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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케이팝, 터키 소비 트렌드까지 바꾸나

2019-07-3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터키에 K-Pop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것은 2012년에 발표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강남 스타일>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었을 때, 터키 역시 그 사정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웬만한 카페나 대형 쇼핑몰, 심지어는 터키 내 태권도 도장과 농구 시합장 같은 스포츠 기관에서도 <강남 스타일> 노래가 나오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터키에서 K-Pop은 말 그대로 태풍과 같았다. 2012년에 발표된 동 음원을 시작으로 곧바로 다음 해인 2013년에는 KBS 공영채널 <뮤직뱅크> 월드투어가 터키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슈퍼주니어, 엠블랙, FT 아일랜드, 비스트, 미쓰에이, 에일리가 K-Pop의 열기를 태풍의 세력으로 확장해서 터키에 상륙시켰다. 15,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이스탄불 페널바흐체 국제 스포츠 스타디움이 만석을 이루었다.

< 2013년 뮤직뱅크 월드투어, 이스탄불 공연 – 출처 : STAR >

뮤직뱅크의 케이팝 콘서트에 대한 당시 터키 언론들의 반응은 극찬 중의 극찬이었다. 지금까지 터키에서 공연했던 그 어떤 그룹들보다 환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지난 기사지만 여러 매체들 중에서 《하베르레르》 언론사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K-Pop 인기 그룹들이 이스탄불에 모였다’는 제목의 기사였다. 기사는 “콘서트의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공연이 시작될 때, 모든 K-Pop 그룹 가수들이 터키 유명 가수 타르칸의 노래를 함께 준비했다는 것이었다”면서, 그 날의 콘서트를 더 높이 평가했다. 《하베르레르》 언론사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터키 온라인 출판계 51%를 점유하고 있는 웹사이트 분야에서 개척자이다.

<케이팝 그룹들이 터키 유명가수 타르칸의 노래를 함께 준비한 것에 놀랐다고 표현한 기사 원문 – 출처 : 하베르레르>

그날의 감동은 하베르레르 기자만이 느낀 것은 아니었다. 2013 <뮤직뱅크>의 월드투어 공연은 개최 이후 수년이 지났음에도 통신원의 가까운 지인은 자기도 콘서트에 참석했다면서 에일리가 부른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에일리는 <위스큐다르 가는 길에(Uskudar’a gider iken)>란 제목의 노래를 불렀는데, 연인을 그리워하는 심정을 담고 있는 노랫말 가사로 6.25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터키 군인을 통해서 알려진 곡이다. 아쉽게도 2013년 뮤직뱅크의 콘서트 이후로 터키에서 케이팝 공연은 아직까지도 기다리고 있는 중이지만, 케이팝이 터키인들에게 남겨주고 있는 인상은 분명하다. 더 이상 남의 나라의 노래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신 노래로 말해 주는 공감의 예술로 말이다.

< 에일리가 부른 노래에 감동을 받아서 눈물을 흘리는 터키 여성 – 출처 : POSTA >

당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뮤직 뱅크> 음악 페스티벌은 2011년 도쿄, 2012년 파리에 이어 2013년에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다. 시간적으로 케이팝이 터키에서 정착하고 그 외 산업으로까지 성장하는데 큰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단지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듣고 즐기는 문화였다고 하면, 그 이후로는 음악 산업 외에도 다양한 산업 분야까지 확장해서 소비하고 지출하게 하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케이팝은 책으로 기록되어 출판됐고 의류나 가방, 핸드폰 액세서리 등으로 만들어져 산업 전반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 만난 케이팝 팬들을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음반을 직접 구매해서 소장한다. 그리고 그 밖의 액세서리들을 구매한다. 올해로 12살인 에미넵 제이넵은 자기가 좋아하는 BTS 가수의 앨범과 T-셔츠, 포스터, 수첩, 책을 모두 구입했다고 한다.

< BTS를 좋아하는 터키 아미, 애미넵 재이넵 – 출처 : 통신원 촬영 >

구매 경로는 오프라인 서점과 의류 상점이다. 현재 터키에서 케이팝 관련 상품들은 온라인 쇼핑몰 ‘koreurunleri.com’, ‘kpopdunyasi.com’, ‘korefanzin.com’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카테고리는 사진액자, 수첩, 가방, 모자, T-셔츠, 캐릭터 인형 등 아주 다양하다. 터키인들에게 듣는 케이팝에서 소비하는 케이팝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이는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콘서트에 참석해서 즐기는 것이 전부였는데, 이제는 수익을 창출해 내는 소비 트렌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생산과 판매가 터키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입가격이 아닌 현지 물가에 맞게 아주 적당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터키인들에게도 공동 생산자로서 일자리를 제공해 주고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케이팝의 좋은 영향력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케이팝 굿즈샵 – 출처 : korefanzin shop>

통신원은 이번 기사를 취재하면서 앞으로 수년 후 케이팝이 터키에서 또 어떤 트렌드를 이끌어가게 될지 기대하는 마음이 커졌다. 목소리로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전하는 뮤지션들은 단순한 곡 해석을 너머, 터키 현지인들의 가슴까지도 읽을 수 있도록 현지에 대한 더 많은 공부도 필요할 것이다.
※ 참고자료
《STAR》 (2013. 9. 9.) , https://www.star.com.tr/magazin/arenada-kpop-firtinasi-haber-787557/
《HABERLER.COM》 (2013. 9. 9.) , https://www.haberler.com/kore-pop-muziginin-en-populer-gruplari-istanbul-5037123-haberi/

통신원 정보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