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에 시작된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OKTA)의 역사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OKTA)의 역사는 1981년 한국이 극심한 정치, 경제적 혼란을 겪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서거와 1980년 전두환 정권의 출범은 한국 사회 전반에 깊은 불안을 가져왔다. 여기에 경제적으로는 제2차 오일쇼크로 인한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30%를 넘었고 대외 채무 급증 등 복합적 위기가 겹치는 때였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 해외 거주 한인 경제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 옥타(OKTA) 창립의 출발점이었다.
< 월드옥타 이종구 고문 - 출처: 통신원 촬영 >
창립 주역들과 해외 한인 경제인 연대의 시작 월드옥타 이종구 고문은 통신원과의 인터뷰에서 창립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자세히 소개해 주었다. 1981년 8월 미국 재미한인경제연협회 정우상 회장(5대)이 한국이 너무 어지럽다. 중국에 있는 화상들이 중국을 도와주듯, 이스라엘에 있는 이스라엘이 아메리칸 클럽 사람들이 미국 정부를 움직일 정도로 힘이 있듯, 우리 재외동포도 모여서 뭔가를 하자고 제안한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정우상 회장의 제안에 따라 미국, 일본,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던 12명의 한인 경제인이 모였다. 12명의 한인 경제인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국가 경제의 회복을 위해 모인 12만 8천 달러 후원금을 가지고 1981년 4월 4일 청와대를 찾아가 전두환 대통령에게 방위성금을 전달하면서 현재의 옥타가 태동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했다. 어려움에 처한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외 한인 경제인이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모아 성금으로 전달했다는 소식이 주요 언론사를 통해 전해지면서 전 세계 더 많은 해외 한인 동포 경제인의 연대를 이끌어 내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종구 고문은 옥타가 1981년 창립 후 자발적 연대에서 시작해 지금은 글로벌 네트워크로 성장해 온 것에 큰 자부심을 표했다. 2025년 이스탄불 대회 개최와 글로벌 경제 환경 이러한 역사적 배경 아래 올해는 지난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실크로드의 종착지 이스탄불에서 '2025 옥타 유럽 유라시아 지역 경제인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30여 개국 150여 명의 해외 한인 경제인이 참가했다. 월드옥타 제22대 박종범 회장은 환영사에서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 중소기업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문을 시작했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불안정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까지 강화되고 있어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 월드옥타 박종범 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스탄불의 전략적 의미와 옥타 네트워크의 가치 이번 대회가 개최된 이스탄불은 유럽과 유라시아 지역 가까운 곳에서 두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이 지역에서의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고 활성화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됐다. 그런 면에서 월드옥타가 가진 강점은 출범 초기에도 그랬던 것처럼 세계 경제가 가장 어려워진 때 해외 한인 경제인이 서로 네트워킹을 이뤄 B2B(Business-to-Business)를 위한 영업 방식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실질적으로 사업 진출로를 함께 모색해 주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점이 큰 강점이라고 연사했다. 전 세계 70개국 151개 도시 지회에서 7,000명의 정회원과 28,000명에서 32,000명에 이르는 차세대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 가운데 해외 중소 한인 경제인이 서로에게 중요한 정보들을 공유하며 큰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회에 매년 참가하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개별 인터뷰에서 박종범 월드옥타 회장과 이종구 고문이 동일하게 언급한 '글로벌 네트워킹'이라는 단어는 흥미롭게도 이번 옥타 대회 모든 프로그램에 적용되는 핵심 키워드였다. 글로벌 네트워크와 한류의 연결고리 '글로벌 네트워킹'의 사전적 의미는 국경과 지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개인, 조직, 기업, 기기 등이 상호 연결돼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나 구조를 뜻하는데 옥타의 핵심 가치가 현재 그렇게 운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신원은 여러 연사들이 전한 메시지에서 계속 겹치는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단어가 이번 대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키워드가 될 거 같아 단어를 인지하고 대회 각각의 프로그램들을 지켜봤다. 놀랍게도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핵심 키워드가 각 프로그램마다 마치 조각조각의 퍼즐처럼 맞춰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먼저 연사들이 언급한 '글로벌 네트워크'는 전 세계 여러 대륙에서 다양한 직종의 사업을 하는 이들 간에 연대를 의미한다. 그런데 통신원의 관점에서는 그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K-컬처, 한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개막식 문화 공연 주요 장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개막식의 백미, K-컬처와 한인 경제인의 만남 첫날 개막식의 백미는 단연 한국문화 공연이었다. 공연의 서막은 장구춤으로 시작됐다. 예술인은 어려운 춤사위들을 자신감 있게 뽐내면서도 관객들에게는 온화한 미소로 공연의 시작과 끝을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장구춤 공연을 완벽하게 펼친 이는 다름 아닌 본 대회에 참가한 K-뷰티 업체 대표였다. 둘째 날 행사로 기업 대표와 바이어의 수출 상담회 시간이 마련됐는데 K-뷰티 수출 상담 부스에서 바이어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있던 대표가 통신원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 장구춤을 선보인 K-뷰티 중소기업 대표 - 출처: 통신원 촬영 >
중소기업 대표는 본인을 재일교포 3세라고 소개했다. 한국인으로서의 얼과 정신을 잊지 않고 계속 지켜 나가기 위해서 모국어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 문화예술에도 관심을 갖고 훈련하고 있다고 한다. 벌써 십수 년째 일본에서 K-뷰티 사업을 하고 있는데 한국의 예술을 통한 비즈니스를 하면 바이어들에게 훨씬 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K-뷰티 사업을 하는 또 다른 기업 대표는 미국 내 K-드라마의 인기가 대단하다면서 소비자들이 K-뷰티하면 모두가 드라마 속 주인공의 피부처럼 되는 줄 알고 호감도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한류는 사업하는 데 있어서도 큰 강점이 되지만 다른 대륙의 해외 한인 경제인과 전략적 사업 파트너로 네트워킹을 형성할 때도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면서 "한류의 혜택이 매우 크다."고 했다. 낯선 튀르키예를 방문했는데도 현지인들이 K-뷰티, K-컬처를 좋아하는 걸 보며 전혀 낯설지 않게 느껴질 정도라고 한다. 해외 한인 경제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한류가 해 주고 있는 셈이다.
< 최귀선 월드옥타 부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이 만난 최귀선 월드옥타 사업 관리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이 같은 K-컬처의 인기를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이제 앞으로는 옥타 회원들이 직접 현장에서 문화예술 공연, 전시 등을 직접 기획하는 것까지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옥타 회원들은 이미 현지에서 넓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지 한류 팬에게 인기 많은 케이팝 공연 같은 문화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면서 "결국에는 한류가 성장하는 만큼 해외 한인 기업인의 비즈니스도 수혜를 입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피날레는 케이팝 경연대회 결선 무대로 장식됐다. 100여 명의 경연 참가자들이 온라인 예선을 거쳤고, 본선에 진출한 10개의 팀이 대회 마지막 날 경합했다. 1위는 NCT 텐의와 라이즈의 을 믹스해 선보인 고등학생 카리야 엘리프 타메르(Karya Elif Tamer)가 차지했다. 통신원은 본 행사가 현지 케이팝 경연대회 참가자들에게는 어떤 대회로 비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1등을 차지한 카리야 엘리프와 인터뷰를 가졌다.
< 2025 월드옥타 케이팝 경연대회 1위 수상자, 카리야 엘리프 타메르 - 출처: 통신원 촬영 >
케이팝에 대한 관심은 언제, 어떻게 가지게 됐나요? 어릴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케이팝을 처음 알게 됐을 때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과 열정에 대해 부모님의 응원을 많이 해 주셔서요. 학업 중에도 공부하면서 저녁 때는 케이팝 댄스를 연습했어요. 9살 정도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케이팝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 2025 월드옥타 케이팝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곡은 어떻게 선택하셨나요? 이번 경연 대회에는 팀원이 없어 혼자 곡을 선택했어요. 저의 재능과 강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을 고르는 데 신경을 썼어요. NCT 텐의와 라이즈의 을 믹스해 봤는데 곡 선정과 구성을 잘한 것 같아요. 경제인들의 대회 안에 어쩌면 관계가 적어 보이는 케이팝 경연대회가 열린다고 했을 때 어떤 인상을 받았나요?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아주 넓은 시장을 가지고 있어요. 음식이나 뷰티 제품도 굉장히 발전한 국가죠. 한국과 관련된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K-푸드든 K-뷰티든 자연스럽게 케이팝과 연관이 있다고 느낄 거예요. 사실 이번 경연대회 공지를 처음 본 것도 한국 식당이었죠. 한류 연관산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해요. 만약 다음 월드옥타 행사에 케이팝 경연대회가 또 열린다면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먼저 저희에게 이런 기회를 준 것에 정말 감사해요. 지금까지 여러 댄스 경연대회에 참가해 왔는데 이번과 같이 큰 규모의 경연대회는 처음이거든요. 1등 상품으로 한국 왕복 항공권을 받았는데 저는 고등학생이라, 부모님께서 혼자 한국을 가지 마라고 하셔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다음에는 튀르키예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1등 상품이라면 좋겠어요. 아니면 1년간 케이팝 댄스를 배울 수 있는 학원비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지금도 혼자서 춤 연습을 하고 있거든요.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해외 한인 경제인들의 대회, '2025 옥타 유럽 유라시아 지역 경제인 대회'가 성료됐다. 특별히 이번 대회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원이, 국민의힘 박성민, 강승규, 정동만)이 참석해 해외 한인 경제인의 비즈니스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한류를 중심으로 해외 한인 경제인들의 비즈니스가 날로 더 확장돼 가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튀르키예/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YTN world 해외 리포터, 민주평통 남유럽협의회 튀르키예 지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