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 효과 기대... 한-말 합작 영화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Distinct: Becoming Sarawak)>에 쏟아진 관심
최근 한국-말레이시아 합작 영화가 양국 영화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 리메이크 판권 판매를 통해 로열티를 확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양국의 자본과 인프라, 그리고 독창적인 지식재산권(IP)이 결합하는 공동 제작 형태로 협력이 진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과 말레이시아 영화 콘텐츠 산업의 교류는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중심이었다. 이는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검증된 한국 IP가 흥행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동남아 최대 OTT 플랫폼 뷰(Viu)는 말레이시아 현지 시청자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 IP 판권을 구매해 이를 리메이크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의 판타지 드라마 <블랙(Black)>(2017)과 로맨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She Was Pretty)>(2015)를 각각 2019년과 2022년 동명의 드라마로 리메이크한 데 이어, 2023년에는 SF·로맨스 드라마 <더블유(W)>(2016)를 리메이크 한 <더블유: 투 월드(W: Two Worlds)>를 공개했다. 이 밖에도 말레이시아 최대 미디어 그룹 아스트로(Astro)는 일찍부터 한국 콘텐츠 리메이크에 나섰다. 아스트로는 2017년 자사 채널인 '아스트로 리아(Astro Ria)'를 통해 한국의 인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2007)을 리메이크 한 28부작 드라마 <마이 커피 프린스(My Coffee Prince)>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양국의 영화 협력은 단순 판권 판매를 넘어 양국 제작사가 기획과 제작 전 과정을 함께 주도하는 공동 제작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6년 6월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서 본격적인 촬영을 앞둔 합작 영화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Distinct: Becoming Sarawak)>이다. 한국의 영화제작사 몬스터 팩토리(Monster Factory)와 현지 제작사 더 블랙 라벨(The Black Label)의 합작으로 제작되며, 신지환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박호영 작가가 집필에 참여했다. 또한 지난 2026년 4월 8일과 9일에는 쿠알라룸푸르와 사라왁에서 대규모 오디션이 개최됐다. 재능 있는 현지 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염동진 연기 코치와 신지환 감독, 박호영 작가 등 한국의 핵심 제작진이 직접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은 다인종·다문화가 공존하는 사라왁의 독특한 문화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화는 한국인 교환학생 ‘준(Joon)’이 사라왁에 머물며 현지 다약족(Dayak), 중국계, 말레이계 학생들과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현지 유력 매체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는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이 사라왁 고유 화합 문화를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에 주목하는 현지 언론 - 출처: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 >
나아가 양국의 영화 협력은 글로벌 영화계와의 연결망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말레이시아 영화 제작사 ‘재지 픽쳐스(Jazzy Pictures)’와 한국의 영화 제작사인 ‘오예스(Oh’ Yes)’, ‘타임리스(Timeless)’가 공동 제작 중인 <청어(Bluefish)>다. 이상훈 감독이 연출을 맡고 말레이시아의 조앤 고(Joanne Goh) PD가 총괄한 이 프로젝트는 2025년 10월부터 한국의 영덕과 부산 일대를 배경으로 본격적인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배우 지승현과 홍콩의 세실리아 최(Cecilia Choi)가 주연을 맡고, <분노의 질주> 등 할리우드에서 활약한 인도네시아의 야얀 루히안(Yayan Ruhian)이 합류하는 등 다국적 배우들이 참여했다. 2026년 개봉 예정인 <청어>는 폭력적인 과거를 안고 사는 광수(지승현)가 언어 장애를 가진 우유 배달부 연전(세실리아 최)을 만나 구원받는 과정을 그린 휴먼 액션 드라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 《말레이 메일(Malay Mail)》은 “장애를 주제로 한국과 말레이시아 영화제작사가 힘을 합쳤다”라며 “이번 합작이 소외 계층이라는 보편적 사회 문제를 다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동의 서사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 한-말 합작 영화 ‘청어’에 주목한 현지 언론 - 출처: ‘말레이 메일(Malay Mail)’ >
특히 공동 제작 확대는 ‘영화 투어리즘(Film Tourism)’을 통한 양국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회로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의 핵심 배경이 되는 지역의 고유한 풍경과 문화가 글로벌 관객에게 노출되면서 실질적인 관광객 유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 《뉴 스트레이츠 타임즈(New Straits Times)》는 콘텐츠의 인기로 일본 관광 수요 증가 등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온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Winter Sonata)>(2002)를 언급하며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 ‘겨울 연가' 효과에 빗대어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에 대한 기대감 드러낸 현지 언론 - 출처: ‘뉴 스트레이츠 타임즈(New Straits Times)’ >
말레이시아 정부 또한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의 영화 투어리즘 효과에 대해 높은 기대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Ministry of Tourism, Arts & Culture Malaysia, MOTAC)의 ‘츄춘만(Chiew Choon Man)’ 차관은 "해당 영화가 사라왁 특유의 다문화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관광 수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프젝트를 환영했다.
< ‘디스팅트: 비커밍 사라왁’ 촬영을 환영하는 말레이시아 관광예술문화부 차관 - 출처: 사라왁주 미리 시청(Miri Council) 홈페이지 >
마찬가지로 <청어> 역시 다국적 자본과 인력이 참여한 만큼 작품이 한국의 영덕과 부산 일대를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개봉 이후 동남아시아 관객들에게 한국 지방 도시의 매력을 알리고, 나아가 해외 관광객 유입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선 양국의 공동 제작 모델이 향후 글로벌 영화 시장에서 어떠한 산업적 성과를 거둘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데일리 익스프레스(Daily Express)》(2026.03.12). Korean film project to showcase Sarawak’s cultural harmony, https://buly.kr/15R1BjV -《크리에이티브 익스프레스(Kr8tif Express)》(2025.07.29). MALAYSIAN-KOREAN CO-PRODUCTION BLUEFISH 청어 SHINES SPOTLIGHT ON DISABILITY AND REDEMPTION, https://buly.kr/Chr1vbC -《보르네오 포스트(Borneo Post)》(2026.04.07). Korean productions open casting for local talents in KL, Kuching, https://buly.kr/3u58spZ -《보르네오 포스트(Borneo Post)》(2026.03.11). Korean movie to be shot primarily in Sarawak, nationwide auditions to begin in April, https://buly.kr/YgkFLq -《뉴 스트레이츠 타임즈(New Straits Times)》(2026.03.13). #SHOWBIZ: Hallyu meets Borneo: Upcoming film 'Distinct: Becoming Sarawak' aims for 'Winter Sonata' effect, https://buly.kr/5q9TfqF -《뉴 스트레이츠 타임즈(New Straits Times)》(2017.07.25). Janna feels the heat of starring in 'Coffee Prince', https://buly.kr/1wTIvf -《Malay Mail》(2023.10.9). Viu recognised for its contribution to making K-wave a global phenomenon at Asia Contents Awards & Global OTT Awards 2023, https://buly.kr/EI5r3p3 -《말레이 메일(Malay Mail)》(2025.07.29). Malaysian Jazzy Pictures teams up with Korean studio for disability-themed film ‘Bluefish’, https://buly.kr/9tCuEcy -《다약 데일리(Dayak Daily)》(2026.04.06). Open auditions for Korean film ‘Distinct: Becoming Sarawak’ to be held in KL (Apr 8), Kuching (Apr 9), https://buly.kr/2JqK3Z4 - 미리 시청(Miri Council) 홈페이지, https://miricouncil.gov.my/web/subpage/news_view/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