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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도시를 걷는 세대, 중국 청년들의 새로운 여가문화

2025-12-0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최근 중국의 여가문화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거나 노래방(KTV)을 가는 것이 대표적인 스트레스 해소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러닝·요가·등산·자전거 등 건강 중심형 활동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한마디로 '술자리에서 러닝 코스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개인의 취향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사회 전반의 소비문화와 가치관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최근 발표된 「중국인 여가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인의 주요 오락 방식 중 노래방, 술집, 회식, 나이트클럽 같은 '술과 관련된 활동'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헬스·조깅·등산·자전거·배드민턴 등 신체 활동형 여가생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3년 전과 최근을 비교한 '중국인 여가 활동 보고서'

< 3년 전과 최근을 비교한 '중국인 여가 활동 보고서' - 출처: '红星新闻' >

중국인의 여가문화 변화

< 중국인의 여가문화 변화 - 출처: 바이두(百度) >

그 이면에는 세대 간 건강 인식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흐름이 있다. 1960년대생과 1970년대생으로 대표되는 중장년층은 과거 술자리와 회식이 사회적 관계 형성의 필수 요소로 여겨졌지만, 은퇴나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건강을 우선시하는 삶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 반대로 198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 및 2000년대생으로 이어지는 젊은 세대는 건강뿐만 아니라 '자기만의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임 중심의 음주보다는 혼자 운동하거나 친구 몇 명과 소규모로 산책·캠핑·보드게임을 즐기는 형태가 늘고 있다. 실제로 북경 주요 공원과 산책로에는 새벽부터 운동복 차림의 젊은이들이 눈에 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액티브 라이프'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무알코올 시대'로의 흐름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 의식이 크게 높아지면서 음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친구나 직장 동료와의 유대감을 위해 자연스럽게 술잔을 기울였지만 지금은 '술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그 결과 중국 내 주류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예컨대 국민주로 불리는 마오타이(茅台)가 최근 주주총회에서 접대용 술 대신 과일 주스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이는 전통적 '술 문화'가 기업과 사회의 공적 영역에서도 점차 사라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변화가 단지 '금주 문화'나 일시적 트렌드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의 젊은 세대는 건강을 중시하는 동시에 내면의 안정과 감정적 균형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명상, 독서모임, 보드게임 카페, 도시 캠핑, 전시 관람 같은 조용한 취미 활동이 인기를 얻고 있다. 북경, 상해, 선전의 도심지에는 도심 속 작은 힐링 공간이 빠르게 늘고 있으며 요가 클래스, 공원 러닝 클럽 등이 젊은 직장인들의 새로운 교류 공간이 되고 있다.
러닝에 나선 북경 시민들. 젊은 세대의 새로운 여가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 러닝에 나선 북경 시민들. 젊은 세대의 새로운 여가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 출처: '上观' >

이 같은 변화는 문화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술집이나 노래방 대신 무알코올 카페, 건강 음료 바, 스포츠 클럽이 늘고 있으며 주류 기업들도 논 알코올 제품이나 건강 콘셉트의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과거 술 문화가 도시 야간 경제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운동·휴식·힐링을 중심으로 한 소비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젊은 세대는 자기 돌봄(Self-care)과 균형 잡힌 삶을 중시하며 여가생활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출근 전 러닝을 하거나 주말에 요가 혹은 전시 관람을 즐기는 모습이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중국 사회의 가치관과 생활 문화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가 건강과 균형을 중시하며 여가 방식을 조정해 가는 요즘, 도시의 일상도 조금씩 다른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바이두(百度), https://www.baidu.com/
- 《青瞳视角》 (2025. 10. 29). 收藏健身教程 热衷打卡分享 95后引领“运动博主热”, https://baijiahao.baidu.com/s?id=1847270652124008372&wfr=spider&for=pc
- 《上观》 (2025. 3. 6). 国内年轻人为啥喜欢在城市公园跑步,先减肥才是科学跑马的前提, https://export.shobserver.com/baijiahao/html/870223.html
- 《红星新闻》 (2025. 5. 30). 中端自行车订单暴增70%!拥抱年轻人娱乐方式,运动赛事、公园骑行成创业方向, https://difang.gmw.cn/sc/2025-05/30/content_38061090.htm

통신원 정보

성명 : 최현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북경)/북경 통신원]
약력 : 북경어언대학교 문학박사, Chengdu Yudi Technology Co., Ltd.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