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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위성의 '아가나소자(我家那小子)', 중국판 '미운 우리새끼'?

2018-07-2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중국 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표절한 작품이 또 나왔다. 바로 중국의 인기 위성방송인 호남방송에서 매주 토요일 밤 10시에 방영되고 있는 <아가나소자(我家那小子)>이다. 77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컨셉, 스튜디오 배치, 편집 스타일 등에 있어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미운 우리새끼>와 매우 흡사하다. 더욱 씁쓸한 것은 호남위성이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던 방송국이었는데, 이제는 표절로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아가나소자>가 방송되던 시간대에 <향왕적생활(向往的生活)> 시즌2가 방송됐었다. <향왕적생활><삼시 세끼>의 표절 의혹을 받는 작품이다. 여기에 <판타스틱 듀오> 표절 의혹이 있는 <아상화니창(我想和你唱)> 시즌3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며, 오는 22일에는 <윤식당>을 표절한 <중찬청(중찬팅, 中餐厅)> 시즌2가 방영될 예정이다. 특히 이들 프로그램은 시즌1 방영 당시 표절 논란을 일으켰고, 한국의 방송국들은 어김없이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에 힘입어 다음 시즌이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다. <아가나소자> 역시 2회밖에 방송하지 않았지만, 반응이 좋아 시즌2까지 제작될 가능성이 크다.

 


<호남위성의 인터넷 플롯폼인 망고 TV’의 예능 순위. 2, 3, 4위가 표절 논란이 있는 작품이다 출처 : https://www.mgtv.com/top>

 

<아가나소자>의 반응은 좋은 편인데, 인터넷 논객의 평을 빌리자면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우선 소재의 신선함이다. 남자 연예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고, 어머니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그리고 모자 관계라는 주제가 일반인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둘째, 유명 연예인을 출연시켜 관심도를 높였다. 셋째, 가장 중요한 이유인데 인위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 장점은 <미운 우리새끼>의 장점이기도 하다. 어쨌든 재미있으니까 인기가 있는 것일 텐데, 중국인들은 표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표절이 워낙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거나, 한국 예능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표절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표절 자체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니 큰 뉴스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표절에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에서 ‘<아가나소자> 표절(我家那小子抄袭)’로 검색하면, 270건에 가까운 글이 검색된다. 이 중 네이버에 올라온 기사를 링크해 소개한 한 글에는 1,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려 논쟁이 일기도 하였다. “정말 창피하다”, “또 호남위성이냐”,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한국에서 제작했던 것 아니냐”, “모두 욕하는데 왜 표절이 더 심해지는지 정말 이해를 못하겠다등등 비판적인 댓글이 대다수이다. 물론 한국 자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댓글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표절을 부정적으로 본다. 그렇다면 왜 자꾸 표절을 할까? 흥미로운 댓글을 소개하면, “욕하는 사람들은 모두 업계 사람들이고, 호남위성의 팬이나 부모 세대들은 표절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재미있으면 되지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표절을 하면 이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재생 클릭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방송국에 이익이다등의 의견이다. 결국 표절은 안 좋게 보지만,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웨이보에 올라온 표절에 관한 네티즌의 비판들 - 출처 : https://weibo.com/u/2632955282?is_hot=1#1531641279187>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까? 현재로선 별다른 방법이 없다. 단순히 사드 문제가 아니라, 외국 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하거나 외국과 협업을 하는데 중국 정부가 규제를 엄격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3~4년 전 외국 프로그램 수입 열풍이 너무 과도해 부작용이 컸으며, 자국 내 창의적 산업 육성에 어려움이 있었기에, 강한 규제가 나온 것은 중국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규제가 앞으로 꽤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우리에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다만 중국 내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점점 높아지고, 중국 정부의 단속도 예전보다 강화되었다는 사실을 위안 삼으며 좋은 작품을 만들며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

 

※ 참고자료 : http://baijiahao.baidu.com/s?id=1605423035504482055&wfr=spider&for=pc


  • 성명 : 손성욱[중국(북경)/북경]
  • 약력 : 현재)북경 항삼 국제교육문화교류중심 외연부 팀장 북경대학교 역사학계 박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