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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제위기 속 역설 - 한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다

2025-07-0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류의 글로벌 인기를 평가하는 데는 여러 방식이 있다. 국가별 한류의 인기도와 대중화 단계를 0~5점 범위에서 측정하고, 쇠퇴·중간성장·고성장으로 구분한 한류 심리지수를 0~130 범위로 도출해 현재 성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브랜드 영향력, 소비 규모, 디지털 영향력, 소비 분석, 팬덤 규모, 소비자 집단 분류 등의 기준을 통해 최종적으로 한류 인기를 가늠한다. 「2024 글로벌 한류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한류 관련 보도량 4위를 기록했으며, K-드라마가 29.6%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글로벌 한류 순위 10위권에 안착하면서 한류 인기가 여전함을 확인해 주었다. 

심각해져 가는 튀르키예의 경제 악화의 영향으로 그동안 소비자로서 한류 소비재산업을 꾸준하게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온 현지 한류 팬들의 구매력이 감소하면서 튀르키예 내 관련 산업 전반이 침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대두됐다. 그 가운데 한류산업 성장에 있어 중요한 동력이었던 현지 한류 팬들이 이제는 동시에 생산자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한류산업을 성장하게 하는, 기존과는 정반대의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피상적이지 않은 객관적 논거로 기술하기 위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현지 경제 상황과 한류 연관산업 소비 양상은 어땠는지 공신력 있는 기관의 통계자료를 통해 비교해 봤다.

지난 5년간 튀르키예는 그야말로 국가적 재난의 연속을 겪었다. 큰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튀르키예 소비자들의 구매력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0월 튀르키예의 서부 이즈미르주에서 규모 7.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2021년 7월에는 남부 안탈리아주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고, 2023년 2월에는 카흐라만마라쉬주를 중심으로 남동부 지역 11개 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7.9와 7.9 규모의 대지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튀르키예는 지난 5년 동안 사상 초유의 국가적 재난을 겪으면서 인명피해는 물론 천문학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2020년 이즈미르 대지진 2021년 안탈리아 역대 초대형 산불, 전소된 화력발전소

< 2020년 이즈미르 대지진 - 출처: 통신원 촬영(좌), 2021년 안탈리아 역대 초대형 산불, 전소된 화력발전소 - 출처: 통신원 촬영(우)>

023년 카흐라만마라쉬 대지진 사진 초인플레이션과 함께 몰아 닥친 조기퇴직 시행

< 2023년 카흐라만마라쉬 대지진 - 출처: 통신원 촬영(좌), 4.85% 초인플레이션과 함께 몰아 닥친 조기퇴직 시행 - 출처: 통신원 촬영 (우)>

85%의 초인플레이션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2022년에는 리라화 화폐 가치 하락까지 겹쳐 실제 체감 물가는 400% 이상일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2025년 올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튀르키예 정부가 지난 2023년도 시행한 연금법 개정으로 225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갑자기 조기퇴직을 하게 됐는데, 4050 젊은 퇴직자들이 높은 물가에 경제적 빈곤을 겪게 됐기 때문이다. 국가가 조기퇴직 제도를 시행하는 주된 이유는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함이며 이는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보상적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바꿔 말하면 그만큼 튀르키예 서민들의 가계 경제 악화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통신원의 제안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의 통계 자료를 근거로 본 지면을 통해 제안해 보려고 했던 아이디어에 매우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놀랍게도 지난 5년 간 계속 된 경제악화로 튀르키예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한 시점에도 그와 동시기 주요 한류 소비재산업의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즈미르 대지진이 발생한 2020년과 2023년 85.5%의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을 시기만 제외하고 한류 소비재산업의 전 분야에서 증가 수치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경제위기 시점에 따른 한류 소비재 지출 증감

<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주요 경제위기 시점에 따른 한류 소비재 지출 증감 - 출처: 통신원 정리 >

이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한류'라는 문화적 유대감이 경제적 절망과 자연재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더 단단해져 왔음을 실제 소비 결과를 통해 보여주는 역설적 현상이다. 통신원은 바로 여기서부터 제안을 시작하려고 한다. 튀르키예 한류의 규모가 더 성장해 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한류'라는 문화 밖에 서 있던 일반인들까지 자발적으로 들어와 실질적인 한류 소비를 소비하며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악의 경제 악화를 겪으며 구매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일반인들이 역설적으로 계속 성장해 가고 있는 한류산업의 자리 안으로 들어와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창출해 주며 자발적인 생산자가 되게 해주는 것이다. 실질적 소득도 얻으며 튀르키예 한류 소비재산업의 생산자와 소비자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2025년 튀르키예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조기퇴직으로 직장을 잃은 40대, 50대가 높은 생활 물가에 경제적 빈곤에 처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4050은 튀르키예 한류 콘텐츠산업에서도 주요 소비층에 속한다. 2020년부터 2025년 동시기에 개최된 주요 한류 행사에 참석한 이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한류 콘텐츠별 호감을 보인 연령대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전문기관 통계 결과와도 다르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통계에 따르면 케이팝은 1020에서 여성 팬의 비중이 높고 남성 팬도 증가하고 있다. K-드라마는 20대에서 40대의 여성이 주를 이뤘고, 4050 남성도 일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K-뷰티는 20대부터 40대까지의 여성이 중심을 이뤘는데 최근 5년 사이 10대 여성층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푸드는 20대에서 40대로, 특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K-웹툰은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10대, 20대, 30대 남녀 모두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튀르키예 내 주요 한류 행사 스케치1 튀르키예 내 주요 한류 행사 스케치2
튀르키예 내 주요 한류 행사 스케치3 튀르키예 내 주요 한류 행사 스케치4

< 튀르키예 내 주요 한류 행사 스케치 - 출처: 통신원 촬영 >

최악의 경제적 시기에도 역설적으로 성장해 온 한류 소비재산업의 확장과 성장을 위해 현지인들이 직접 한류산업의 새로운 생산자가 되어 성장의 실제 모델로 자리 잡아온 예를 소개하며 글을 마칠까 한다. 첫째, 기획사 개념으로 케이팝 아티스트를 발굴하며 현지인들이 자체 케이팝 행사도 개최하며 굿즈를 만들어 수익까지 창출한다. 둘째, 현지인들이 K-웹툰을 표방해 직접 스토리를 입혀 작품을 만들고 마찬가지로 수익도 만들고 있다. 셋째, 현지인들이 직접 케이팝 안무 학원을 오픈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소셜미디어에 게재해 유튜브 수익이나 수강료를 창출한다. 마지막으로는 현지인들이 직접 기획한 K-푸드 행사에서 현지인들이 직접 한식을 소개하거나 직접 만들어 체험해 보는 모습이다. 

좋지 않은 경제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소비를 만들어 내며 꾸준하게 성장해 온 K-소비재의 무대를 통해 이제는 튀르키예인들도 새로운 생산자로 참여해 이곳에서 한류가 더 확장해 가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튀르키예/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YTN world 해외 리포터, 민주평통 남유럽협의회 튀르키예 지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