닿으며 K-푸드의 세계적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싱가포르 내 다른 한국 음식점들도 한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적 한식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전통 궁중요리, 한국식 중화요리, 포장마차 스타일, 길거리 음식 콘셉트까지 다양한 형태의 한식이 현지인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아시아의 허브인 싱가포르에서 K-푸드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약력 : 노보진(NovogeneAIT Genomics Singapore Pte.Ltd.)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