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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 <곤지암> 등 한국영화 4편 초청

2019-06-2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15일 제22회 상하이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24일까지 열흘 동안 진행될 상하이 국제 영화제는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이다. 베이징 영화제나 실크로드 영화제가 있지만, 국제적 지명도나 전통에서 볼 때 상하이 국제 영화제의 중국 내 위상이 남다르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1993년 제1회 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가 금작상(金爵奖) 최고감독상을 수상했다. <서편제> 주연배우였던 오정현은 최고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작품상을 받은 적은 없지만, <동승>, <스캔들>, <영화는 영화다>, <무뢰한> 등은 다양한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임권택, 박광수, 이창동, 강제규, 곽경택, 임상수 감독 등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2016년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국 영화인이나 수상작도 없었지만, 많은 영화인이 개막식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막식에는 한류스타 이민호, 하지원, 송지효, 천정명, 김지원 등이 초대됐다. 그리고 <사도>, <극비수사>, <검은사제들>, <특종: 량첸살인기>, <오피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협녀, 칼의 기억>, <널 기다리며> 등 초청받은 영화만 해도 8편에 달했다. 이는 2016년 긴밀했던 한중관계를 잘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사드 문제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3년간 냉랭한 분위기가 돌았다. 2017, 2018년 상하이 국제 영화제에 한국영화는 한 편도 초대받지 못했다. 한중관계가 좋던 시기에도 중국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한국영화는 많아야 연 2-3편 정도였기에, 영화제는 한국영화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매우 협소한 통로지만, 그 통로마저 3년 동안 막혔다. 그런데 올해 다시 초청을 받은 것이다. 올해 초청받은 작품으로는 <곤지암>, <암수살인>, <극한직업>, <국가 부도의 날> 등 총 4편으로, 금작상(金爵奖) 후보에 오른 것은 아니다. 모두 ‘다양한 시선’ 섹션에 초청받았다. 2016년에 비하면 절반이 줄었으며,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은 한류스타는 없었지만, 한중관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중 <곤지암>과 <국가 부도의 날>은 지난 5월에 열렸던 베이징 국제 영화제에 초청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제에 초청받은 한국영화 – 출처 : 상하이국제영화제>

이번에 초청된 4편의 영화는 영화제 기간 중 5일 동안 매일 1회씩 상영된다. 영화제 개막전 인터넷을 통해 예매를 시작했는데, 모두 팔렸다. 외국 영화를 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제 상영 영화가 매진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한국영화들이 다른 나라의 영화보다 더 빨리 매진됐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인기를 알 수 있다. 특히 4편의 영화 중 <곤지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리뷰 전문사이트인 도우반에서 평점은 6.1/10점으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평점에 참여한 네티즌이 11만 4천 명이 넘는다. 한국영화들이 불법적 경로를 통해 꽤 유통되지만, 이렇게 많은 이들이 평점에 참여하는 영화는 일 년에 몇 편 되지 않는다. 이렇게 관심이 높은 것은 중국 공포영화의 수준이 높지 않고, 한국 공포영화의 수준이 높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곤지암>의 작품성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 않지만, 충분히 공포스러운 영화라고 소문이 퍼졌고, 한국영화에 관심있는 이들은 볼만한 영화라고 자주 이야기한다.

<도우반에서 '곤지암'에 대한 네티즌 평점 – 출처 : 도우반>

중국인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지만, 영화제를 제외하곤 중국 관객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사드 문제 때처럼, 단순히 한중관계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쿼터제를 통해 자국 영화를 보호하고 있어, 할리우드 영화들과 경쟁해 쿼터를 따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불법 유통되는 영화가 매우 많다. 한국에서 IPTV나 VOD로 출시되면, 당일이나 바로 다음 날 중국에서 불법 다운받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이를 개선할 방법이 있는가. 아직은 없는 상태이다. 그나마 예전보다 중국 정부가 불법 다운로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한중관계가 사드 이전 상태만큼 긴밀해지면,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공급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언제쯤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
	
※ 참고자료
http://www.siff.com/app/scheduleList.php?lg=chinese
https://movie.douban.com/subject/26945085/

	

통신원 정보

성명 : 손성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북경)/북경 통신원]
약력 : 현) 산동대학 역사문화학원 조교수 북경대학교 역사학계 박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