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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9호-[미국] 뉴욕 연방법원, '테트리스 이펙트' 논픽션 작가가 영화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기각 판결(이철남)

2025-09-11 한국저작권위원회

주요내용

  • 2025 제9호-[미국] 뉴욕 연방법원, '테트리스 이펙트' 논픽션 작가가 영화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기각 판결(이철남)
  • 저작권 동향

    2025년 제9호

    미국

    • 2025 제9호-[미국] 뉴욕 연방법원, '테트리스 이펙트' 논픽션 작가가 영화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기각 판결(이철남)

    1. 개요

    • 2025년 3월 6일,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작가 대니얼 애커먼(Daniel Ackerman)이 애플, 영화감독, 테트리스 컴퍼니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애커먼은 자신의 논픽션 책 '테트리스 이펙트: 세상을 매혹시킨 게임(The Tetris Effect: The Game That Hypnotized The World)'이 2023년에 애플 TV+에서 공개된 영화 '테트리스'를 만드는 데 무단으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저작권 침해와 불공정 경쟁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법원은 원고가 제기한 모든 주장에 대해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하여 피고 측의 기각 신청을 승인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2. 주요내용

    • 1) 사실관계
      원고 애커먼은 기술 및 비디오 게임 전문 저널리스트이며, 2014년 '테트리스와 소련의 관계'를 주제로 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는 책을 집필하며 테트리스의 개발자 알렉세이 파지트노프, 사업가 헹크 로저스, 그리고 그의 딸이자 테트리스 컴퍼니의 CEO인 마야 로저스 등 핵심 인물들을 인터뷰했다. 2016년 7월, 애커먼 측은 출판 전 원고를 테트리스 컴퍼니의 홍보 담당자에게 전달했다.
      한편, 원고의 책을 영화화하려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2016년 9월, 테트리스 컴퍼니는 애커먼에게 그의 책을 영화화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라는 '중단 요구 서한(Cease-and-Desist Letter)'을 보냈다. 서한에는 회사가 이미 헹크 로저스의 삶을 다루는 자체 영상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며, 애커먼의 프로젝트가 이와 충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서한으로 인해 애커먼의 영화화 계획은 무산되었다.
      이후 애커먼은 2023년 3월에 공개된 영화 '테트리스'가 자신의 책을 무단으로 베껴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책이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독창적 표현이 섞여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실, 아이디어, 역사적 해석, 그리고 특정 주제를 다룰 때 불가피하게 사용되는 필수장면 이론을 제외하고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하였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했다.
      역사적 사실 및 실존 인물과 관련하여, 원고가 제기한 유사점들(예: 닌텐도의 게임보이 공개 장면, 특정 인물의 묘사, 헹크 로저스와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의 만남 등)은 모두 실제 발생한 역사적 사건이나 실존 인물에 기반한 사실이며, 저작권법은 작가가 독창적인 조사를 통해 발견한 사실이라 할지라도 그 사실 자체를 보호하지 않는다.
      표현 방식과 관련하여, 두 작품은 같은 사실을 다루더라도 그 표현 방식이 현저히 다르다. 예를 들어, 책은 닌텐도가 이미 테트리스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헹크를 영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묘사하지만, 영화에서는 헹크가 닌텐도에 테트리스의 가치를 처음으로 일깨워주는 '영웅'으로 그려진다. 필수장면 이론(Scènes à Faire)과 관련하여, 1980년대 소련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냉전 시대의 요소(국가 감시, 허니팟 등)가 등장하는 것은 그 주제를 다루기 위해 필수적인 표준 장치이므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
      한편, 원고의 책은 시간 순서를 따르지 않고 다양한 배경 정보를 제공하는, 포괄적이고 정보 중심적인 역사서의 느낌을 주는 반면, 영화의 경우 헹크 로저스를 중심으로 한 선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며, KGB 부플롯이나 자동차 추격신 등 허구적 요소를 추가하여 긴장감 넘치는 액션 스릴러로 각색되었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법원은 두 작품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느낌'도 완전히 다르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의 저작권 침해 주장을 기각하면서, 피고 측이 책에 접근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두 저작물 사이에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실질적 유사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3. 결론 및 시사점

    • 이 판결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작품에 대한 저작권 주장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논픽션 작가의 독창적인 표현 방식은 보호받지만, 그가 발견한 역사적 사실 자체는 후대의 다른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나 다른 콘텐츠를 제작하는 창작자들은 원작의 구체적인 '표현'을 베끼지 않는 한, 사실을 담은 자료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이다.
      한편, 비록 이 판결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실존 인물을 다루는 콘텐츠는 저작권 외의 법적 분쟁 가능성을 안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물의 묘사가 사실과 달라 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사적인 영역을 동의 없이 공개하여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경우 별도의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역사적 사실을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측면에서는 자유롭더라도, 실존 인물이나 그의 삶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때는 명예훼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당사자와 '라이프 스토리(life story rights)'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참고자료

    • - Ackerman v. Pink, U.S. District Court for the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 No. 1:23-cv-06952.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파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