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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2025년 벨기에의 문화정책

2025-06-1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벨기에는 크게 북쪽 네덜란드어를 사용하는 공동체 플란더스(Flanders)와 남쪽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공동체 왈로니아(Wallonia)로 나누어져 있다. 플란더스는 네덜란드어로 '플란더런(Vlaanderen)'이고 왈로니아는 프랑스어로 '왈로니(Wallonie)'다. 벨기에는 네덜란드어 화자가 약 60%이고 프랑스 화자가 39%, 그리고 독일어 화자가 1%를 차지한다. 이들은 언어에 따라 네덜란드어 공동체, 프랑스어 공동체, 독일어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벨기에 공식어도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렇게 3개다. 언어와 지역을 기준으로 한 연방제 국가인 벨기에에는 수도 브뤼셀에 연방정부가 있고, 지역에 따른 플란더스, 왈로니아, 브뤼셀 수도권 세 지역 정부, 그리고 언어에 따른 세 공동체 정부가 존재한다. 유럽에서도 가장 복잡한 정치 구조를 가진 국가 중 하나다. 연방정부는 외교, 국방, 세금 등 권한이 있으며 공동체 정부는 문화, 교육, 언어, 그리고 지역 정부는 경제, 교통, 환경에 대한 권한을 가진다. 

벨기에 사람들은 자신들을 '벨기에인'이라는 개념보다 '플레미쉬(네덜란드어 공동체)' 또는 '왈스(프랑스어 공동체)'로 인식하며 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고 간주할 정도로 언어, 문화, 경제적 차이가 크다. 플란더스의 극우주의자들은 부유한 북쪽의 세금이 가난한 남쪽의 왈로니아로 흘러들어가는 것에 불만을 품고 벨기에라는 나라를 해체하고 독립할 것을 주장한다. 공동체 정부가 교육 분야에 권한이 있다 보니 두 지역 간 교육 내용과 학교 방학도 다를 정도다. 통신원은 벨기에 문화와 상업의 중심인 북쪽 네덜란드어 공동체 정부(이하 플란더스 정부)의 2025년 문화정책에 대해 살펴봤다.
플란더스 정부의 문화, 청소년 및 미디어부 홈페이지

 < 플란더스 정부의 문화, 청소년 및 미디어부 홈페이지 - 출처: 'Vlaanderen.be' >

플란더스 정부의 2025년 문화정책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점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디지털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한 것이다. 단순히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수준이 아니라 문화 생태계 전체를 디지털 기반으로 재편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예술가와 기관이 데이터를 활용해 창작과 운영을 하도록 유도하며, 문화 기관의 디지털 성숙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디지털 콘텐츠 교육 및 워크숍을 등 맞춤형 지원을 보장한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 확대와 새로운 관객 창출과 함께 문화산업이 디지털 기술 기반의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변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번째로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문화 투자 의무화 추진 정책이다. 이것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이 지역 문화 콘텐츠에 일정 비율의 수익을 재투자하도록 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로 자국 문화의 주권 보호와 청년 창작자 및 소규모 제작사를 지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실제로 유튜브, 틱톡 등 거대 플랫폼에 대해 수익의 2~4%를 플란더스 지역의 영상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 정책은 유럽 내에서도 보기 드문 디지털 플랫폼 규제형 문화 보호 모델로 앞으로의 성과가 주변 유럽 국가들의 자국 문화 보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는 비전문 예술가 및 지역 예술에 대한 지원 강화 정책이다. 플란더스 정부는 아마추어 예술을 단순 취미나 여가가 아닌 문화 참여의 근간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별도의 아마추어 예술 법령을 제정해 2025년부터 보조금, 세금 혜택, 교육, 교류 프로그램 등 체계적 지원을 꾀한다. 아마추어 예술가 및 소규모 예술 단체에 대한 재정 및 제도적 지원을 확대해 지역 문화 활동이 보다 활발해지도록 유도하고 청소년과 노년층, 이민자 커뮤니티 등 사회적 소외계층의 문화 참여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 정책은 문화 민주주의 실현과 사회적 포용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문화유산의 현대적 재해석 시도다. 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재활용하려는 정책인데 2026년에 새로운 문화유산 전략 노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통 문화유산을 현대 사회와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으로써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해설 프로그램을 도입해 현지 청년층 및 해외 방문객들에게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벨기에 플란더스 정부는 문화정책을 기술, 사회 통합, 국제 경쟁력 강화의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관련 정책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유럽 내 문화정책 트렌드의 선도적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벨기에 사회에서 플란더스 정부는 문화가 사회 전반의 통합과 창의성을 증진하는 핵심 요소라고 간주하고 이에 알맞은 문화정책을 수립한다. 즉 플란더스 정부의 문화정책은 문화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해 모든 시민들이 자신만의 문화적 표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참여와 소통을 증진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플란더스 문화, 청소년 및 미디어부 홈페이지, https://vlaanderen.be/cjm/nl/cultuur
- 플란더스 디지털 문화유산 플랫폼, https://meemoo.be
- 비전문 예술가 지원 플랫폼, https://kunstwerkt.be

통신원 정보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K-Heart 대표, 겐트대학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