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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극 드라마 ‘축옥- 옥을 찾아서’ 한국서 인기,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

2026-04-3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중국 드라마는 그간 한국에서 상당 기간 동안 '마니아(mania) 전유물'에 가까운 위상을 유지해 왔다. 약 5~6년 전, 한국 시청자들에게 비교적 큰 인상을 남긴 중국 드라마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환락송(欢乐颂)>이나 <겨우, 서른(三十而已)>과 같은 현대극을 떠올릴 것이다. 직장인들의 일상과 현실 문제를 그린 이들 작품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유행했지만, 한국 콘텐츠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2026년 3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전희미(田曦薇) 배우와 장링허(张凌赫) 배우가 주연으로 등장한 사극 <축옥:옥을 찾아서(逐玉)>(이하 축옥)가 넷플릭스(Netflix) 글로벌 순위에서 6위에 오른 데 이어, 한국 넷플릭스 TV 시리즈 부문에서는 2위에 오르며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워 연일 화제를 모은 것이다. 수년 간 마니아 중심의 중국 현대극 소비에서 글로벌 OTT를 통한 중국 사극이 대중화되는 전환을 보여주는 이 사건에 대해 그 배경과 의미를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중국 드라마 '축옥: 옥을 찾아서'의 예고편 메인 포스터

< 중국 드라마 '축옥: 옥을 찾아서'의 예고편 메인 포스터 – 출처: 도우반(豆瓣) >

<축옥>, 어떻게 한국 시청자를 흔들었을까. 우선 여러 매체의 데이터를 보자. <축옥>은 중국 평점 사이트 도우반(豆瓣)에서는 총점 6.4를 기록하고 있다. 그에 대조해 중국의 OTT인 텐센트 비디오(腾讯视频)에서 인기 지수 3만을 돌파하고, 아이치이(爱奇艺视频)에서도 동시에 1만 이상을 기록하며 양대 플랫폼에서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무엇보다 넷플릭스 글로벌 동시 방영 성적이 주목할 만하다. 공개된 지 약 일주일 만에 한국 넷플릭스 TV 시리즈 부문 2위를 기록하며, 중화권 드라마로는 사상 처음으로 톱3에 진입했다. 글로벌 순위에서도 연속 2주간 넷플릭스 비영어 극장 부문 상위 10에 오르며 '최초'라는 수식어를 거머쥐었고, 마이 드라마 리스트(MyDramaList)에서 평점 9.2점을 받는 등 해외 팬들 사이에서도 호평받았다. 사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중국 드라마의 시청은 소수 마니아 계층에 국한된 현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열풍은 단순한 시청을 넘어, 남자 주인공인 장링허가의 인스타그램(Instagram) 해시태그(hashtag)인 '장릉혁'으로 팬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더 나아가 중국어 학습과 중국 관광으로까지 이어지는 파급력을 보여주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장릉혁'을 검색하면 나오는 관련 게시물들

< 인스타그램에서 '장릉혁'을 검색하면 나오는 관련 게시물들 – 출처: 인스타그램(Instagram) >

그렇다면 왜 드라마 '축옥'일까?

1. 문화 근접성의 재발견: 공감되는 정서
<축옥>은 동아시아 공통의 유교적 가치관을 어떻게 입체적으로 풀어내느냐에서 승부를 걸었다.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주인공, 계층을 넘어서는 인간적인 연대, 그리고 개인이 운명에 맞서 성장하는 서사는 한국 관객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이러한 보편적 인본주의는 한국 시청자가 중국 문화가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러므로 <축옥>에 대한 인기는 단순한 가상의 이야기(Fiction)를 넘어, 한국 관객 스스로에게 익숙한 정서적인 문화적 코드(Code)로 받아들여졌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2. 반전 캐릭터와 중독성 있는 줄거리
드라마는 2022~2023년 연재됐던 퇀쯔라이시(团子来袭) 작가의 웹소설인 「후부인과 도살칼(侯夫人与杀猪刀)」이 원작이다. 기존 사극이 중국의 왕족이나 고위 관료의 이야기를 정통적인 화법으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면, <축옥>은 중국 인기 웹소설이 원작인 만큼 여자 주인공은 돼지 도살꾼, 남자 주인공은 미남 장군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가장 천한 업종의 여성이 전장의 여걸로 성장하는 과정은 기성 사극에 지친 한국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갔다고 분석한다.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여성 서사를 자연스럽게 그려낸 이야기 전개는 젊은 세대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한국 드라마가 보다 정교하고 현실적인 이야기 전달(storytelling)에 무게를 둔다면, <축옥>은 극단적인 반전과 감정의 고저에 방점을 찍는다. 관련 중국 언론에 따르면, <축옥>은 강한 자극과 반전을 통해 시청자에게 쾌감을 전하는 전개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보도했다. 복수 서사와 가짜 결혼 그리고 권력 갈등 등 몰입감 있는 이야기 전개가 범문화적 시청 코드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몇 년 전부터 한국에서 중독성 있는 이야기로 빠르고 몰입감 있는 시청이 가능한 중국산 숏폼(Short-form) 드라마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러한 전개 방식에 대한 한국 대중의 거부감이 이미 다소 덜하다는 것도 이유로 내세웠다. 

<축옥>의 인기 현상은 중국과 한국 언론 두 나라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 언론은 이 현상을 '화류(華流)의 해외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하며 자축하는 분위기를 보였지만, 한국 언론은 좀 더 객관적으로 현상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짚어보는 데 집중했다. 일단 대체로 중국 매체들은 <축옥>이 역사상 최초로 넷플릭스 한국 차트 2위에 오르고, 동시에 12개 이상의 국가에서 인기 순위에 진입한 점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므로 이는 '한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 드라마'의 위상을 증명하는 쾌거로 평가받았다. 

또한 <축옥>의 흥행은 우연이 아닌, 수년에 걸쳐서 중국 드라마를 제작하는 역량을 강화한 것과 플랫폼 전략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지 언론의 내용 중 <축옥>의 인기에 대해서 이를 단순한 흥행 분석을 넘어 그간 한국 드라마가 아시아 시장에서 누려온 문화적 우위가 더 이상 공고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눈에 띄었다.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라는 동일한 플랫폼 안에서 중국 드라마와 콘텐츠와 문화 자본으로 마주하여 경쟁할 일이 생길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한편 한국 언론들은 <축옥>이 한국 넷플릭스 차트에서 2위를 차지한 결과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아주경제>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은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은 한국 드라마와는 다른 '반전 줄거리'와 '중독성 있는 서사에서 오는 새로움' 그리고 '주인공들의 비주얼'이라고 분석했다. 

<축옥>에 대한 중국과 한국 소비자 반응 비교

흥미로운 점은 같은 드라마를 두고서 중국 내 소비자들의 반응과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서로 다른 결을 보였다는 점이다. 사실 중국 내 소비자들이 <축옥>을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축옥>은 도우반(豆瓣)에서의 최종 평점이 6.4점으로 낮은 편이지만, 평점을 공개하는 과정 자체가 순탄치 않았다. <축옥>이 방영되기 전 편집 과정에 참여했던 작가 중 한 명의 도우반 계정에서 경쟁 작품들에게 조직적으로 1점짜리 혹평을 남긴 사실이 드러나며 '쌍방 기준'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물론 긍정적인 평가로는 정교한 의상과 촬영장, 설경 등의 영상미, 그리고 두 주인공의 조화를 높이 샀다. 하지만 권모술수 서사에서 발견되는 논리적인 허점, 후반부로 갈수록 흐트러지는 캐릭터들의 일관성, 그리고 특히 편집 논란의 핵심이 된 사안이 결정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초 처음 섭외된 배우가 계약 분쟁으로 인해 하차하면서 해당 배우의 얼굴을 AI 기술로 대체하는 후처리가 이루어졌는데, 이 작업의 완성도가 낮다는 지적까지 쏟아졌다. 또한 앞선 드라마 콘텐츠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중국 플랫폼의 고질적 문제까지 지적당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텐센트 비디오(腾讯视频)와 아이치이(爱奇艺视频)의 양 플랫폼의 핫 콘텐츠(熱度) 순위가 동시에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한 것을 두고, 중국 드라마 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수치 부풀리기(数据造假)'라는 시선도 따라붙었다.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에서는 "단 하루에 83개의 핫이슈를 올렸다"거나 "플랫폼이 억지로 만들어낸 히트작"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반면 한국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르게 갈렸다. 드라마의 제작 내부 사정에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한국 대중은 먼저 콘텐츠 자체의 매력에 반응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축옥>을 접한 한국 시청자들은 의상과 영상미에서 오는 시각적인 충격, 도살꾼 출신 여성 주인공이라는 이례적인 설정, 그리고 드라마의 '빠른 반전'이 주는 중독성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한국 커뮤니티에서도 회의적 목소리가 없지는 않았다. 일부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축옥>이 한국 넷플릭스 차트 2위라는 수치 자체의 신뢰성을 문제 삼거나, 또는 "주변에는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한국 넷플릭스 차트가 2023년부터 '유효 시청 인원' 기준으로 집계 방식을 바꾼 만큼, 수치가 실질적인 시청량을 반영한다는 설명도 있다.


결론적으로 두 나라의 소비자 반응을 비교하면 흥미로운 구조적인 차이가 드러난다. 중국 내에서 <축옥>은 '과열된 기대와 데이터 논란'이라는 맥락 속에 소비된 반면, 한국에서는 그러한 배경 정보 없이 순수하게 콘텐츠만으로 평가받았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중국 본토에서는 <축옥>의 팬덤 총동원과 플랫폼의 과대 마케팅으로 인해 드라마 자체의 품질이 과소 평가받기도 한 반면, 한국에서는 드라마에 대한 사전 기대치 없이 시청한 시청자들이 오히려 더 순수한 몰입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축옥>의 해외 성과가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축옥>의 현상은 한국 콘텐츠 산업에 질문을 던진다. 이제 아시아 시장에서의 '문화적 근접성'은 더 이상 한국만의 무기가 아니다. 중국 드라마가 같은 정서적인 코드를 더 정교하게 활용하고, 막대한 제작비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영상미를 갖춰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웹소설 시장은 이미 지식재산권의 거대한 저장고 역할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발표한 「2025년 중국 웹소설 문학 발전 연구 보고서(2025中国网络文学发展研究报告)」에 따르면, 중국 웹소설의 총독서 시장 규모는 501억 위안(약 10조 8천억 원)에 달하고, 소비자가 총 2억 8,000만 명에 달하는 독자층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시장이다. 주목할 점은 'IP 변환 시장' 규모인데, 이 시장의 규모는 3,676억 위안(약 79조 5천억 원)으로 독서 시장 규모보다 약 7배 이상 성장했다는 점이다. 즉 중국 웹소설은 이제 더 이상 '읽기'에 국한되지 않고, 콘텐츠 생태계의 원천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OTT 플랫폼의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global) OTT 플랫폼에 진출한 중국 드라마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위기로만 볼 필요는 없다. 한국 드라마는 특유의 완성도 높은 각본과 장르적 다양성, 그리고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력이라는 차별화된 장점들을 여전히 갖고 있다. 중국 드라마 <축옥>의 성공은 오히려 한국 제작자들에게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장릉혁' 검색어로 조사한 인스타그램 게시물
- '축옥(逐玉)' 검색어로 조사한 도우반(豆瓣) 게시물
- ≪신랑차이징(新浪财经)≫ (2026. 03. 08.). 目前由曾珍参与编剧的电视剧《逃玉》的豆瓣评分状况和观众反馈如何?, 
https://cj.sina.com.cn/articles/view/7879776328/1d5abd84806801btt6
- ≪왕이신문(网易新闻)≫ (2026. 03. 09). 《逐玉》被按头爆,83 个热搜堆出的 “预制爆款”,网友吵翻了, 
https://www.163.com/dy/article/KNISMIEI0556IDKW.html
- ≪중화망(中华网)≫ (2026. 03. 15.). 《逐玉》亚洲多国热播 国产古偶破圈出海,
https://ent.china.com/movie/newszh/11005281/20260315/49322642.html
- ≪신랑차이징(新浪财经)≫ (2026. 03. 17.). 韩国网友质疑古装剧《逐玉》Netflix排名第二的数据是否真实?,
https://cj.sina.com.cn/articles/view/7879776328/1d5abd84806801d4wi
- ≪텅쉰신문(腾讯新闻)≫ (2026. 03. 17). 《逐玉》登陆韩国Netflix后热度飙升,综合排名第2位,主持人张玉安称:很多韩国人因为《逐玉》学习中文,
https://news.qq.com/rain/a/20260317A049DR00
- ≪신랑신문(新浪新闻)≫ (2026. 03. 23.). 《逃玉》豆瓣6.8分,
 https://www.sina.cn/news/detail/5279617787103523.html
- ≪아주경제≫ (2026. 03. 28). [중국 화양'영'화] "한국 사극을 닮은 중국 로맨스"…'축옥' 인기비결은, 
https://v.daum.net/v/20260328060020944
- ≪펑파이(澎湃)≫ (2026. 04. 05). 《逐玉》大爆背后:草根女主“招魂”成功?, 
https://m.thepaper.cn/newsDetail_forward_32884958
- ≪소후(搜狐)≫ (2026. 04. 06). 电视剧《逐玉》跻身奈飞榜单前列 在韩热度持续攀升, 
https://yule.sohu.com/a/1006003662_122014422
- ≪소후(搜狐)≫ (2026. 04. 11). 韩媒:中味在韩走红,剧迷爱上中国剧, 
https://m.sohu.com/a/1008143925_121626697?_trans_=010004_pcwzy
- ≪중국 작가넷(中国作家网)≫ (2026. 04. 14). 网文成“新大众文艺”重要支点, 
https://www.chinawriter.com.cn/n1/2026/0414/c404023-40700644.html
- 중국사회과학원(中国社会科学院) (2025). 「2025中国网络文学发展研究报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