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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영화 <7번방의 선물> 터키 리메이크판 개봉과 흥행

2019-11-1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13년에 개봉한 이환경 감독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당시 최고의 흥행을 몰고 다니면서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한국영화 사상 여덟 번째로 ‘1천만 클럽’에 들었고, 제작비의 5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영화진흥위원회 임우정의 글 「2013년 1월 한국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1월 23일에 개봉한 <7번 방의 선물>은 일주일 동안 283만 관객을 모으면서 한국영화의 점유율을 58.9%까지 높였다고 했다. 이는 전년 2012년 1월 대비 관객수와 비교했을 때 23.8%나 상승한 수치라고 하면서 영화에 대한 열기를 소개한 바 있다.
그로부터 5년 지난 2018년 2월, 터키 현지 매스컴에서 <7번 방의 선물>이 리메이크되어 제작이 시작될 거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제작은 Show TV 전(前) 이사장과 O3 미디어 이사회 회장인 사네르 아야르가 세운 CB 미디어가 맡게 될 거라고 했다. 이미 한국 내에서 천만 관객을 동운, 흥행을 기록했다는 사실에서 오는 기대감, 그리고 당시 막 현지에 흐르던 한류, 그중 인기가 높았던 ‘영화’라는 콘텐츠 덕분이었을까, 영화, <7번 방의 선물>에 대한 터키인들의 기대는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7번 방의 기적, 왼쪽부터 메흐멧 감독, 아버지 역의 아라스 불루트, 딸 역의 니사 소피아>

이 재능 많고 젊은 터키 감독과 유명 배우들로 재탄생 됐다. 감독으로는 1975년생, 안탈리아 출신인 메흐멧 아다 외즈테큰(Mehmet Ada Oztekin)이 맡았다. 메흐멧은 시나리오 작가 겸 통역과 저술을 하고 있고, 대학 시절에는 라디오 프로그램 PD로도 일한 경력이 있는 젊고 다재다능한 감독이다.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 이용구(류승룡)의 역은 아라스 불루트 이넴리(Aras Bulut Iynemli) 배우가 맡았고, 이예승(갈소원)의 아역은 Nisa Sofiya Aksongur(니사 소피아 악손구루)가 역을 맡았다. 영화는 1년이 조금 넘는 제작 준비 기간을 거쳐, CJ ENM 배급사를 통해 지난 2019년 10월 11일 개봉됐다. 원제 ‘7번 방의 선물’은 터키 상영관에서는 ‘7번 방의 기적’(7. Kogustaki Mucize)으로 제목이 수정되어 리메이크 됐다. 우리나라 원래 버전에서는 배우들의 재미있는 연기를 더해 드라마와 코미디로 분류하지만, 터키 판에서는 코믹 요소는 빼고 드라마로만 분류한다. 이환경 감독의 원래 영화 시나리오를 가져 온 것이기 때문에 지체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딸의 깊은 사랑 이야기로 분위기는 처음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관람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든다. 영화 상영 중간에 휴식 시간이 있었는데, 쉬는 내내 울지 않는 터키 관람객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1980년 터키 쿠데타에 대한 기사 - 출처 : 예니 샤팍>

하지만 터키 관람객들이 흘렸던 눈물은 2013년 국내에서 개봉된 원래 버전의 영화를 보면서 흘렸을 또 다른 관람객들의 눈물과는 많이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터키에서 ‘7번 방의 기적’이란 제목으로 개봉한 이 영화의 배경은 1983년에 터키에게 지역에 있었던 계엄령이 한참 발동되고 있던 실제 시대적 배경으로 영화가 다시 만들어졌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터키에서 쿠데타는 공화국 수립 이래로 가장 최근 2016년 7월 15일에 있었던 쿠데타까지 총 여섯 번 일어났다. 이번에 개봉한 ‘7번 방의 기적’은 원작에서 배경을 터키에서 1980년 9월 12일에 일어났던 쿠데타로 인해 1987년까지 연장됐던 계엄령 기간으로 바꾸어 영화가 다시 만들어진 것이다.
보수 언론사 예니 샤팍(Yeni Safak Gazetesi)은 1980 쿠데타에 연루됐다면서 65만명을 구금했고, 50명은 사형을 집행했다. 그리고 171명은 고문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터키 영화 관람객들은 <7번 방의 기적> 영화를 보는 내내, 그때 억울하게 목숨을 잃고 고문을 당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아픔이 끝내 눈물로 터진 것 같다. 영화의 피날레에서 더 감동인 것은 원작과는 달리 지체 장애를 가진 아버지는 사형이 집행되기 바로 직전에 풀려난다. 살인죄를 지고 들어온 다른 한 죄수가 교도소에 몰래 들어와 아버지를 그토록 사랑하는 딸 아이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그를 대신해서 사형을 당하겠다고 한 것이다.

<박스 오피스 터키 주말 영화순위. 차례대로 10월, 9월 주말 순위 – 출처 : 박스오피스 터키>

영화 소개 웹 채널인 <베야즈페르데>에서 한 구독자는 본 영화가1980년대 있었던 고문과 사실을 반영했다고 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본 영화들 중에서 최고의 작품이었다고 호평을 썼다. 터키에서 새롭게 리메이크 된 <7번 방의 기적>은 개봉된 지 이제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분위기는 2013년 국내에서 처음 개봉됐을 때와 버금가는 분위기이다. 개봉하고 3일 만에 615,411명의 관객을 시작으로 4주 째 1위 자리를 내 주지 않고 있다. 4주 동안 주말 관객 누적 관객수는 4,593,650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천만 관객의 대기록을 세운 <7번 방의 기적>이 터키에서는 또 어떤 기록을 갱신하게 될 지 계속해서 기대해 본다.
	
※ 참고자료
《HABER TURK》 (2019.10.20), <7. Kogustaki Mucize filmi nasil? Iste 7. Kogustaki Mucize filmi oyunculari ve konusu>, https://www.haberturk.com/7-kogustaki-mucize-filmi-nasil-iste-7-kogustaki-mucize-filmi-oyunculari-ve-konusu-2532651-magazin
《Haber7com》 (2019.11.05), <7. Kogustaki Mucize 26.(YIRMI Altince) gununde ne kadar izlendi?>, http://www.haber7.com/medya/haber/2906138-7kogustaki-mucize-26yirmi-altinci-gununde-ne-kadar-izlendi-5-kasim
《Yeni Safak》 (2019.09.12) <12 Eyul 1980 darbesi: Utancin 39. yili'> https://www.yenisafak.com/gundem/12-eylul-1980-darbesi-utancin-39-yili-2793368
7번 방의 기적 영화 소개, http://www.beyazperde.com/filmler/film-275065/
2019년 10월 터키 영화 주말 관람객 수, https://boxofficeturkiye.com/hafta/

	

통신원 정보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 현) 대한민국 정책방송원 KTV 글로벌 기자