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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로봇이 뛰는 경기장,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世界人形机器人运动会)'

2025-09-0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8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 '2025년 세계로봇대회(World Robot Conference 2025)'가 막을 내리자마자 북경은 다시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8월 15일부터 국가스피드스케이팅홀(国家速滑馆)에서 세계 최초의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世界人形机器人运动会)'가 개막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16개국 280개 팀, 약 500여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가해 26개 종목에서 487경기를 치렀으며 총 26개의 금메달이 수여됐다.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로봇이 인간 사회와 일상 속에 어떻게 스며들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무대이자 미래 쇼케이스였다. 

대회는 사흘간 이어졌다. 개막일인 8월 15일에는 육상, 축구, 무술 등 전통 스포츠 경기가 펼쳐졌고 이튿날인 16일에는 자유체조, 호텔 서비스 시뮬레이션 등 응용·서비스 분야 종목이 무대를 채웠다.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4×100m 계주와 5대5 로봇 축구 결승전이 열려 관중의 환호 속에 폐막식을 맞이했다.
트랙 위를 달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인간 기록에 도전하다

< 트랙 위를 달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인간 기록에 도전하다 - 출처: '新华社' >

경기장에서는 다양한 종목이 관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권투 장갑을 낀 로봇 두 대가 맞붙은 격투기 경기에서는 로우킥과 스트레이트, 훅이 연이어 터지며 로봇이 쓰러졌다 다시 일어설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5대5 축구는 로봇들이 충돌하며 잇따라 넘어지고 코치가 직접 경기장에 들어가 로봇을 다시 세우는 장면으로 독특한 풍경을 만들었다. 달리기 종목에서는 중국 영익 테크놀로지(Lingyi Technology; 灵翌科技) 팀의 로봇이 우승을 차지하며 향상된 속도와 균형감을 과시했다. 머지않아 인간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무대 한편에서는 댄스 종목도 열렸는데 진시황 병마용 복장을 한 로봇 군무 팀이 1위를 차지하며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격투 링을 울린 강철 펀치, 로봇 복서들의 맞대결

< 격투 링을 울린 강철 펀치, 로봇 복서들의 맞대결 - 출처: '百度' >

병마용 군단의 군무, 예술과 기술의 만남

< 병마용 군단의 군무, 예술과 기술의 만남 - 출처: '北京日报' >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경기 중 하나는 단연 5대5 로봇 축구였다. 결승전에서는 독일 팀(HTWK Robots+Nao Devils)과 중국 팀(칭화대 화신)이 맞붙었다. 경기 초반 화신이 주도권을 쥐고 한차례 공격 끝에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에도 양 팀 모두 치열하게 맞섰지만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결국 화신 팀이 1대0으로 승리했다. 관중석에서는 마치 월드컵 경기를 방불케 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으며 로봇이 선사하는 스포츠가 더 이상 가상 세계의 상상이 아님을 실감케 했다.
월드컵 못지않은 함성, 5대5 로봇 축구 결승전

< 월드컵 못지않은 함성, 5대5 로봇 축구 결승전 - 출처: '央广网' >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자율 주행, 자율 조정 기술의 비약적 발전이었다. 불과 4개월 전 열린 '2025년 베이징 이좡 하프 마라톤 대회'때만 해도 대부분 로봇이 원격 조종 방식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상당수 종목이 완전 자율 모드로 진행됐다. 베이징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北京人形机器人创新中心)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텐궁 울트라(天工 Ultra)는 전 구간을 스스로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균형을 잡으며 완주해 자율 판단과 제어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증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의 발전 속도라면 향후 5년 내 가정용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도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단순히 걷고 뛰는 수준을 넘어 섬세한 작업과 위험한 환경에서의 대체 역할까지 로봇이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은 관람객들에게 놀라움과 기대를 동시에 안겨주었다.
시상대에 오른 로봇 선수

< 시상대에 오른 로봇 선수 - 출처: '百度' >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는 단순히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무대를 넘어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냈다. 중국 언론은 이번 행사를 "380억 위안 규모의 경기장 경제가 본격적으로 떠오른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이는 티켓 판매뿐만 아니라 경기 기반 콘텐츠, 스폰서십, 교육 프로그램 등이 결합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격투 경기에서 요구되는 순간적인 힘과 내구성, 축구와 달리기에서 필수적인 균형 제어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될 수 있다. 물류, 의료, 서비스 분야까지 확산될 여지가 크며 이번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이 시험대에 오른 자리이자 그 가능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됐다. 

더불어 수많은 연구자와 기업, 참가자들의 도전과 노력이 모여 이루어진 미래 사회를 향한 뜻깊은 장이었다. 인간과 로봇이 스포츠라는 공통 언어로 교감하며 기술은 발전했고 산업은 한층 더 확장됐다. 관중의 환호와 연구자의 열정, 기업의 도전이 어우러진 이번 운동회는 로봇이 더 이상 먼 미래의 상징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현실임을 보여주었다. 이는 곧 우리가 맞이할 '로봇과 함께하는 일상'의 첫걸음이자 새로운 스포츠 문화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이 무대는 단순히 기록을 겨루는 자리를 넘어 인간과 로봇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대의 축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中国新闻网》 (2025. 8. 13). 2025世界人形机器人运动会开幕在即 各参赛队伍紧张备赛中, https://baijiahao.baidu.com/s?id=1840335893771474771&wfr=spider&for=pc
- 《北京日报》 (2025. 8. 15). 1.7米全尺寸机器人舞出秦俑军团气势, 北舞联合科技企业惊艳世界赛场, https://baijiahao.baidu.com/s?id=1840511144107098163&wfr=spider&for=pc
- 《央广网》 (2025. 8. 18). 清华火神队夺得首届人形机器人足球5V5冠军 揭秘“逆袭”夺冠背后故事, https://finance.cnr.cn/ycbd/20250818/t20250818_527325247.shtml
- 《新华社》 (2025. 8. 18). 首个人形机器人“百米飞人”诞生, http://www.kepu.gov.cn/news/2025-08/18/content_386649.html
- 《环球网》 (2025. 8. 13). 吸引16个国家、280支参赛队伍 全球首个人形机器人运动会正式开幕,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menuId=1010000000&exhId=202506050001954

통신원 정보

성명 : 최현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북경)/북경 통신원]
약력 : 북경어언대학교 문학박사, Chengdu Yudi Technology Co., Ltd.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