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이 되면 중국 전역의 대학 캠퍼스와 시험장 주변 공기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치르는 ‘가오카오(高考)’가 중국 사회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국가 공인 시험이라면, 대학 졸업을 앞둔 청년들에게는 또 하나의 중요한 관문이 있다. 바로 전국 석사 연구생 통일 입학시험, 이른바 ‘카오옌(考研)’이다. 2026학년도 중국 전국 석사 연구생 입학시험의 1차 시험이 2025년 12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치러졌다. 중국 교육부가 주관하는 이 시험은 국가 차원의 통일시험으로, 중국에서 석사과정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제도적인 절차다. 시험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복시(复试)로 구성되며 1차 시험에서는 정치이론, 외국어, 전공 과목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출제된다.

< 2026년 중국 전국 석사 연구생 입학시험: 베이징 공업대학(北京工业大学, Beijing University of Technology) 시험장 입실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베이징 시내 주요 대학 시험장 인근에서는 시험 전날부터 숙소를 구하려는 수험생과 보호자들로 붐볐다. 일부 대학 주변에는 '考研加油(시험 화이팅)'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응원 문구가 등장했고, 근처 카페와 독서실은 시험 직전까지 공부를 이어가려는 수험생들로 가득 찼다. 물론 카오옌이 가오카오만큼 대규모의 사회적인 이벤트로 다뤄지지는 않지만, 카오옌 역시 중국 청년 세대에게는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카오옌 응시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취업 시장의 경쟁 심화, 학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문성 강화에 대한 요구가 맞물리며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베이징(Běijīng)과 상하이(Shànghǎi) 같은 대도시에서는 명문대 석사 학위가 취업과 경력 형성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편 카오옌의 특징은 시험 문제에 있어 통일성과 차별성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정치이론과 외국어 같은 공공 과목은 전국에 통일된 출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전공과목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학별로 자율 출제가 허용된다. 또한 1차 시험 합격 이후 진행되는 복시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필기뿐만 아니라 면접, 연구계획 평가 등을 통해 지원자의 종합적인 역량을 검증한다. 중국 정부는 카오옌을 법으로 규정된 국가시험으로 관리하며, 시험의 공정성과 규율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는 매년 시험 기간마다 부정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 방침을 반복적으로 안내하며, 응시생들에게 법과 규정을 준수할 것을 당부한다. 이는 국가 차원의 인재 선발 시스템으로서 카오옌이 갖는 제도적인 무게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대학생들은 카오옌을 단순한 학력 상승 수단이라기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하나의 대응 전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물론 취업을 선택하는 이들도, 유학을 준비하려는 이들도 많지만 중국의 대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은 여전히 안정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로 여겨진다. 카오옌은 중국 사회가 청년 세대에게 요구하는 경쟁 구조와 교육 가치관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제도이다. 고등교육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증명하고, 국가 차원의 시험을 통해 그 과정을 관리하는 방식은 중국 특유의 교육 행정 시스템을 잘 드러낸다. 베이징에서 마주한 카오옌 풍경은 중국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과 선택의 무게를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바이두(百度)≫ (2025. 12. 19). 研考在即 教育部提醒广大考生诚信考试, https://baijiahao.baidu.com/s?id=1851904843577475121&wfr=spider&for=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