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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판소리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 폴란드 내 순회공연 성료

2025-06-1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폴란드의 대표적인 아동문학 작품이 한국 전통 예술인 판소리와 만나 새로운 무대 위에 되살아났다. 주폴란드 한국문화원과 바르샤바 역사문화재단은 5월 한 달간 창작판소리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를 크라쿠프(Kraków), 바르샤바(Warszawa), 포즈난(Poznań) 등 폴란드 3개 도시에서 순회공연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주관하는 2025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해당 사업은 재외한국문화원(홍보관)과 협력해 한국의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단체)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는 전통 판소리의 현대적 해석을 목표로 기획됐다. 이 프로그램은 국립현대무용단과 주스웨덴 한국문화원, 주영 한국문화원,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이 협력해 운영하는 순회 공연으로 스웨덴에서 첫 무대를 올리며 시작을 알렸다. 폴란드 국민 동화 작가 마리아 코노프니츠카(Maria Konopnicka, 1842–1910)의 대표작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를 원작으로 한국과 폴란드 양국 예술가들이 협업해 동화적 상상력과 전통 음악, 현대적 무대 해석이 결합된 새로운 공연으로 완성됐다.
바르샤바의 스투디오 극장에서 열린 창작판소리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 바르샤바의 스투디오 극장에서 열린 창작판소리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

 < 바르샤바의 스투디오 극장에서 열린 창작판소리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 - 출처: 통신원 촬영 >

작품은 한국의 장서윤 소리꾼이 창작과 판소리 구성을 맡았으며 장구 연주자 이유주, 폴란드 즉흥 더블베이스 연주자 라파우 마주르(Rafał Mazur), 전자음악 및 트럼펫 연주자 아르투르 마예프스키(Artur Majewski)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전통 판소리의 서사 구조에 전자음과 즉흥 연주가 결합돼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독창적인 사운드와 무대를 구현해냈다. 공연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한 총 8개의 장으로 구성됐으며 각 장은 삶과 성장, 환상과 현실을 교차시키며 진행됐다. 전통 판소리 장단과 창법으로 시작한 도입부에서는 인생의 고통 속에서도 기쁨과 후회 없는 삶을 지향하자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됐다. 

극중 마리샤는 가난한 마을의 젊은 여인으로 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된 뒤 귀족 가문의 하녀로 팔려간다. 극심한 노동과 착취 속에서 삶에 대한 회의와 상실을 겪던 마리샤는 어느 봄날 들판에서 말하는 사슴을 만나며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선다. 학대를 피해 도망치던 중 기절한 마리샤는 동물들의 도움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코자첵-오프젝'이라는 난쟁이가 등장해 여정에 전환점을 만들어낸다. 난쟁이의 안내로 여왕을 찾아 나선 마리샤는 신비롭고도 위험한 자연을 통과하며 점차 여왕의 위엄과 아름다움에 감화된다. 마침내 여왕 앞에서 거위들을 돌보던 마리샤는 삶의 고통을 되새기며 절망이 아닌 기쁨과 희망을 선택한다. 이후 숲에서 구조돼 아기 거위들과 함께 살아가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다시금 발견한다. 마리샤를 도왔던 난쟁이들이 각자의 길을 향해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 마지막 판소리는 이별 속에서도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다.
스투디오 극장에서 열린 창작판소리 공연 후의 전통주 리셉션 - 출처: 통신원 촬영

 < 스투디오 극장에서 열린 창작판소리 공연 후의 전통주 리셉션 - 출처: 통신원 촬영 >

첫 공연은 5월 14일 크라쿠프의 와즈니아 노바 극장(Teatr Łaźnia Nowa)에서 열렸다. 2005년에 설립된 이 극장은 크라쿠프 노바후타(Nowa Huta) 지역의 문화 중심지로 현대 연극 및 다양한 공연예술을 꾸준히 선보여 온 대표적인 예술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 공연은 5월 15일 바르샤바의 스투디오 극장(Teatr Studio) 메인 무대에서 진행됐다. 2025년 바르샤바 국제도서전(Warsaw International Book Fair 2025)의 공식 부대행사이자 '주빈국의 밤(Exhibitor’s Evening)'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본 공연은 초청 인사만 참석 가능한 비공개 행사로 진행됐다. 공연은 도서전 오프닝 및 시상식 이후 이어졌으며 뜨거운 박수갈채 속에 막을 내렸다.

공연 직후에는 한국 전통주 리셉션이 마련됐다. 전통주와 핑거푸드를 곁들인 여운의 시간도 이어졌다. 마지막 공연은 5월 18일 포즈난의 자멕 문화센터(Centrum Kultury ZAMEK)에서 개최됐다. 자멕은 연간 2,500여회의 문화예술 행사를 개최하며 현대미술·공연·영화·문학 등 다양한 예술 분야의 작품을 소개해 온 폴란드의 대표 복합 문화공간이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 투어링 케이-아츠 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지역 관객들에게 한국 전통 판소리와 폴란드 고전 동화의 이색적인 융합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했다. 창작판소리 <난쟁이들과 고아소녀 마리아>는 단순한 문화교류를 넘어 서로 다른 역사와 감성을 지닌 양국이 전통과 상상의 언어로 공감하고 연결된 예술적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폴란드/바르샤바 통신원]
약력 : 에피소든 운영 총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