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멕시코 주요 언론들이 잇따라 한국 연예인의 자살 사건과 케이팝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집중 보도하면서 그동안 긍정적이고 열광적이었던 한류에 대한 시선이 비판적인 논조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팝과 K-드라마는 멕시코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멕시코 내 한류 팬 수는 약 2,780만 명인데 이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 또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K-드라마는 멕시코 지상파 방송에서도 전용 편성 블록을 가질 정도로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멕시코 언론은 케이팝산업의 화려한 모습 이면의 정신 건강 문제, 과도한 경쟁과 외모 압박, 기획사와의 갈등 등을 전면 조명하고 있다. 《El Financiero(엘 피난시에로)》, 《El Infobae(엘 인포바에)》, 《Milenio(밀레니오)》, 《El Heraldo(엘 헤랄도)》등 멕시코 주요 일간지들은 한국 연예인의 자살 사례를 연달아 다루면서 이는 단순한 비극이 아닌 산업 구조의 병폐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2024년 배우 송재림, 2023년 아스트로 문빈의 자살은 멕시코 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를 계기로 한류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하버드 국제 리뷰에 따르면 한국은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자살은 40세 미만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인구 10만 명당 26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중 연예인의 비율이 상당하다. 그러나 멕시코 언론은 단순 통계 이상으로 연예계 내부의 구조적 문제로 여러 가지 부정적 원인을 지목하며 "화려하지만 잔혹한 세계"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 2025년 세상을 떠난 한국 연예인을 언급한 멕시코 언론 - 출처: 'MSN' >
이러한 비판은 단순히 한국 연예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근 멕시코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아시아 정서와 맞물리며 한국문화에 대한 시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경기 하락과 중산층의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일부 현지인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 수입품 통관 지연 등의 문제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돌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 역시 예외는 아니며 현지 시장에서 "아시아인들 때문에 물가가 올랐다."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들릴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문화가 멕시코 청년층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일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부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가 멕시코 언론에 보도되며 그 불안감이 남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도 이러한 불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을 지닌 멕시코 대통령 역시 표면적으로는 문화교류를 지지하지만 한국문화가 현지의 문화를 대체하는 듯한 양상을 경계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멕시코 주요 언론이 한국 연예인의 자살을 집중 조명하는 것은 단순 보도를 넘어 멕시코에서 한류의 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수의 기사는 단순한 사건 소개를 넘어 기획사와의 갈등, 지나친 외모 기준, 팬과의 관계에서 오는 압박, 언론의 무리한 취재 등 자살의 원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케이팝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문화"라는 주장을 덧붙이며 과도한 상업화와 콘텐츠 과잉 수출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이 같은 맥락에서 케이팝이 유행을 넘어 문화적 가치를 지닌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산업 내부의 자성은 물론 아티스트들의 정신 건강과 권익 보호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멕시코처럼 문화적 수용도가 높은 국가에서의 한류의 인기 유지와 확산을 위해서는 문화외교 차원의 접근과 현지 사회와의 균형 있는 교류가 요구된다. 멕시코 언론의 이번 보도가 그저 일시적인 반응이 아닌 한국문화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MSN》 (2025. 6. 9). Estos son los suicidios que han sacudido a la industria K-Pop en 2025, https://www.msn.com/es-mx/noticias/mundo/estos-son-los-suicidios-que-han-sacudido-a-la-industria-k-pop-en-2025/ar-AA1Gtg8g?ocid=msedgdhp&pc=U531&cvid=8d125ff3b5ab42dc88a6b8453c1568fd&ei=15 - 《El Financiero》 (2025. 6. 9). La extraña muerte de Kim Jong Suk a los 29 años, modelo surcoreano que perdió todo su dinero, https://www.elfinanciero.com.mx/espectaculos/2025/06/09/muere-kim-jong-suk-modelo-surcoreano-a-los-29-anos-quien-era-y-que-le-paso/ - 《Infobae》 (2025. 6. 9). Kim Jong-seok: nuevos detalles de la muerte del modelo coreano salen a la luz, https://www.infobae.com/entretenimiento/2025/06/09/kim-jong-seok-nuevos-detalles-de-la-muerte-del-modelo-coreano-salen-a-la-luz/ - 《MILENIO》 (2025. 6. 9). ¿De qué murió Kim Jong Suk? Esto sabemos de la trágica muerte del actor y modelo surcoreano, https://www.milenio.com/espectaculos/famosos/de-que-murio-kim-jong-suk-esto-revelo-su-hermana-de-su-fallecimiento - 《Expreso》 (2025. 6. 9). Qué pasó con Kim Jong Suk: detalles del fallecimiento del actor surcoreano, https://www.expreso.ec/ocio/paso-kim-jong-suk-detalles-fallecimiento-actor-surcoreano-245548.html
성명 : 조성빈[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멕시코/멕시코시티 통신원] 약력 : 현) 한글문화원 원장 전) 재멕시코한글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