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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 출품된 남아공 공포 영화, 그리고 제롬 픽웨인 감독과의 인터뷰

2018-09-1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남아공 영화계에서는 현지 영화 감독이 제작한 영화를 만나보기가 힘들다. 현지 감독이 제작한 영화가 있다 하더라도, 현지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사례 역시 드물다. 이곳 영화관에서 접할 수 있는 영화들은 대부분은 해외 수입 영화이며, 이 중 대부분이 할리우드 인기 영화 및 블록버스터 영화들이다. 또한 요하네스버그나 프레토리아와 같은 수도나 대도시를 제외한 남아공 내 많은 지역에서는 대부분 영화관 시설이 없다. 이로 인해 홈비디오 시장은 여전히 성행 중이다. 또한 미허가 불법 복제를 통한 디스크 판매 등 비주류 시장을 통한 문화 소비 형태가 대다수다. 이러한 환경에서 영화감독 '제롬 픽웨인(Jerome Pikwane)'은 남아공에서 펀딩 및 제작 모두를 진행한 공포 영화 The Tokoloshe를 제작했다. 더불어 한국 영화제에까지 출품된 드문 케이스다. 이에 남아공 및 한국 언론은 제롬 픽웨인 감독의 영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연이어 게재하고 있다. 기사를 접한 통신원은 감독과 직접 연락을 취해 요하네스버그로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아공 영화 산업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제롬 픽웨인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올해 7, 부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 참석한 제롬 픽웨인 감독(오른쪽) - 출처 : 제롬 감독 트위터

 

최근에 개봉된 영화The Tokoloshe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제한된 조건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제 생각에 우리는 한계를 장점으로 활용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영화는 'Busi(부시)'에 대한 이야기인데 가난한 젊은 여성(부시)이 요하네스버그 시내의 쇠퇴한 병원에서 청소부로 일하게 되면서 이상한 경험을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여동생을 도시로 데려와 같이 살기 위해서 돈이 매우 필요했던 주인공은 포악하고 부패한 병원 매니저를 견디면서 힘들게 일하다가 병원 안에 버려진 어린 소녀를 발견하게 됩니다이 소녀는 초자연적인 힘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믿고부시는 이 소녀를 괴롭히는 악마를 물리치기 위해 자신의 과거의 악마와 마주치게 됩니다우리 영화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영화배급 회사인 'SterKinekor'와 계약을 하였고남아공과 동시에 오는 11월 2일 런던에서도 개봉될 예정이에요또한 전 세계의 영화제에서도 지속적으로 소개될 예정인데포르투갈의 'Motel x', 스웨덴의 'Lund', 스페인의 'Stiges' 영화제에 출품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 출품한 경험그리고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알려주세요.

문화적 배경이 매우 다름에도 불구하고한국 관객들은 영화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등장인물을 통해서 동질감을 느꼈다는 평을 전했습니다이로써 공통적인 인류애가 있음을 알 수 있었죠또한관객들이 영화를 본 후 주인공이 겪은 경험에 대해 예리한 질문을 던진 것을 통해 증명되었습니다영화를 통해서 우리가 가진 문화적 차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제 영화 같은 경우에도 귀신 이야기이며귀신을 소재로 한 이야기 및 이미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있다멕시코영국미국 등 호칭만 다를 뿐 사람들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영적 존재에 대한 감정을 가지고 있으므로 귀신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아공과 한국의 영화 교류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두 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첫째는두 나라가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활용해 영화를 공동 제작하는 방안입니다두 번째는 장학금 프로그램입니다특히 저는 기회가 된다면 남아공 영화 학교의 학생들이 3년 차에 한국을 방문해 영화를 공부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아공 영화 산업에서 할리우드 영화들의 위치는 어떤가요그리고 스크린 쿼터제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남아공 영화제작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들이 있었다면할리우드 영화들이 전 세계 관중들을 사로잡은 것처럼 우리도 지역 관중들의 관심을 이끄는 데 큰 성공을 거뒀으리라 생각합니다저는 다양성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봅니다아직 남아공에선 완성도가 높은 영화가 제작돼야 하고영화 산업계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영화감독으로서 남아공 영화 산업계에 바라는 바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남아공의 영화 제작자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고만들어진 영화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구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이렇게 어렵게 영화가 만들어지더라도대중들이 쉽게 접하게 한다는 또 다른 한계가 남아있어요따라서 국제적인 교류를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제가 관심 있는 장르인 호러 영화를 몇 편 더 만들 계획입니다그중 하나는 미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요이미 토론토에서 촬영 중입니다내년 3월 개봉될 예정입니다또한 저는 남아공의 인신매매’ 문제에도 관심이 높습니다해당 주제로 작성한 스크립트는 이미 나와 있고요이를 영화로 제작할 계획입니다또한 미국 내 남미 이주민을 주제로도 영화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이후 한 장르에만 제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로 영화 제작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입니다.



개봉 예정작 ‘The Tokoloshe’ 포스터 출처 : Channel 24

 

인터뷰를 통해, 통신원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제작하여 전 세계의 대중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대단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제롬 픽웨인 감독을 시작으로 국제 영화제를 통한 교류로 활성화되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남아공 영화들이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서 더 많은 환영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성명 : 손보영[남아프리카공화국/프리토리아]
  • 약력 : 현) 스위스 제네바대학교 대학원 재학 전) 케냐 유엔나이로비본부 유엔홍보팀 근무 전)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다문화팀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